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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출 기회 안 주나요" 삼전닉스 개미 속타는데…뜻밖의 전망 [분석+]

입력 2026-10-23 06:30   수정 2026-10-23 08:31

"탈출 기회 안 주나요" 삼전닉스 개미 속타는데…뜻밖의 전망 [분석+]


국내 증시가 반도체주 실적 기대와 금리·물가 불안이 맞서면서 하루 간격으로 출렁이고 있다. 앞서 지난 22일 대장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급등 하루 만에 다시 하락하면서 코스피도 전날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전문가들은 실적 대비 낮아진 주가가 증시 반등의 동력이 될 것으로 전망했지만, 상승세가 이어지려면 반도체 업황과 물가를 둘러싼 불안이 누그러져야 한다고 진단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삼성전자는 9000원(4.03%) 내린 21만4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K하이닉스는 7만1000원(5.49%) 떨어진 122만3000원에 마감했다. 전 거래일에는 각각 5.67%, 5.81% 급등했지만, 하루 만에 다시 약세로 돌아섰다.

두 종목은 이번주 들어 하루씩 번갈아 오르고 내렸다. 삼성전자는 지난 19일 1.76% 오른 뒤 20일 2.98% 하락했고, 21일 반등했다가 전날 다시 떨어졌다. SK하이닉스도 같은 기간 상승과 하락을 반복했다.

SK하이닉스는 손자회사 솔리다임의 미국 나스닥시장 상장 추진을 둘러싼 중복상장 논란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전날 국회 정무위원회 종합감사에서 솔리다임의 미국 상장이 "중복상장 가이드라인 적용 대상"이라며 (SK하이닉스 모회사) SK스퀘어와 SK하이닉스의 주주충실의무 이행을 강조했다.

하루 간격으로 급등락이 반복되면서 개인투자자도 피로감을 드러냈다. 포털사이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종목토론방에는 "하도 널뛰니 원래 자리가 어딘지 아무도 모를 듯", "탈출 기회 안 주나" 등 주주들이 불안과 불만을 토로하는 글이 쏟아졌다.

반도체 대형주의 등락에 코스피도 출렁였다. 지수는 지난 19일 1.76% 상승한 뒤 20일 3.73% 하락했고, 21일에는 3.29% 반등했다. 전날에는 다시 201.89포인트(3.52%) 떨어진 5533.77로 거래를 마쳤다.

이처럼 반등이 하루를 넘기지 못하는 배경에는 반도체 이익 전망과 거시경제 여건을 둘러싼 불안이 자리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시장을 누른 핵심 요인은 메모리 반도체 우려와 인플레이션(지속적 물가 상승) 우려"라며 "이 가운데 하나가 완화돼야 시장도 반등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고 짚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이러한 우려를 감안하더라도 최근 주가 하락이 과도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내년 예상 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삼성전자 3.3배, SK하이닉스 2.7배에 불과하다"며 "실적과 주가의 이례적 괴리가 역사적 최저 수준으로 확대된 상태"라고 짚었다.

주가를 짓누른 금리와 인공지능(AI) 투자 관련 불안도 점차 잦아들 것이란 전망이다. 김 연구원은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연 5%대 중반에서 단기 고점을 형성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코어위브 등 네오클라우드 업체의 재무건전성 우려가 과도하게 선반영된 만큼 AI 투자 지속성에 대한 불확실성도 점차 완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불안이 완화되면 시장의 관심도 반도체 수요와 실적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 연구원은 "AI 반도체 수요는 공급을 2028년까지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며 "11~12월에는 실적과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의 괴리가 축소되는 과정에서 'W자' 반등이 시작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하장권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주가가 거시경제 부담을 상당 부분 반영한 것으로 평가했다. 하 연구원은 "거시경제 여건은 무겁지만, 가격은 이미 그 이상으로 빠진 상황"이라며 "내년 코스피 목표치는 8500, 예상 범위는 6000~9300으로 제시한다"고 말했다.

실적 기대가 주가 회복으로 이어지려면 반도체 기업이 앞으로도 이익을 꾸준히 낼 수 있다는 신뢰가 뒷받침돼야 한다. 이를 확인할 주요 계기로는 연말 장기공급계약(LTA)과 내년 고대역폭메모리(HBM) 가격 협상이 꼽힌다. 하 연구원은 "LTA는 이익 변동성을 줄이는 장치"라며 "올해 4분기부터 내년 1분기까지는 반도체·IT 하드웨어 중심 대응이 유효하다"고 말했다.

반도체 실적에 대한 신뢰 회복과 함께 살펴야 할 변수는 물가다. 실적 대비 주가가 낮더라도 물가와 금리 부담이 지속되면 반등의 힘이 약해질 수 있어서다. 이은택 연구원은 물가 압력이 낮아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경제지표와 국제 유가 하락을 이끌 소식에 주목했다.

이 연구원은 "미국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지수의 가격 지표와 고용지표의 임금이 크게 둔화하는 것이 호재"라며 "이란 협상처럼 국제 유가 하락을 유도할 수 있는 뉴스가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국내에서도 추가 긴축 가능성은 남아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전날 기준금리를 연 3.00%로 동결했지만, 통화정책방향문에서 '추가 인상의 시기와 속도 등을 결정'한다는 문구를 유지했다. 지난 7~8월 연속 인상 이후 숨 고르기에 나섰으나 물가에 대한 경계는 이어간 셈이다.

김연지 한경닷컴 기자 kongz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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