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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통공사, 지하철 노인 무임수송 지속가능성 모색…국비 지원·연령 상향 제안

입력 2026-10-22 09:26   수정 2026-10-22 09:27

서울교통공사, 지하철 노인 무임수송 지속가능성 모색…국비 지원·연령 상향 제안


초고령사회 진입으로 노인 교통복지 수요가 늘어나는 가운데 도시철도 무임수송제도의 재원 부담을 둘러싼 논의가 다시 불거지고 있다. 무임수송이 건강 증진과 교통비 절감 등 연간 6500억원이 넘는 사회적 편익을 창출한다는 분석이 나왔지만, 도시철도 운영기관의 적자 규모도 갈수록 커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비용 분담 체계를 손질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교통공사(이하 공사)는 22일 대한교통학회가 수행을 맡은 '도시철도 무임수송제도 지속가능 방안 마련 연구용역' 결과를 공개했다. 서울을 비롯한 전국 6개 도시철도 운영기관이 공동으로 추진한 이번 연구는 무임수송의 사회적 가치와 국민 인식을 분석하고, 제도 개선에 따른 재정 영향을 살펴봤다.

보고서에 따르면 노인 무임수송으로 발생하는 사회적 편익은 작년 기준 연간 6,506억원으로 추산됐다. 건강 분야가 3,386억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교통·환경 분야 2,293억원, 경제 분야 827억원이 뒤를 이었다. 건강 분야에는 우울증과 자살 예방, 주요 질환 감소, 병원 방문 시간 절감 등이 포함됐다. 교통·환경 분야는 차량 운행비와 교통사고 감소, 환경오염 저감 등을, 경제 분야는 지역 상권 소비 활성화 등을 반영했다.

고령층의 외부 활동을 지원하는 무임수송이 의료·복지 비용을 줄이고 지역경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미다. 연구진은 이러한 편익이 2035년 8983억원, 2050년 1조598억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고령인구 증가에 따라 교통복지의 사회적 가치도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도시철도 운영기관의 재정 부담은 지속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전국 6개 운영기관의 합산 당기순손실은 2025년 1조4821억원에서 2030년 1조9139억원, 2050년 3조1486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산됐다. 무임수송에 따른 사회적 편익이 크더라도 이를 운영기관이 감당하는 현행 구조에서는 재정 악화를 막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비용 부담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나눠야 한다는 여론도 확인됐다. 대한교통학회가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73.6%는 국가나 지방정부에 재정 책임이 있다고 봤다. "중앙정부가 주로 부담해야 한다"는 응답은 41.7%, '지방자치단체'는 31.9%였다. "도시철도 운영기관이 자체적으로 부담해야 한다"는 의견은 9%에 그쳤다.

쟁점은 복지정책에 따른 비용을 누가 책임질 것인지다. 현행 무임수송은 노인복지법 등에 근거해 운영되지만, 제도 시행으로 발생하는 손실을 보전하는 재원 분담 체계는 충분히 마련되지 않았다는 것이 운영기관 측의 문제 제기다. 정부가 무임수송 국비 지원에 반대하는 근거로 도시철도 비수혜 지역과 다른 교통복지 사업 간 형평성을 제시해 온 만큼, 지역별 혜택 차이를 고려하면서도 정책 비용을 합리적으로 분담할 기준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프랑스·독일·영국 등 해외 주요국은 교통복지 목적의 운임 감면으로 발생한 손실을 국가나 지방정부가 전액 또는 일부 보전하는 방식으로 운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에서도 국토교통부의 대중교통 지원 정책인 모두의 카드와 농림축산식품부의 농촌형 교통모델, 고용노동부의 중증장애인 근로자 교통비 지원, 해양수산부의 도서민 여객선 운임 지원 등 이동권 보장을 위한 사업이 시행되고 있다. 연구진은 이러한 정책과의 형평성 및 지원 일관성을 고려해 도시철도 무임수송에 대한 국비 지원의 타당성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제도 개선 방안으로는 관계 부처 협의체 구성과 무임수송 비용 산정 기준 마련이 제시됐다. 국토교통부와 보건복지부를 중심으로 부처별 역할을 정하고, 지원 대상과 실제 이용 실적을 바탕으로 비용을 산출하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노인 무임수송 대상 연령을 현행 65세에서 70세로 높이는 방안도 대안으로 거론됐다. 연구 결과 연령 상향 시 운영기관별 차이는 있지만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진입하는 시점을 최대 2년가량 늦출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연령 조정만으로 재정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려운 만큼 국비 지원을 포함한 재원 분담 체계 개선을 병행해야 한다는 것이 연구진의 판단이다.

한영희 서울교통공사 기획본부장은 "이번 연구를 통해 무임수송제도 유지를 위한 공공 재정 투자는 충분한 경제적 타당성을 갖는 정책적 선택으로 평가됐다"라며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국회와 정부 등 주요 이해관계자에게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설득하고, 사회적 공론화를 통해 관계 기관 간 합리적인 재원 분담 체계 마련과 제도의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한 공감대를 넓혀 나갈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김혜인 기자 hyein5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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