부산 북항 친수공원 인공수로를 겨우 빠져나갔던 흑상어 '부캉이'가 하룻밤 만에 다시 수로 안으로 돌아왔다. 한 달 넘게 먹이활동이 확인되지 않은 데다 이상행동까지 보이면서 전문가 사이에서는 생존 가능 기간이 길지 않다는 경고가 나와 우려가 커지고 있다.
22일 오전 부캉이는 북항 친수공원 제1∼2보도교 사이 수로에서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약 1분 간격으로 수면 위로 떠오르는 모습이 목격됐기 때문이다. 부캉이는 전날 오후 6시께 3차 유도작업 끝에 수로 밖으로 나갔지만, 외해로 향하지 않고 입구 주변을 맴돌다가 다시 안쪽으로 들어왔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부캉이는 전날 오후 11시5분께 수로 출구에 설치된 폰툰을 통과해 안쪽으로 이동했다. 폰툰은 물 위에 떠 있는 수상 작업용 구조물로, 당국은 폭 3∼4m 크기의 폰툰에 그물을 고정해 재진입을 막으려 했다. 그러나 부캉이는 이 구조물을 통과했고, 밤새 현장을 지켜본 유튜버들은 폰툰 아래쪽으로 빠져나왔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현재 부캉이가 머무는 곳은 1차 차단막인 폰툰과 2차 그물 사이의 약 30m×30m 구역으로, 부캉이는 이 공간을 반복해 돌며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다만 한 달 넘게 머물렀던 제4∼5보도교 사이 수로까지 돌아가려면 노란 부표가 달린 그물 차단막 2개를 더 통과해야 한다. 2차 그물이 촘촘해 돌파가 쉽지 않은 만큼 부캉이가 좁은 구간을 밤새 맴돌다가 탈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부캉이의 건강 상태에 대한 경고음은 이미 울렸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부캉이는 지난 19일 오전 수로 외벽에 머리를 세게 부딪치는 모습을 보였고, 18일에는 오른쪽 가슴지느러미 끝이 하얗게 변하고 일부 손상된 모습이 포착됐다.
최윤 군산대 해양생물자원학과 명예교수는 YTN과의 인터뷰에서 수로에 계속 머물 경우 부캉이에게 남은 시간이 길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최 교수는 "부캉이가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예견하고 있었다"며 "2004년도 메사추세츠 백상아리의 예를 봐도 호수에서 밖으로 일단 내보냈는데 그 바닷가에서 밖으로 더 안 나가서 거기서 며칠 머물다가 다시 2차 구조를 해서 내보낸 경우도 있고 또 아부다비 아랍에미리트 맹골수로에서도 내보낸 고래상어가 하루 만에 다시 돌아온 경우도 있다"고 했다.
이어 "전문가들도 어떤 이유로 다시 돌아오려고 하는지 정확히 이유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 수로에 굉장히 익숙해져서 다시 밖으로 나가는 것이 새로운 환경이 될 수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부캉이 몸 상태가 급격히 나빠지고 있기 때문에 어떻게 해서든 밖으로 다시 내보내는 작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 같다"며 "지금은 먹이사냥을 못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굳이 찾는다면 바닥에 있는 게 종류나 가끔 들어오는 숭어 정도를 먹겠지만 거의 못한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최 교수는 부캉이가 수로로 계속 돌아오는 이유로 크루즈호와 소형 배가 내는 소음, 엔진 소리를 추정하기도 했다. 그는 "해양생물이 엔진 소리에 굉장히 민감하고 그 소리에 생존의 위협을 받는 경우도 있다"며 "주둥이 가슴지느러미도 벗겨지고 있고 눈 쪽 상태가 심각하기 때문에 상처가 깊어지면 2주 내 위험이 닥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몸길이 약 3m의 흑상어인 부캉이는 지난달 18일 북항 친수공원 수로에서 처음 발견됐다. 당국은 지난달 29일 선박과 물 분사 장비로 1차 유도에 나섰지만 실패했고, 이달 2일 대형 그물로 2차 작업을 벌였으나 부캉이가 다시 수로 안쪽으로 돌아오면서 구조에 성공하지 못했다.
이후 기온과 수온이 떨어지며 폐사 우려가 커지자 당국은 21일 3차 작업에 나섰다. 오전 9시 30분께 시작된 작업에서 당국은 부캉이를 제4∼5보도교에서 마리나 브릿지 쪽 출구 방향으로 몰았고, 출구에서 약 60m 떨어진 곳에 그물을 설치한 끝에 오후 6시께 수로 밖 제1부두 해상에서 부캉이를 확인했다. 하지만 당국은 제1부두 앞 해상을 외해로 보기 어렵다며 재진입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고, 우려는 몇 시간 만에 현실이 됐다.
부캉이가 수로 안쪽까지 재진입할 경우 외해 유도작업을 다시 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 세 차례의 시도에도 부캉이가 수로 주변을 떠나지 못하면서, 남은 시간이 많지 않을 수 있는 부캉이를 안전하게 바다로 돌려보낼 대책 마련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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