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SK하이닉스의 미국 자회사 솔리다임이 미국 증시에 상장할 경우 국내 중복상장 규제를 적용받는다고 22일 밝혔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와 SK스퀘어는 모회사 주주 보호를 위한 5대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국내 기업의 자회사 해외 상장에도 중복상장 규제가 적용된다는 점을 금융당국이 공식 확인한 것이다.
이 위원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종합감사에서 솔리다임의 미국 상장이 중복상장에 해당하는지를 묻는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의 질문에 "그렇다. 중복상장 가이드라인 적용 대상"이라고 답했다.
이어 "SK스퀘어와 SK하이닉스가 모회사로서 주주충실의무에 기반한 5대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가 마련한 중복상장 규제는 원칙적으로 모회사와 자회사의 중복상장을 금지하고 있다. 예외적으로 상장을 허용받기 위해서는 모회사가 주주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구체적으로 주주 영향평가, 주주 보호 방안 마련, 주주와의 소통, 이사회의 찬반 결의, 관련 내용 공시 등 5대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 자회사 상장으로 모회사 기존 주주들의 이익이 훼손될 가능성을 검토하고 보호 대책을 마련하도록 한 것이다.
이번 발언은 솔리다임의 미국 증시 상장 추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기존 SK하이닉스와 SK스퀘어 주주들의 이익이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 가운데 이뤄졌다.
솔리다임은 SK하이닉스가 2021년 미국 인텔의 낸드플래시와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사업을 인수하면서 출범한 회사다. SK㈜에서 SK스퀘어, SK하이닉스, AI컴퍼니를 거쳐 솔리다임으로 이어지는 다층적인 지배구조를 갖추고 있다.
금융당국은 이러한 지배구조를 고려해 SK하이닉스뿐 아니라 SK스퀘어에도 모회사로서 주주 보호 의무가 발생한다는 입장이다.
앞서 이찬진 금융감독원장도 지난 19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솔리다임이 중복상장 규제 대상이라는 데 금융위와 금감원 모두 같은 판단을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해외 증시에 상장하는 경우 국내 중복상장 규제를 적용할 수 있는지도 이날 국감에서 쟁점이 됐다.
이강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해외 상장에 대한 규제 적용 여부를 묻자 이 위원장은 "중복상장 가이드라인을 할 때 해외 상장이든 국내 상장이든 다 적용한다"고 답했다. 자회사의 상장 시장이 국내인지 해외인지와 관계없이 모회사 주주 보호 규정을 적용한다는 취지다.
다만 솔리다임이 국내 금융당국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이 위원장은 "일단 공식적으로 지금 상장을 하겠다고 발표되거나 구체적 내용이 있는 건 아니다"라며 솔리다임의 상장 계획이 아직 공식화되지 않았다는 점을 짚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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