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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국회가 계엄 초스피드 해제 할 것 예상했다" 항소심 진술

입력 2026-10-22 21:54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것은 야당의 전횡을 국민에게 알리려는 목적이었을 뿐 국가기관을 장악할 의도는 없었다고 재차 주장했다.

윤 전 대통령은 22일 서울고법 형사12-1부(이승철 조진구 김민아 고법판사) 심리로 열린 내란우두머리 혐의 사건 공판에서 피고인 신문을 받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계엄 선포 경위와 관련한 변호인단 질의에 "생업에 몰두하는 국민에게 '당신들이 주인인 나라가 이렇게 망가졌으니, 놔둘 수 있겠습니까'라고 하는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비상사태라고 판단되는데, 헌법상 비상사태는 계엄밖에 없지 않은가. 종전 같은 계엄이 아니라 이를 정치 이슈화해서 국민에게 야당의 전횡에 대해 알리고 싸워보겠다는 얘기를 김용현(당시 국방부 장관)에게 했다"고 밝혔다.

윤 전 대통령은 "즉시, 정말 '초스피드'로 해제하지 않았겠나. (해제를) 무슨 재주로 막았겠나"라며 "해제할 것이고, 그 순간부터 저에 대한 정치적 공격이 들어올 것이라고 (김 전 장관에게) 말했다"고 했다.

윤 전 대통령은 또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 의결에 차질이 없도록 선포 시간을 새벽이 아니라 오후 10시쯤으로 계획했다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그는 "시민들 퇴근 시간 이후 주무시기 전에 10시쯤 하기로 했다"며 "새벽 2시나 3시에 하는 것은 국회에서 모이고 하는데 반칙이지 않냐"고 했다.

윤 전 대통령은 "예를 들면 언론기관은 계엄사 지침을 따르라고 돼 있는데, 막연한 포고령을 갖고선 처벌이 불가능하다. 실효성이 없다"며 "언론사가 몇백 곳인데 통제가 가능하겠나. (해당 조항을) 그냥 넣어놓은 것 같다"고 밝히며 당시 발령된 계엄 포고령이 실효적으로 기능하지 않을 것으로 여겼다는 주장도 폈다.

그는 이 밖에 국회에 군을 투입한 것은 질서 유지와 안전 차원이었을 뿐이고, 비상계엄 해제요구안이 의결되면 즉각 철수시키려고 했다는 기존 주장도 반복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군을 투입한 행위에 대해서도 "그 야심한 시간에 왜 보냈겠나. 간단히 점검해보라는 것이지"라며 조사나 수사 목적은 아니었다고 했다.

이날 윤석열 전 대통령은 비상계엄 선포 동기를 설명하며 당시 더불어민주당의 일방적인 입법과 예산 삭감 등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과거 이명박 정부 때는 여당이 다수당이었지만 이렇게 법을 벽돌 찍어내듯 하진 않았다"며 "숙의를 거쳐야 하는데 그냥 숫자로 밀어붙였다"고 말했다. 당시 민주당의 행태 뒤에 종북세력이 있다고 생각했다고도 했다.

그는 "저는 민주당을 종북 정당으로 본 게 아니고, 어쨌든 많은 사람이 거기(종북 세력)와 연합해 나라를 망가뜨리는데, 민주당이란 국회 세력을 이용해서 입법부 권한을 남용해 국정을 마비시키는 게 아니냐(싶었다)"고 했다.

또 "체제 전복, 반국가세력이 거대 공당에 상당히 연결돼 있고 집단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구나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변호인단이 비상계엄 선포 담화문에서 언급된 반국가세력의 뜻을 묻자 윤 전 대통령은 "매국 세력이라는 뜻이다. 나라를 팔아먹는, 핵심적인 국익을 지속해 파괴하고 침해하려는 세력을 매국 또는 반국가세력이라고 얘기했다"고 답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피고인 신문은 오는 27일 공판에서도 이뤄지며 27일 공판까지 피고인 신문을 끝내고 29일 공판부터 결심 절차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후 3회 공판에 걸쳐 조은석 내란특별검사팀의 최종 변론과 구형, 피고인의 최종 변론과 최후 진술을 마무리하고 선고일을 지정하게 된다. 이에 따라 2심 선고가 이르면 올해 안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윤 전 대통령은 12·3 비상계엄을 선포해 국헌을 문란하게 할 목적의 폭동을 일으킨 혐의로 작년 1월 구속기소됐다. 지난 2월 1심은 윤 전 대통령이 국회에 군을 보낸 행위가 '국헌문란 목적'과 '폭동'이라는 내란죄의 성립 요건에 부합한다며 유죄를 인정하고 무기징역을 선고했으며 이는 특검팀이 구형한 사형보다 낮은 형량이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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