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본격적인 내년도 예산안 심사에 돌입한 가운데 국가 예산의 실패 원인과 성공 조건을 날카롭게 분석한 '신간 예산은 왜 실패하는가'가 오는 11일 출간된다.저자인 정환철 국회의정연수원 교수는 국회예산정책처 예산총괄분석과장, 국회 예산결산특별위 입법심의관, 기획재정부 예산실 등 20여 년간 국회와 정부의 예산 현장을 두루 거친 대표적인 ‘예산통’이다. 저자는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단순히 예산규모가 크다고 반드시 좋은 예산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역설한다.
이 책은 한정된 재원 속에서 “얼마나 더 쓸 것인가”를 묻는 관행을 꼬집으며, “무엇을 먼저 할 것인가”, “왜 그 사업이어야 하는가”, “어떤 성과를 낼 것인가”, “누가 책임질 것인가”로 질문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한다. 예산을 단순한 숫자나 회계 장부가 아닌, 국가의 우선순위와 국민의 삶에 대한 책임을 담은 문서로 조명한 것이다.
책의 뼈대를 이루는 것은 좋은 예산을 가려내는 구체적인 기준이다. 저자는 세금을 투입하기 위해 반드시 충족해야 할 4가지 조건으로 ‘필타지성’(필요성·타당성·지속가능성·성과)을 제시한다. 여기에 총량·균형·공정·투명·참여·효율·성과·책임·미래·건전이라는 10가지 판단 잣대인 ‘예산십도(豫算十道)’를 더해 복잡한 예산 사업을 꿰뚫어 보는 실용적인 틀을 제공한다.
매년 반복되는 쪽지예산, 밀실예산, 깜깜이 예산, 보도블록 예산 등 고질적인 낭비 관행도 정면으로 비판한다. 단순히 비판에 머물지 않고 국회 심사구조 개선, 성과평가 강화, 시민이 참여하는 숙의예산 등 구체적인 제도적 대안까지 짚어냈다.
여야의 호평도 이어졌다. 이광재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은 “예산을 제대로 보는 눈을 길러주는 안내서”라고 평가했고, 송석준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은 “정책 우선순위 설정과 공정한 배분 등 예산의 진정한 실력을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고 추천사를 남겼다.
'예산은 왜 실패하는가'는 예산을 편성하고 심사하는 공무원과 정치인에게는 훌륭한 실무 지침서가, 내가 낸 세금이 어디로 흘러가 어떤 결과로 돌아오는지 알고 싶은 시민들에게는 명쾌한 예산 길잡이가 돼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최형창 기자 call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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