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 김이 호주에서 인기를 얻으면서 현지 대형 유통매장들이 건강 간식으로도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김밥이나 초밥을 만드는 식재료에서 벗어나 도시락용 과자로 소비되는 사례가 늘자 김 판매 경쟁에도 불이 붙었다. 한국산 식용 해조류의 호주 수입액은 지난해 12% 넘게 증가해 전체 시장 성장률을 웃돌았다.1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KOTRA)에 따르면 지난해 호주의 한국산 식용 해조류·조류 수입액은 674만달러로 전년(601만4000달러)보다 12.1% 증가했다. 박근혜 코트라 시드니무역관은 지난달 30일 낸 보고서를 통해 "한국산 제품이 현지 브랜드를 통해 로컬 유통망에서 판매되고 있다는 점은 제조업체에 또 다른 진출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같은 기간 호주의 해당 품목 전체 수입액은 2845만7000달러에서 2994만3000달러로 5.2% 늘었다. 한국산 수입 증가율이 전체 시장의 두 배를 웃돈 셈이다.
한국은 호주의 식용 해조류 수입 시장에서 점유율 22.5%로 2위를 차지했다. 1위는 중국으로 1877만8000달러(62.7%)를 기록했다. 일본은 127만2000달러(4.3%)를 기록해 3위에 올랐다. 다만 해당 통계는 조미김뿐 아니라 식용 해조류·기타 조류를 포함한 수치다.
한국산 김의 성장 배경으로는 현지 소비 방식의 변화가 꼽힌다. 과거 김이 주로 아시아계 소비자를 위한 식재료였다면 최근엔 일반 소비자들이 즐기는 간식으로 판매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호주 대형 마트에선 조미김을 과자나 건강 간식으로 분류해 판매하고 있다. 현지 유통업체 콜스는 한국산 조미김을 도시락용 간식 코너에 진열햇다. 알디도 자체 브랜드(PB)인 '코리안 씨위드 스낵'을 과자류와 같은 상품군으로 취급한다.
판매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조미김을 4~5g 단위로 소포장하거나 6~8개씩 묶어 판매하는 방식이다. 소금을 가미한 기본 제품 외에 데리야키와 와사비 등 다양한 맛이 출시됐다. 유기농·비건·글루텐 프리 등을 강조한 제품도 판매된다.
현지 판매 가격을 보면 오밥의 구운 조미김은 5g짜리 8봉 묶음이 5.45호주달러다. 알디의 코리안 씨위드 스낵은 5g짜리 6봉 묶음에 3.99호주달러, 세레스 오가닉스의 김 제품은 5g짜리 6봉 묶음에 10.50호주달러로 조사됐다.
한국산 김이 현지 브랜드를 통해 판매되고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오밥·어니스트 씨(Honest Sea)·세레스 오가닉스 등 일부 제품에는 한국산임을 나타내는 원산지 표시가 부착돼 있다. 국내 제조업체가 현지 업체에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이나 제조업자개발생산(ODM) 방식으로 제품을 공급할 기회도 있다는 분석이다.
유통채널에 따른 차이도 뚜렷하다. 코트라가 조사한 일반 슈퍼마켓의 아시아 식품 코너 내 스낵·과자류 진열대엔 조미김 1~2종이 비치됐다. 반면 교민·아시안 식품점에선 약 10배에 가까운 다양한 제품이 확인됐다.
원산지별 경쟁 구도도 포착했다. 중국산은 김밥용 전장김과 저가 식자재 시장에서, 일본 브랜드는 프리미엄 제품과 스시 전문 이미지에서 경쟁력을 갖췄다. 한국산은 조미 기술, 얇고 바삭한 식감, 개별 포장 편의성 등으로 차별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지 식품 수입업체들은 중국산 김 제품 품질 문제가 제기되면서 한국산을 선호하는 소비자가 많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산 김 수입 증가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제시했다.
박 무역관은 "호주 소비자가격과 현지 유통비용을 함께 고려한 가격경쟁력이 무엇보다 필요한 상황으로 배송비와 유통마진, 판촉 및 반품 조건을 반영해 공급가격의 수익성을 검토하고 소포장당 가격과 중량당 가격을 함께 비교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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