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ITC "삼성전자, 애플 특허 침해...수입중단 명령"

[워싱턴=CBS노컷뉴스 이기범 특파원] 미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삼성전자의 일부 스마트폰 제품이 애플의 특허를 침해했다며 미국내 수입과 유통중단 명령을 내렸다.

ITC는 10일(한국시각) 애플이 제기한 삼성전자 특허 침해 제소건에 대해 이같이 결정하고 조사를 종결했다.

ITC는 "삼성전자 일부 제품이 애플의 949특허와 501특허를 침해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특허 침해 원상회복 조치로 이들 제품의 미국내 수입과 유통금지 명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ITC는 그러나 "D678특허와 D757특허, 922특허와 697 특허에 대해서는 위반사실을 발견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ITC는 이어 "수입,유통금지 명령을 받은 제품들은 1.25%의 공탁금을 건 조건에서 대통령의 검토 기간동안 일시적으로 수입,유통될 수 있다"고 밝혔다.

ITC의 이날 결정은 애플의 일부 제품에 대한 미국내 수입과 유통금지 명령을 내린지 2개월만에 나온 것이다.

ITC는 지난 6월 초 애플이 삼성전자의 특허를 침해했다며 애플의 아이폰 구형 제품에 대해 미국내 수입과 유통금지 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지난 3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ITC의 명령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해 애플은 중국에서 생산되는 해당 제품을 미국내로 수입,유통시키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삼성전자에 내려진 수입유통금지 명령에 대해서도 거부권을 행사할지는 미지수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60일 안에 거부권 행사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ITC가 침해를 인정한 949 특허와 501 특허가 표준특허가 아닌 상용특허인만큼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 지난 번 거부권 행사의 명목이 '애플이 침해한 삼성전자의 특허는 표준특허로, 합리적인 비용만 치르면 누구나 공평하게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논리였기 때문이다.

만약 오바마 대통령이 삼성전자 제품의 수입금지 명령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을 경우 '자국 기업 보호를 위해 편파적으로 거부권을 행사한다'는 보호무역주의 논란에 휩싸일 전망이다.

한편 ITC가 이날 949 특허침해를 인정한 것도 논란이 되고 있다. 949 특허는 '휴리스틱스를 이용한 터치스크린 특허'로, '잡스 특허'로도 불린다.

이 특허는 스마트폰 화면 아이콘에 대충 손을 대도 해당 아이콘이 이를 인식하는 기술이다.

하지만 미 특허청이 지난해 12월 949특허에 대해 무효예비판정을 내렸다. 특허청에서는 특허로 볼 수 없다는 특허로 ITC가 '특허 침해'를 인정하는 모순에 빠지게 되는 셈이다.


hope@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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