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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박이 랩을 한다고?"…765만뷰 대박 나더니 벌어진 일 [김소연의 얼굴전략]

입력 2026-11-07 13:00  



"내가 맥날 관계자였으면 CM송으로 광고 돌리고 빅아치(Big Arch) 세트+오레오 맥플러리 구성으로 존(John)맛 세트 출시했다."

가수 존박이 맥도날드에서 랩으로 햄버거를 주문한 영상을 본 누리꾼이 남긴 댓글입니다. 그런데 며칠 뒤 진짜로 이런 광고가 나왔습니다. 맥도날드가 존박의 랩을 광고 음악으로 활용하고, 영상에 등장한 메뉴를 묶어 '존박 세트'라는 이름까지 붙인 겁니다.

존박이 랩으로 주문하는 모습은 지난달 23일 그의 유튜브 채널 '존이냐박이냐'에 공개됐습니다. 영상은 공개 2주 만에 조회수 765만회를 넘겼습니다. 지난달 28일 맥도날드가 공개한 후속 광고에도 관심이 쏠렸습니다. 시청자의 아이디어가 실제 메뉴와 광고로 반영되는 과정까지 화제가 된 겁니다.

맥도날드는 왜 하필 존박에게 랩으로 햄버거를 주문하게 했을까요. 그리고 이렇게 인기를 끈 콘텐츠는 실제 햄버거 판매에도 얼마나 도움이 됐을까요.
발라드 가수가 갑자기 랩을?…로꼬까지 불렀다

존박 하면 떠오르는 건 감미로운 중저음과 차분한 이미지입니다. Mnet '슈퍼스타K2' 출신으로 오랫동안 발라드와 팝을 불러온 가수입니다. 그런 존박이 힙합 스타일로 옷을 입고, 래퍼에게 랩을 배운 뒤 햄버거 매장에서 주문을 한다면 어떨까요.

바로 그 의외성이 이번 콘텐츠의 출발점이었습니다.

영상에서 제작진은 존박에게 미국의 햄버거 매장에서 랩으로 주문하는 영상을 보여주며 같은 미션을 제안합니다. 존박은 "나한테 왜 이러냐"며 당황하지만 결국 도전을 받아들입니다.

혼자 나선 것도 아닙니다. 후배 가수 곽진언과 함께 래퍼 로꼬에게 힙합 레슨을 받았습니다. 두 사람은 바지를 내려 입는 '새깅' 스타일과 힙합 특유의 제스처를 배우고, 직접 준비한 주문 랩을 선보였습니다.

그런데 예상보다 랩이 괜찮았습니다.



로꼬는 존박의 랩을 듣고 "처음 랩에 도전하셨을 때와 많이 달라졌다"며 "존박이 랩을 한다고 했을 때 사람들이 기대하는 부분들이 나오기 시작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세 사람은 이후 실제 맥도날드 매장으로 향했습니다. 존박은 배운 동작을 활용해 랩으로 신제품 빅아치를 주문했습니다. 매장 직원도 리듬에 맞춰 응대했지만 주문 내용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일부 메뉴가 빠진 사실이 드러나 웃음을 더했습니다.

재미있는 건 존박이 일부러 우스꽝스럽게 랩을 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진지하게 준비한 랩이 의외로 그럴듯해서 웃음을 만들었습니다. 지난 2일 공개된 후속 영상에서 존박은 이 랩을 하루 동안 100번 넘게 연습했다고 털어놨습니다. 녹음한 것을 반복해서 들으며 발음과 리듬을 다듬었다는 겁니다.

평소 이미지와 다른 도전을 하면서도 대충 하지 않는 모습. 맥도날드는 존박이 가진 이런 의외성을 신제품 홍보에 활용했습니다.
"주문하신 광고 나왔습니다"…댓글을 받아친 맥도날드

영상이 공개된 뒤 시청자들은 존박의 랩을 광고 음악으로 쓰자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특히 한 누리꾼이 제안한 '존(John)맛 세트' 아이디어는 약 1만5000개의 좋아요를 받았습니다. 존박의 영어 이름과 맛있다는 표현을 결합한 말장난이었습니다.

