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준 "경기 점진적 개선"…시장은 "낙관 어렵다"

입력 2013-04-18 11:42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7일(현지시간) 발간한 '베이지북'에서 올해 들어 건설과 부동산 부문의 개선에 힘입어 미국 경기가 '점진적 속도'로 확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미 경기의 개선 조짐이 1분기에 한정된 단기적인 상황이며이후에는 경기 회복을 섣불리 낙관할 수는 없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또한, 시장은단기간의 영향보다는 미국 양적완화(QE)의 변화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세계증시 영향 미미…"美 경기개선 의심" 연준의 경기 진단은 이날 미국을 비롯한 세계 증시를 끌어올리지는 못했다. 주요 글로벌 기업이 발표한 실적이 좋지 않았고 주요국 경제 회복이 부진하다는 우려가 증가하는 등 악재가 겹친 탓이다.

17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 나스닥 종합지수 등 3대 지수 모두 떨어지면서 전날의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다.

연준 발표 전인 영국 런던, 독일 프랑크푸르트, 프랑스 파리 증시도 모두 전날보다 하락했으며 범유럽 지수인 Stoxx 유럽 600 지수는 올해 들어 최저치로 마감했다.

아시아 증시도 18일 대부분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도쿄증시의 닛케이평균주가와 토픽스지수, 중국증시의 상하이종합지수, 대만의 가권지수 모두 하락 개장했으며 국내 코스피와 코스닥도 하락 개장했다.

원유, 금, 구리 등 원자재 시장도 하락세를 지속했다.

18일 오전 9시30분 현재(한국시간) 뉴욕상품거래소(COMEX)의 6월물 금선물 가격은 전날보다 트로이온스당 8.50달러(0.61%) 내린 1,374.20달러이며 런던금속거래소에서 구리 현물은 하룻밤 새 3.01% 떨어져 7,080.00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시장과 전문가들은 미국 경제가 실제로 개선되고 있는지 의심스러운 눈길을 보내고 있다.

이번 베이지북은 2월 말부터 이달 초까지의 경제상황을 평가한 것으로, 이달 들어 제기된 시장 위축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반영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현대증권 이상재 연구원은 "지난달 발효된 시퀘스터(미국 연방정부 재정지출 자동삭감)가 예고기간을 거쳐 4월부터 본격화하므로 고용과 소비 변화는 이달부터 나타날 것"이라며 "1∼2월에 좋았던 미국 경제는 3월부터 위축되기 시작한 게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최근 시퀘스터 발동에 따라 소비 위축 가능성이 있다면서미국의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2.0%에서 1.7%로 하향 조정했다.

블룸버그는 연준이 베이지북을 발표하기 직전에도 연준의 핵심 인사들이 경기고용시장 개선 속도가 3월 둔화했으며 경기를 낙관하기 어렵다는 점을 지적했다고전했다.

찰스 에번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전날 시카고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해주택시장을 비롯한 미국 경제가 분명히 개선되고 있다고 밝히면서도 "지금 현실에안주해서는 안 된다. 실업률이 용납할 수 없을 만큼 높다"고 말했다.

◇"美 양적완화 조기 종료 어려울 것" 미국 경기 동향을 진단하는 베이지북은 경제정책 결정에 중요한 자료로 활용되는 만큼 시장은 통화정책 결정 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이달 30일∼내달1일 회의에서 3차 양적완화(QE3)의 규모나 속도를 조절하거나 조기 종료할 가능성에시선을 모으고 있다.

미국 경기가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는 것은 작년 9월 결정된 미국의 3차 양적완화가 어느 정도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FOMC가 지난달 회의에서 노동시장 개선을 전제로 채권 매입을 포함한 유동성 확대 정책의 속도를 늦추거나 연말에 조기 종료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은 것도 양적완화 조절 가능성에 대한 관측을 높였다.

선진국의 초완화 기조를 향한 국제사회의 견제 목소리가 높아지는 것도 미국 측에는 부담이 될 수 있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국 언론은 워싱턴에서 열리는 IMF-세계은행 연차 총회에앞서 18∼20일 열리는 주요 20국(G20) 재무장관 회의에서 선진국의 초완화 기조에따라 압박을 받고 있는 역내 신흥국의 불만이 표출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IMF도 앞서 낸 정례 금융안정화 보고서에서 미국, 일본, 유로존 등 선진국의 초완화 기조가 성장 촉진으로 이어진 점은 바람직하지만, 증시 거품이나 연기금, 회사채 위험 등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는 만큼 출구전략을 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미국의 2분기 경제 성장률이 1분기보다 낮아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고 FOMC가 양적완화 조절의 전제 조건으로 내건 노동시장 개선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어 연내 양적완화 조기 종료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 연준은 FOMC의 지난달 회의 직후 미국 인플레이션이 2.5% 아래로 유지되는한 실업률이 6.5%로 떨어질 때까지는 매달 850억 달러 상당의 채권 매입과 제로(0)에 가까운 초저금리 정책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3월 미국의 실업률은 7.6%였다.

삼성증권 허진욱 책임연구위원은 "양적완화 정책을 완화하거나 축소하는 것은고용시장을 비롯한 미국 경제 회복 속도에 달린 일이므로 2분기 위축 정도가 관건"이라며 "올해 안에 3차 양적완화를 조기 종료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cherora@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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