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처음에는 딱 2주만 쉴 생각이었다.”
도쿄에 사는 나카지마 씨(51)는 35세 때 파견직으로 5년간 일한 운송회사에서 계약을 갱신하지 않겠다는 통보를 받았다. 이유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같은 파견직 동료는 계약이 연장됐지만 자신만 일자리를 잃자 존재를 부정당한 기분이었다. 다른 일을 소개해 주겠다는 파견회사에 연락할 엄두조차 나지 않았다. 그렇게 시작된 은둔 생활은 10년간 이어졌다.
일본에서 취업 빙하기를 겪은 세대가 중년으로 접어들면서 중장년층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사회 진입 당시 취업 실패와 불안정한 고용을 겪은 이들의 은둔 생활이 장기화하면서 80대 부모가 50대 자녀를 부양하는 ‘8050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23일 일본 내각부의 2022년도 조사를 토대로 마이니치신문이 추산한 전국 히키코모리는 약 146만 명이다. 이 가운데 40~64세는 약 60%인 85만5000명으로 추산된다. 해당 연령 인구의 2.02%에 해당한다.
비영리단체 ‘KHJ 전국 히키코모리 가족회 연합회’가 지난겨울 278가족을 조사한 결과, 당사자 중 40세 이상 비중은 43.1%였다. 10년 전 22.8%에서 약 두 배로 높아졌다. 평균 연령도 같은 기간 4.2세 상승한 36.9세로 나타났다.
히키코모리 문제를 오랫동안 연구한 정신과 의사 사이토 다마키는 “히키코모리가 되는 계기는 실직이나 퇴직인 경우가 많다”며 “취업 빙하기에 안정적인 고용으로 이어지지 못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취업난과 고용 불안을 계기로 사회와 단절된 뒤 은둔 생활이 장기화한 사람들에 중년 이후 실직·퇴직으로 새롭게 은둔하는 이들이 더해지는 구조다. 취업 빙하기의 상처와 은둔 장기화가 맞물리면서 중장년층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센다이시가 2023년도에 히키코모리 당사자가 있는 3325가구를 조사한 결과에서도 당사자는 50대가 가장 많았다. 은둔 기간은 ‘10년 이상’이라는 응답이 27.1%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조급하게 취업을 독려하거나 질책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사이토는 당사자가 고통받고 있다는 점을 이해하고, 소소한 일상 대화를 이어가며 마음을 열기를 기다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가족 이외의 사람과 관계를 맺는 것도 회복의 계기가 될 수 있다. 은둔 경험자가 당사자와 가족을 돕는 ‘동료 지원’이 대표적이다. 내각부 조사에서 당사자가 상담 상대에게 바라는 조건으로 가장 많이 꼽은 것은 ‘같은 고민을 겪고 있거나 겪어본 사람’으로, 응답률은 41.5%였다.
장기간 은둔한 뒤 취업하기가 쉽지 않은 만큼 취업만을 지원의 최종 목표로 삼아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이토는 “생활보호 등 복지제도에 의지하는 방안도 고려하면서 부모가 가진 금융자산을 어떻게 사용할지 가족이 미리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쿄=최만수 특파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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