맥도날드는 이 반응을 놓치지 않았습니다.

지난달 28일 공식 인스타그램에 "샤라웃 투 존박. 주문하신 광고 나왔습니다"라는 글과 함께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광고 첫머리에는 실제 시청자의 댓글이 등장합니다. 이어 존박의 주문 랩을 배경음악으로 사용하고, 마지막에는 존박이 주문한, 빅아치와 코카콜라, 오레오 맥플러리를 묶은 '존박 세트(JOHN PARK SET)'을 보여줍니다.

존박도 광고에 "감다살"이라는 댓글을 남겼습니다. '감이 다 살아 있다'는 뜻으로, 맥도날드의 대응을 반긴 겁니다.

존박의 랩은 처음부터 맥도날드와의 협업으로 완성됐습니다. 순수한 개인 영상이 우연히 광고가 된 것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영상이 공개된 뒤 나온 시청자의 제안을 후속 광고에 반영한 것은 별개의 이야기입니다. 브랜드가 처음부터 준비한 협업에 소비자의 아이디어가 더해지면서 새로운 광고가 만들어진 겁니다.

실제로 영상 공개에서 후속 광고까지 걸린 시간은 닷새에 불과했습니다. 신제품을 알리는 시기에 소비자들이 어떤 장면에 반응하는지 파악하고, 이를 빠르게 활용한 셈입니다.
존박 화제성 2위…광고보다 콘텐츠가 먼저 퍼졌다

화제성 조사에서도 반응이 확인됐습니다.

굿데이터코퍼레이션 펀덱스가 지난 4일 발표한 지난 10월 5주차 조사에 따르면 '존이냐박이냐'는 웹비드라마 프로그램 화제성 순위에서 4위를 기록했습니다. 전주 14위에서 10계단 상승했습니다. 존박 개인은 출연자 화제성 2위에 올랐습니다. 동영상 화제성 부문에서도 '존이냐박이냐'가 2위를 차지했고, 존박은 TV·OTT·웹비드라마 출연자를 통합한 화제성 순위에서 5위를 기록했습니다.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은 맥도날드 랩 영상이 화제가 되면서 쇼츠 등으로 재생산된 점을 주요 배경으로 설명했습니다.

존박 본인에게도 예상 밖의 인기였습니다.

지난 2일 공개된 '존박 맥도날드 사태 긴급 회의' 영상에서 그는 "반응이 이렇게 좋을 줄 몰랐다"며 부담감을 털어놨습니다. 자신이 공들여 만든 여름 신곡 홍보 영상은 20만뷰도 나오지 않았는데 랩 영상은 수백만 조회수를 기록했다는 겁니다.

"제가 개그맨이었으면 너무 좋은 상황"이라며 가수로서 복잡한 심경도 드러냈습니다.

그만큼 존박의 랩은 기존 음악 활동과 다른 방식으로 대중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맥도날드 입장에서는 신제품을 소개하는 광고 한 편을 넘어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찾아보고 공유하는 콘텐츠를 확보한 겁니다.
빅아치 2주 만에 100만개…존박 덕분일까

콘텐츠가 인기를 끈 시점은 맥도날드의 신제품 출시와 맞물렸습니다.

한국맥도날드는 지난달 22일 대형 비프버거 '빅아치'를 출시했습니다. 한 장당 113g인 순쇠고기 패티 두 장과 화이트 체다 치즈 세 장을 넣고, 크리스피 어니언과 생양파, 피클, 양상추에 전용 소스를 더한 제품입니다.

존박의 랩 주문 영상은 출시 다음 날 공개됐습니다.

한국맥도날드는 지난 5일 빅아치가 출시 2주 만에 누적 판매량 100만개를 돌파했다고 발표했습니다. 회사 측은 풍성한 구성과 맛의 조화가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물론 빅아치 100만개 판매와 존박 광고의 성과는 구분해서 봐야 합니다. 100만개는 빅아치 제품 전체의 누적 판매량입니다. 존박 세트 판매량이 아니며, 랩 주문 영상을 보고 구매한 소비자의 숫자도 아닙니다.

