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거 나쁘지 않아요. 저도 상순 오빠랑 결혼 전에 2년 정도 같이 지냈거든요”
방송인 이효리는 최근 JTBC 예능프로그램 ‘연애전쟁’에서 남편 이상순과의 혼전 동거 경험을 공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당시 방송에는 남자친구의 지나친 집착으로 갈등을 겪는 동거 5개월 차 커플이 출연했다. 여자친구는 남자친구가 만난 지 2주 만에 동거를, 한 달 만에 결혼을 제안했다고 털어놨다. 이를 들은 이효리는 “결혼했으니까 당당하게 말씀드린다. 근데 해보면 좋다”며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동거를 추천했다.

걸그룹 씨스타 출신 가수 소유도 혼전 동거에 적극적인 입장을 밝혔다. 소유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 ‘소유기’에서 “무조건 동거해 보고 결혼할 것”이라고 말하며 “되게 추워하는 사람과 열이 많은 사람이 만나면 되게 힘들다”며 생활 습관의 차이를 이유로 꼽았다. 결혼 전 함께 살아보며 사소한 부분까지 서로 맞는지 확인해야 한다는 취지다.

이처럼 유명인들도 혼전 동거에 긍정적인 입장을 밝히는 가운데 미혼남녀 10명 중 6명 역시 결혼 전 동거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연인의 동거 경험을 받아들이는 데는 여전히 부정적인 시선이 많았다.
5일 결혼정보회사 가연에 따르면 지난달 미혼남녀 288명을 대상으로 ‘결혼 전 동거, 하는 게 좋을까?’를 주제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39.9%가 ‘해보는 게 좋다’고 답했다.
‘꼭 해봐야 한다’는 응답도 20.1%로, 혼전 동거에 긍정적인 응답이 전체의 60%를 차지했다. 반면 ‘굳이 할 필요 없다’(21.9%)와 ‘하지 않는 게 좋다’(12.8%) 등 부정적인 응답은 34.7%였다.
동거를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으로 생각하기보다는 결혼 전 서로를 알아가는 선택지로 받아들이는 사람이 더 많은 것이다. 함께 생활하면서 평소에는 알기 어려운 생활 습관과 경제관념, 가사 분담 방식 등을 확인할 수 있다는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가연 관계자는 “과거에는 결혼 전 동거를 숨기는 분위기였다면, 지금은 결혼 전 자연스럽게 고려해 볼 수 있는 과정으로 여기는 것 같다”며 “동거를 고민하는 커플이라면 주거비와 생활비 분담, 집안일 등 현실적인 부분에 대해 충분히 대화하고 합의하는 과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연인의 동거 경험에 대한 인식은 달랐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가 올해 2월 25일부터 3월 3일까지 전국 17개 시도 15~65세 남녀 1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관계·커뮤니케이션 정기조사 2026’에서 ‘연인·애인의 동거 경험’에 대한 수용 가능 정도를 7점 척도로 물은 결과, 응답자의 65.8%가 수용도가 낮은 하위 3개 점수를 선택했다. 중간 수준은 22.3%, 수용도가 높은 상위 3개 점수를 선택한 응답자는 11.9%에 그쳤다.
특히 여성의 거부감이 상대적으로 컸다. 수용도가 낮다는 응답은 여성 70.1%, 남성 61.5%로 8.6%포인트 차이가 났다.세대별로는 Z세대가 58.7%로 가장 낮았고 후기 밀레니얼세대(63.0%), 전기 밀레니얼세대(64.3%), X세대(68.7%), 86세대(74.3%) 순으로 높아졌다.
상대적으로 개방적인 태도를 보인 Z세대에서도 절반 이상이 연인의 동거 경험을 받아들이는 데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셈이다.

두 조사는 조사 대상과 질문이 달라 혼전 동거에 찬성한 사람들이 연인의 동거 경험에도 부정적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결혼 전 동거를 서로의 생활 습관을 확인하는 과정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지만, 상대방의 과거 동거 경험에 대해서는 여전히 보수적인 인식이 남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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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희 기자 keeph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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