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 총선 폭풍에 달러·엔화 강세…韓 증시 '선방'>

입력 2013-02-26 13:58  

'환율 리스크' 감소해 코스피 조정폭 제한, 채권시장 강세

이탈리아 총선 결과가 결국 국제 금융시장에 악재가 됐지만 국내 시장은 상대적으로 선방하는 모습이다.

이탈리아발(發) 유로존 재정위기 가능성이 제기되며 미국, 일본, 유럽 등 주요국 증시가 일제히 급락했지만 코스피 조정폭은 상대적으로 작았다.

이는 안전자산인 달러화·엔화 선호 현상이 강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올해 들어 국내 증시는 원화강세, 엔화약세로 대표되는 '환율 리스크'로 몸살을앓았다.

증시 전문가들은 앞으로 최대 2∼3주간 국내 시장에서도 불확실성이 확대될 수있지만 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진단했다.

◇伊 정치 불확실성 대두…글로벌 금융시장 '악재' 이번 총선에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관심이 집중됐던 부분은 실비오 베를루스코니의 정치권 재등장 여부였다.

이탈리아 총리직을 세 차례 역임한 베를루스코니는 2011년 11월 경제위기와 구제금융 신청에 따른 책임을 지고 사퇴했었다.

그러나 그는 이번 조기총선 때 재산세를 폐지하고 이미 거둬들인 40억 유로도현금으로 돌려주겠다고 약속하는 등 선심성 공약을 남발하며 선거에 다시 뛰어들었다.

이 때문에 베를루스코니가 정치권에 복귀하면 마리오 몬티 총리가 추진하려 했던 정부 구조조정과 개혁정책이 수포로 돌아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국제 금융시장이 이번 총선을 이탈리아 경제회복의 분수령으로 판단하며 주목했던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현재로서는 연정 구성이 실패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25일(현지시각) 개표가 약 98% 진행된 가운데 피에르 루이지 베르사니 당수가이끄는 민주당은 하원에서는 무난히 제1당을 차지했다.

하지만 상원에서 민주당은 실비오 베를루스코니의 자유국민당을 근소하게 앞서고 있어 연정 구성 실패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탈리아발 불확실성은 지난밤 이미 주요국 주식시장에 충격을 줬다.

유럽 증시는 민주당이 상하원을 장악, 안정적 정부를 구성할 것으로 예측되면서장 중반까지 폭등세를 나타냈지만 장 후반 다시 급락하며 상승분을 거의 반납했다.

뉴욕증시도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 모두이탈리아의 총선 결과에 대한 우려에 큰 폭으로 하락했다.

특히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VIX)는 30% 이상치솟아 19 근처까지 상승했다. 상승폭으로는 지난해 11월 이후 최대였다.

◇ 달러화·엔화 강세로 코스피 조정폭은 제한돼 이탈리아 총선 충격으로 한국 증시도 출렁였다.

이날 코스피는 오전 장 중 한때 1,992.25까지 떨어지며 2,000선이 붕괴하기도했다.

외국인은 6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이어오다 매도 우위로 돌아섰다. 외국인은 오전 1시 30분 현재 544억원을 순매도했다.

그러나 증시 전문가들은 국내 시장에서 이탈리아 총선 영향은 제한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안전자산인 달러화·엔화가 강세를 보이면 코스피 상승의 발목을 잡았던 환율우려가 어느 정도 걷힐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유로존 위기가 재발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높아지자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강하게 나타났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달러당 1.8원 오른 1,088.1원에 거래 중이다.

엔화 약세에도 제동이 걸렸다. 전날 94엔대였던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92.08엔에 거래되며 91엔대를 넘보고 있다.

삼성증권 임수균 연구원은 "원화 강세, 엔화 약세가 완화된 덕분에 한국 증시의충격이 생각보다 덜 하다"며 "연초 이후 코스피가 해외 증시보다 부진했기 때문에조정폭이 더 좁아진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임 연구원은 "해외 주식시장의 반응이 아직 완전히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에 국내 증시 투자자들의 관망심리가 짙다"며 "이탈리아 총선이 최대 2∼3주 국내 증시에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이탈리아 총선 결과가 대표적 안전자산인 채권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날 오전 11시 현재 장내 채권시장에서 만기물 별 금리는 2bp(bp=0.01%) 내외로 하락했다.

국고채 3년물 지표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1.5bp 낮은 2.665%, 10년 지표물은 2.5bp 하락한 2.995%에 호가됐다.

국채선물 3월물은 전날보다 7틱 상승한 106.56을 나타내는 등 채권시장은 전반적으로 강세를 띠고 있다.

우리투자증권 최동철 연구원은 "이탈리아 총선 결과 유럽의 정치적 불확실성이커지면 안전자산인 채권시장에는 단기적 강세 재료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이탈리아 이슈가 국내 채권시장에 미칠 영향은 단기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유럽중앙은행(ECB)이 국채 무제한매입 조치를 내놓는 등 유로존 경제를살리려는 금융당국의 의지가 강하고, 최근 중국·미국 경제가 완만하게나마 회복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최 연구원은 "작년에 그리스 정치 불안이 글로벌 금융시장 쇼크로 이어진 것과달리 이번에는 큰 충격으로 확산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ykbae@yna.co.kr chopark@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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