빅아치는 출시 초기부터 매장 판매와 신제품 홍보가 이뤄졌습니다. 제품 자체에 대한 수요와 기존 맥도날드 고객의 구매, 다른 마케팅 활동 등이 함께 영향을 미쳤을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존박의 영상이 제품 인지도를 높이는 데 기여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BTS 세트도 120만개…유명인의 이름을 메뉴로 만들면

존박 세트와 같이 맥도날드가 유명인의 이름과 이미지를 메뉴에 활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2021년 선보인 '더 BTS 세트'가 대표적입니다. 맥도날드는 방탄소년단(BTS)과 협업해 맥너겟과 감자튀김, 음료, 소스로 구성된 세트를 전 세계 약 50개 시장에 출시했습니다. 보라색 패키지와 한글이 적힌 소스 포장까지 활용해 팬덤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판매 성과도 공개됐습니다. 한국맥도날드에 따르면 더 BTS 세트는 2021년 5월 27일부터 6월 21일까지 국내에서 120만개 이상 판매됐습니다. 같은 기간 맥너겟의 국내 일평균 판매량은 출시 전 4주와 비교해 250% 증가했습니다.

물론 BTS 세트와 존박 세트는 출발점이 다릅니다. BTS 세트는 글로벌 스타와의 공식 협업을 전제로 기획한 한정판 상품이었습니다. 반면 존박 세트는 신제품 홍보용 유튜브 콘텐츠가 화제가 된 뒤 시청자 댓글을 반영해 등장했습니다.

최근 식품·유통업계에서는 이런 방식의 협업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연예인을 광고모델로 세우는 데 그치지 않고 이름을 딴 메뉴나 한정판 상품을 출시해 팬들의 관심을 구매로 연결하려는 시도입니다.

다만 유명인의 이름이 붙었다는 사실만으로 판매가 보장되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 구매를 늘리려면 제품의 매력과 가격, 매장 접근성 등이 함께 뒷받침돼야 합니다.

더불어 지금의 관심을 지속시킬 수 있을지도 관건입니다.

지난 2일 공개된 후속 영상에서 존박은 예상치 못한 인기에 부담을 드러내면서도 추가 콘텐츠 가능성을 완전히 닫지는 않았습니다. 자신의 랩 실력이 금방 드러날 것이라며 걱정했고, 제작진에게 이번 도전을 끝으로 멈추면 안 되겠느냐고 묻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후속 영상도 높은 조회수를 기록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자 다시 해보겠다는 반응을 보이며 웃음을 자아냈습니다.

이 영상에 맥도날드는 공식 계정으로 "맥드라이브를 도전해보자"고 댓글로 제안했습니다. 향후 추가적인 랩 콘텐츠나 브랜드 협업으로 이어질 여지를 남긴 대목입니다.

아직 맥도날드와의 후속 광고나 신메뉴 협업이 확정됐다는 공식 발표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맥도날드가 앞으로 어떤 선택을 할지, 존박 세트가 별도의 구매 수요를 만들어내는지, 추가 협업이 실제로 진행되는지가 향후 관전 포인트로 꼽힙니다.

브랜드는 왜 하필 그 얼굴을 택했을까요. [얼굴전략]은 연예인부터 인플루언서, 심지어 버추얼 캐릭터까지 브랜드가 앰버서더나 모델로 낙점한 인물의 이미지와 서사를 파고드는 코너입니다. 캐스팅 배경에 깔린 마케팅적 계산, 그리고 그 선택이 실제로 브랜드에 어떤 파급 효과를 남겼는지를 데이터와 반응으로 짚어봅니다. 화려한 얼굴 뒤에 숨은 냉정한 전략, 그 방정식을 하나씩 풀어보겠습니다. 구독하시면 매주 더 쉽고 빠르게 보실 수 있습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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