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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 같이 뛰면서 치료하세요"…'레이스 메딕' 모집 논란

입력 2026-10-27 21:03  

"마라톤, 같이 뛰면서 치료하세요"…'레이스 메딕' 모집 논란



지방자치단체와 대한육상연맹이 주최하는 한 마라톤 대회가 코스를 달리며 응급상황에 대응할 '레이스 메딕'을 자원봉사 형태로 모집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의료 전문성과 달리기 능력을 함께 요구하면서 제공 혜택으로는 일반 참가자와 동일한 물품 패키지만 안내해 전문 인력에 대한 보상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3일 해당 대회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레이스 메딕 모집 안내문이 올라왔다. 레이스 메딕은 참가자들과 함께 코스를 달리다가 응급상황이 발생하면 현장 대응을 돕는 인력이다.

주최 측은 이들을 "달리는 응급실"이라고 소개했다. 러너들과 함께 달리며 예기치 못한 응급상황에 대응하고, 참가자들이 안전하게 결승선을 통과하도록 돕는 역할이라는 설명이다. 대회 공식 러닝 크루들과도 함께 활동한다고 안내했다.

지원 조건은 세 가지다. 의사·간호사·응급구조사 면허 또는 자격을 갖추고, 지원하는 코스의 완주 기록을 증빙할 수 있어야 한다. 레이스 메딕 교육에도 참여해야 한다. 응급상황에 대응할 전문성뿐 아니라 코스를 끝까지 달릴 체력과 경험을 요구한 것이다.

반면 안내문에 명시된 제공 혜택은 '각 코스 참가자와 동일한 패키지'다. 해당 대회의 참가비는 풀코스 8만원, 10km 5만원, 5km 3만원이다. 모집 안내에는 별도의 활동비나 수당에 관한 설명이 담기지 않았다.

게시물 댓글에서는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역할에 걸맞은 처우가 필요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의료 자격과 완주 능력을 모두 갖춘 인력에게 응급 대응을 맡기면서 참가 물품 제공만으로 보상을 대신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지적이다.

레이스 메딕은 달리기에 더해 주변 참가자의 상태를 살피고, 응급상황이 발생하면 자신의 경기를 중단하고 대응해야 할 수 있다. 모집 조건뿐 아니라 활동 시간과 업무 범위, 교육 참여에 따른 부담까지 함께 따져봐야 하는 이유다.

레이스 메딕을 자원봉사로 운영하는 방식 자체가 새로운 것은 아니다. 국내 다른 러닝 대회에서도 의료 자격을 갖춘 참가자가 코스를 달리며 응급 대응을 돕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 4월 진행된 한 마라톤 대회에서도 레이스 메딕을 대회 스태프가 아닌 참가 선수로 규정했다. 도움이 필요한 참가자를 발견하면 가능한 범위에서 응급처치를 제공하고, 구조 활동으로 지체된 시간은 확인 후 공식 기록에서 차감한다고 안내했다.

다만 해당 대회에서는 본부 및 별도의 의료팀이 존재해 "긴급 상황 또는 사고 발생 시 본부 및 의료팀과 연계하여 신속, 정확한 사고 대응을 돕는다"고 레이스 메딕의 역할에 대해 못박았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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