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1분기 실적 '어닝쇼크' 비율 30%로 낮아져

입력 2013-04-29 05:51  

"영업 잘해서가 아니라 눈높이가 낮아졌기 때문"건설·조선 '쇼크' vs IT·유틸리티 '서프라이즈'

지난 1분기 실적이 시장 전망치에 크게 못 미쳐 '어닝 쇼크'를 준 상장사 비율이 눈에 띄게 낮아졌다.

그러나 시장 반응은 무덤덤한 편이다. 상장사들이 실제로 영업을 잘해서가 아니라 시장 기대치가 지속적으로 내려가 어닝 쇼크 기업이 줄었기 때문이다.

◇ 건설·자동차부품업 어닝 쇼크 2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6일까지 1분기 실적을 발표한주요 상장사 41곳 가운데 29.3%(12곳)가 어닝 쇼크를 나타냈다.

이는 어닝 쇼크 비율이 50%를 넘어선 지난해 3분기나 4분기보다 양호한 모습이다.

또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넘어선 '어닝 서프라이즈' 기업은 26.8%(11곳), 예상치에 부합한 실적을 보인 기업은 41.5%(17곳)였다.

어닝 쇼크와 어닝 서프라이즈는 증권사 등 시장이 내놓은 영업이익 전망치와 기업의 실제 실적 사이 괴리율이 10% 이상인 경우를 일컫는다.

이번 어닝 시즌(실적발표 기간)에 대한 우려는 여느 때보다 높은 편이었다.

시공 능력 4위 건설사인 GS건설[006360]이 1분기 5천355억원의 대규모 영업손실을 냈다고 밝히며 어닝 시즌의 문을 열었기 때문이다.

이 회사의 실제 실적과 전망치의 차이는 6천억원 가까이 벌어졌다.

이어서 실적을 발표한 삼성엔지니어링[028050]은 1천495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이라는 기대를 깨고 영업손실 2천198억원을 냈고, 현대산업[012630]의 영업이익도 전망치보다 30% 낮게 나오는 등 건설업종에 찬 바람이 불었다.

엔화 약세의 영향으로 자동차 부품주인 현대모비스[012330]와 현대위아[011210]실적도 시장 예상치에 각각 17.6%, 18.0% 미달했다.

이 밖에 하나금융지주[086790], 호텔신라[008770], 에스원[012750], 포스코[005490]가 어닝 쇼크를 나타냈고 삼성SDI[006400], 삼성정밀화학[004000], OCI[010060]는 흑자를 볼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고 적자 전환했다.

건설주가 주도한 실적 우려를 가라앉힌 것은 일제히 어닝 서프라이즈를 보인 전기전자(IT) 기업들이다.

LG이노텍[011070]은 전망치보다 105.7% 많은 158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고 SK하이닉스[000660](42.1%), 삼성테크윈[012450](32.9%), LG전자[066570](20.3%)도 기대를 뛰어넘는 실적을 냈다.

어닝 서프라이즈와 어닝 쇼크 기업 숫자는 비슷하지만 실적이 나빠진 기업이 더많았다. 1분기 실적을 발표한 기업 가운데 작년 동기보다 영업이익이 악화한 곳이 26곳(63.4%)이었다.

하나금융지주의 영업이익은 작년 1분기 1조4천169억원에서 3천671억원으로 74.3% 쪼그라들었고 롯데케미칼[011170]은 2천27억원에서 1촌171억원으로 42.4% 급감했다.

금호석유[011780](-35.8%), 기아차[000270](-35.1%), KB금융[105560](-34.2%),에스원(-28.7%), 대우인터내셔널[047050](-22.2%)의 영업이익 감소폭도 컸다.

임종필 현대증권 연구원은 "올해 들어 중국과 미국의 경기 회복세가 뚜렷하지않았고 엔화 약세도 이어져 기업들의 실적이 부진한 편"이라며 "시장의 눈높이가 워낙 낮아져 어닝 쇼크 비율이 낮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 소재·산업재 업종 어쩌나…실적 전망 꾸준히 하향 다음 주에도 주요 기업의 실적 발표가 이어질 예정인 가운데 실적 추정치는 꾸준히 낮아지고 있다.

실적 발표를 앞둔 89개 기업 중 지난달 말 이후 영업이익 전망치가 하향 조정된곳이 67곳(75.3%)에 이르렀다. 이익 전망치가 상향된 곳은 18곳(21.2%)이었다.

이들 기업 전체의 최근 영업이익 전망치는 13조388억원으로 지난달 말의 13조8천112억원보다 5.6% 감소했다.

영업 결과가 대략 드러나는 3월 말에서 4월 초 증권사가 실적 추정치를 하향했다면 해당 기업 실적이 어닝 쇼크를 보일 가능성이 커진다.

특히 소재(철강·화학)와 산업재(건설·해운·항공·기계·조선)업종의 실적 하향 조정이 두드러졌다.

아시아나항공[020560]은 지난달만 해도 1분기에 영업이익 165억원을 낼 것으로전망됐지만 최근 예상치는 영업손실 86억원으로 바뀌었다. 대한항공[003490]의 영업손실 전망은 386억원에서 2천174억원으로 확대됐다.

조선·해운주의 영업손실 예상치도 대폭 증가했다. 증권사들은 현대상선[011200](-599억원), 한진해운[117930](-407억원), STX팬오션[028670](-290억원)의 영업손실 전망을 늘려 잡았다.

한진중공업[097230](82억원)과 현대미포조선[010620](34억원)의 영업이익 전망도 각각 76.44%, 67.88% 하향 조정했다.

두산인프라코어[042670], CJ대한통운[000120], 한화케미칼[009830], 롯데케미칼실적도 크게 내렸다.

반면 IT·유틸리티 업종의 실적 전망치는 지속적으로 상향 조정되고 있다.

지난달 말 1조464억원으로 예상된 한국전력[015760]의 영업이익은 최근 들어 1조2천203억원으로 16.6% 올라갔다.

엔씨소프트[036570](12.05%), 네오위즈게임즈[095660](6.51%), SK C&C(1.60%),NHN[035420](1.42%) 실적 전망도 상향 조정됐다.

오승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국 경기둔화 등을 고려했을 때 기업 이익의 하향조정이 이어질 전망"이라며 "오는 6월 유럽연합(EU) 정상회담 자리에서 경기부양책이 나오기 전까지 코스피가 한 차례 더 저점 확인 과정을 거칠 수 있다"고 말했다.

오 연구원은 2분기에도 소재·산업재 업종의 실적 개선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IT·유틸리티·경기방어주 실적이 1분기에 이어 선전할 것으로 내다봤다.

chopark@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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