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거 뒤에도 주도주는 반도체일까[코스피 반등 조건은③]

입력 2026-11-07 05:11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승리하면서 인공지능(AI) 산업에도 정책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데이터센터 건설과 전력 사용에 대한 규제를 강화할 수 있다는 전망에 AI 인프라 관련 업종의 셈법도 복잡해졌다. 그렇다면 선거 이후 국내 증시의 주도주도 바뀔까. 전문가들은 미·중 기술 패권경쟁이 계속되는 한 반도체의 중심축은 흔들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엇갈리는 AI 수혜주
데이터센터 규제는 부담, 친환경 정책은 기회


민주당의 의회 장악으로 AI 관련주 가운데서도 반도체와 전력 인프라 업종의 주가 흐름이 엇갈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데이터센터 건설과 전력 인프라 투자가 규제에 부딪히면 관련 기업들의 성장 기대가 낮아질 수 있어서다.

이미 미국에서는 데이터센터 건설을 제한하려는 움직임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텍사스 등 일부 주에서는 데이터센터 개발을 일시 중단하려는 움직임을 보였고, 여러 지역사회에서는 관련 시설의 건설 제한을 요구하는 주민투표가 이어졌다. 골드만삭스는 주·지방정부 차원의 잠재적인 건설 중단 조치가 계획된 데이터센터 용량의 45%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선거 결과도 관련 업종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데이터센터 건설 제한을 내건 후보들이 조지아·오하이오·텍사스 등 주요 주지사 선거에서 승리하면서 선거 다음 날인 지난 11월 4일 전력 인프라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하락했다. 데이터센터에 특수 전력 시스템을 공급하는 솔라리스에너지 인프라와 이니오가 각각 20% 하락했고, 가스터빈 제조업체 GE버노바와 캐터필러도 각각 9.3%, 5.2% 떨어졌다.

이병화 신한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AI 인프라는 투자심리 회복을 떠나 실적의 눈높이가 낮아질 수 있다”며 “결국 실적이 확인되는 반도체나 정보기술(IT) 소재·부품·장비로만 매수세가 집중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력기기 등으로 확산됐던 AI 투자의 혜택이 일부 업종에 국한되면서 다른 업종으로 매수세가 옮겨가는 흐름도 약해질 수 있다는 진단이다.

민주당의 친환경정책 기조가 힘을 얻으면 2차전지도 수혜 업종으로 부상할 수 있다. 전기자동차 보급 확대와 재생에너지 투자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소외됐던 배터리주에 매수세가 유입될 가능성도 있다.

◆하루 20억달러 AI에 쏟아붓는 빅테크
2028년 수익?

다만 미·중 기술 패권경쟁이라는 큰 흐름이 바뀌기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민주당 역시 대중국 견제 기조가 강한 만큼 미국과 중국의 AI 인프라 공급망이 분리되는 추세는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주요 빅테크 기업들의 투자 계획에서도 AI 인프라 구축에 대한 의지를 확인할 수 있다. 2026년 자본 지출 가이던스 상단 기준으로 아마존은 2200억달러, 알파벳은 2050억달러, 마이크로소프트(MS)는 1750억달러, 메타는 1450억달러를 제시했다. 네 기업의 투자 계획을 합친 금액은 7450억달러로, 하루 평균 약 20억달러를 투입하는 규모다.

박태형 우리은행 TCE시그니처센터 PB지점장은 “AI 투자는 국가 간 패권뿐 아니라 기업의 존망이 걸린 문제”라며 “시장의 우려만으로 AI 투자 사이클이 꺾일 것이라고 봐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당장의 투자 비용이 수익을 웃돌더라도 AI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투자를 이어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박 PB는 AI 투자의 수익화 가능성도 점차 커지고 있다고 봤다. 메타와 구글 등 주요 빅테크 기업은 기존 광고 사업의 이익 증가세가 둔화하는 상황에서도 AI 관련 사업의 성장과 수익 기여도를 높이고 있다. 그는 “주요 빅테크 기업들은 2027년을 투자 확대의 분기점으로 보고 있으며, 2028년부터는 AI 투자가 본격적인 수익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투자자들의 우려는 투자 자체가 아니라 투자 이후 수익을 낼 수 있다는 확신이 부족하다는 점”이라며 “AI 투자가 지속된다는 확신이 시장에 자리잡으면 국내 반도체주도 반등할 여지가 크다”고 덧붙였다.

데이터센터 규제 강화가 곧바로 AI 투자 중단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시각은 경계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민주당의 의회 장악과 주요 주지사 선거 결과에 따라 데이터센터 인허가와 전력망 연결 규제가 강화될 가능성은 있지만 미·중 AI 패권경쟁의 전략적 중요성을 고려하면 AI 투자 자체를 중단시키기는 불가능한 구조”라고 분석했다.

그는 “텍사스의 신규 데이터센터 인허가 제한처럼 관련 규제는 공화당 주정부에서도 추진된 바 있고 주민들의 전력비 부담 역시 정당을 가리지 않는 현안”이라며 “규제에 따른 착공 지연과 실제 서버, 메모리 발주 취소를 구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기공급계약이 확대되고 메모리 생산능력도 제한적인 상황에서 일부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의 집행이 늦어지는 것만으로 메모리 평균판매가격(ASP) 하락을 단정하기는 어렵다고도 부연했다.


◆중국의 추격은 변수지만
K반도체 경쟁력은 여전


중국 반도체 산업의 성장은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직면한 중장기적인 경쟁 변수로 꼽힌다.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에도 중국은 반도체 자급률을 높이기 위해 정부 차원의 투자와 기술 개발을 확대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는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가 올해 2분기 낸드플래시 출하량 기준 세계 3위에 올랐고,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는 올해 3분기 매출 1187억위안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613.2% 성장했다. 매출총이익률도 89.53%에 달하며 빠르게 몸집을 키우고 있다.

중국 기업들의 기술력 향상과 생산 확대로 범용 D램과 낸드플래시 시장의 공급 경쟁이 치열해질 수 있다. 공급이 늘어나면 메모리 가격 하락 압력이 커지고 국내 기업의 수익성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다만 AI 데이터센터와 AI 가속기에 탑재되는 고대역폭메모리(HBM)와 고성능 서버용 메모리 등 고부가가치 시장에서는 기술력과 수율, 고객사와의 협력 관계가 여전히 중요한 경쟁력으로 작용한다.

김영실 하나은행 골드클럽올림픽선수촌PB센터지점 GOLD PB팀장은 “국내 반도체 기업의 경쟁력은 단순한 생산능력보다 기술 초격차를 얼마나 유지할 수 있는지에 달렸다”며 “기업별 제품 경쟁력과 수익성을 따져 선별적으로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 PB는 “중국이 첨단 반도체 기술을 개발하더라도 실제 양산과 수율 확보는 별개의 문제”라며 “국내 기업의 기술력을 단기간에 따라잡기는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 딥시크가 등장했던 당시에도 반도체주가 급락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회복했다”며 “중국의 기술 추격 역시 단기적으로는 주가에 충격을 줄 수 있지만 장기적인 경쟁력 약화로 이어진다고 볼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김태림 기자 tae@hankyung.com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