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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10년 만의 최악 급락에…中, IPO·대주주 지분 매각까지 막는다 [차이나 워치]

입력 2026-11-04 13:58   수정 2026-11-04 14:06

증시 10년 만의 최악 급락에…中, IPO·대주주 지분 매각까지 막는다 [차이나 워치]



중국 정부가 증시 급락을 막기 위해 기업공개(IPO)와 대주주의 대규모 지분 매각을 잠정 제한하는 고강도 시장 안정 조치에 나섰다.

중앙은행은 주식 매입을 지원하는 대출금리를 낮추고 금융시장에 추가 유동성을 공급하기로 했다. 인공지능(AI) 관련주 급락에 부동산 침체와 소비 부진까지 겹치면서 증시 불안이 장기화하자 당국이 주식 공급 억제와 매수 자금 지원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4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는 최근 투자은행들과 회의를 열고 IPO를 잠정 중단하도록 비공식 지침을 전달했다. 기존 대주주의 대규모 지분 매각도 시장이 회복될 때까지 제한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이 공식 문서를 발표하지 않고 금융사에 정책 방향을 전달하는 창구지도 방식이다.

이번 조치는 신규 상장과 대규모 지분 매각으로 시장에 공급되는 주식 물량을 억제하려는 것이다. 중국 당국은 지난달에도 상장사에 자사주 매입을 확대하도록 독려하고 주요 투자자들에게 주식 매도를 자제할 것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통화당국도 증시 방어에 가세했다.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 2일 베이징에서 국가금융감독관리총국 및 증권감독관리위원회와 회의를 열고 자본시장 지원책을 발표했다. 상장사 자사주 매입과 대주주 지분 확대를 지원하는 재대출 금리를 연 1.25%에서 1%로 인하하고 한시적이던 지원 제도를 상설화하기로 했다.

증권사와 펀드·보험사가 보유 자산을 유동성이 높은 자산으로 교환할 수 있는 스와프 제도도 확대한다. 참여 금융사를 늘리고 수수료를 낮춰 시장의 주식 매수 여력을 높이는 방식이다. 3일 실시하는 1년 만기 스와프에 31개 증권사와 펀드운용사가 1000억위안 이상을 신청했다.

뒤이어 4일에는 자사주 매입 지원 재대출 금리 인하가 시행됐다. 인민은행에 따르면 관련 대출 프로그램에 대한 은행들의 신청액은 2000억위안(약 40조원)을 넘어섰다.

중국 당국이 잇따라 대책을 내놓는 배경에는 가파른 증시 하락이 있다. 중국 본토 대형주 중심의 CSI300지수는 지난달 8.5% 떨어져 10여년 만에 최악의 월간 성적을 기록했다. 올해 누적 하락률은 15%에 달한다. 같은 기간 미국 S&P500지수가 10% 상승한 것과 대조적이다.

중국 증시는 지난 여름 이후 부동산시장 침체와 소비 부진 등 거시경제 불안에 AI 투자 거품 우려가 더해지면서 약세를 이어왔다. 역외 신탁에 대한 세금 단속으로 일부 부유층이 세금 납부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주식을 처분한 것도 매도 압력을 키웠다.

중국 정부가 증시 하락을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이유는 기업 자금 조달과 투자심리 위축을 우려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한 상황에서 주식시장까지 흔들리면 가계 자산과 소비심리에 추가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AI와 반도체 등 전략산업 육성에 필요한 민간자본 조달에도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

문제는 증시를 떠받치는 조치가 오히려 기업의 자금 조달을 제약할 수 있다는 점이다. 블룸버그통신 집계에 따르면 올해 중국 IPO 규모는 2920억위안 이상으로 2023년 이후 최대 수준이다.

토머스 매슈스 캐피털이코노믹스 아시아태평양 시장 책임자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이번 대책도 지속적인 반등을 이끌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기업 이익 개선이 필요하며 단기적으로는 추가 통화·재정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유동성 지원이 실제 주식 매수로 이어지는지와 기업 실적이 회복되는지에 따라 향후 중국 증시의 방향성이 달려 있다고 진단했다. IPO와 대주주 매각 제한은 단기적인 매도 압력을 줄일 수 있지만 부동산 침체와 내수 부진을 해소하는 정책은 아니라서다.

일각에선 투자자들의 관심이 이미 중국 정부의 후속 경기부양책으로 옮겨간 상황이라고 보고 있다.

베이징=김은정 특파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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