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일 서울 용산 아이파크몰 리빙파크 3층. 일본 인기 캐릭터 '치이카와'의 굿즈를 판매하는 매장 앞에 방문객들이 모여 있었다. 바로 옆 미국 햄버거 브랜드 파이브가이즈 매장도 식사하는 손님들로 북적였다. 두 매장은 별도의 벽 없이 개방된 공간에 나란히 자리 잡고 있다. 캐릭터 상품을 구매하러 온 고객들이 쇼핑 전후 식사까지 해결할 수 있는 구조다.
인기 캐릭터가 복합쇼핑몰의 새로운 '집객 엔진'으로 떠오르고 있다. 과거에는 유명 음식점이나 대형 패션 브랜드가 고객을 끌어들이는 핵심 점포였다면 최근에는 캐릭터와 게임, 피규어 등 특정 취향을 겨냥한 매장이 그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이들이 불러 모은 고객이 주변 외식 매장의 잠재 고객으로 연결되는 효과에도 관심이 쏠린다.
파이브가이즈 용산점은 약 413㎡ 규모에 118석을 갖춘 대형 매장이다. 두 매장이 있는 공간은 캐릭터 상품 구매와 식사를 한 번의 방문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용산점은 개점 첫 주부터 전 세계 1900여 개 매장 가운데 매출 상위 5위권에 진입했다. 미국 본토를 비롯한 세계 각국 매장을 제친 성적이다.
아이파크몰은 이 같은 수요를 일찌감치 확인했다. 2024년 12월 진행한 치이카와 팝업스토어에는 열흘 동안 3만 명 이상이 방문했다. 당시 입장 대기 번호가 1000번대를 넘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아이파크몰은 지난 2월 27일 약 200㎡ 규모의 국내 첫 치이카와 정규 매장을 열었다. 한복을 입은 캐릭터 상품 등 국내 매장 특화 상품도 선보였다.

치이카와샵 용산점은 지난 5일부터 8일까지 신상품 입고에 맞춰 사전예약 입장제를 운영하고 있다. 예약 고객만 정해진 시간에 입장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인기 상품이 입고될 때마다 별도로 방문 수요가 형성되는 셈이다.
치이카와샵을 찾는 고객은 일반적인 쇼핑객과 방문 목적이 다르다. 특정 상품을 구매하기 위해 방문 날짜와 시간을 미리 정하거나, 인기 상품 입고 일정에 맞춰 쇼핑몰을 찾는다. 쇼핑몰 입장에서는 캐릭터 상품이 고객의 방문 동기를 만들고, 주변 음식점은 이들을 식사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는 셈이다.
아이파크몰은 지난해 8월 리빙파크 3층에 약 6500㎡ 규모의 '도파민 스테이션'을 정식 개장했다. 기존 가구와 생활용품 중심의 공간을 캐릭터와 피규어, 게임, 커스텀 키보드 등 취향 콘텐츠 중심으로 재편했다. 치이카와샵과 파이브가이즈도 이 공간에 들어서 있다.
성과는 숫자로 나타나고 있다. 아이파크몰에 따르면 도파민 스테이션은 개장 1년 만인 지난 8월 누적 방문객 1000만 명을 돌파했다. 하루 평균 방문객은 약 3만 명에 달한다. 지난달에는 누적 방문객 1260만 명, 누적 매출 1000억원을 넘어섰다.
이 같은 집객력은 쇼핑몰 전체 실적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아이파크몰의 올해 1~7월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38% 증가했다. 특정 브랜드의 흥행을 넘어 다양한 취향의 고객을 쇼핑몰로 끌어들이는 전략이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이다.
유통업계에서는 이러한 변화를 복합쇼핑몰의 핵심 점포가 바뀌는 흐름으로 보고 있다. 과거에는 대형마트나 백화점, 유명 외식 브랜드가 쇼핑몰 방문을 유도했다면 이제는 팬덤을 보유한 캐릭터 매장도 강력한 집객력을 발휘하고 있다. 고객이 좋아하는 캐릭터를 만나기 위해 쇼핑몰을 찾고, 그 과정에서 식사와 다른 상품 구매로 소비 영역이 넓어지는 구조다.
치이카와샵과 파이브가이즈가 나란히 자리 잡은 용산 아이파크몰은 이러한 변화를 보여주는 사례다. 고객을 불러 모으는 것은 캐릭터지만, 그들이 쇼핑몰에 머무는 동안 만들어지는 소비 기회는 주변 점포로도 확장될 수 있다. 유통 업계 관계자는 "아이파크몰은 인기 팝업스토어가 열릴 때 식당과 카페 매출이 평균 40%가량 증가한다"고 말했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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