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감사 기피 '주식회사→유한회사' 전환 막는다>

입력 2013-10-28 15:24  

유한회사·비영리법인·비상장 주식회사는 감사 사각지대

금융위원회가 유한회사와 비영리법인을 외부감사 대상에 포함하고 대기업 비상장사의 회계감독 수준을 높이려는 것은 이들이 외부감사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금융위는 28일 주식회사와 경제적 상황이 유사해진 일정 규모 이상의 유한회사와 비영리법인에 대한 외부감사를 의무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나마 주식회사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회계투명성 면에서 일정부분 개선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유한회사, 비영리법인, 비상장 주식회사는 감시망이 제대로 닿지 않아회계감독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주식회사 중에는 아예 외부감사를 받지 않으려고 상장을 피하고, 심지어 주식회사로 있다가 유한회사로 전환하는 곳까지 생겨났다.

사원이 회사 출자금을 한도로 책임을 지는 유한회사는 외부감사 대상이 아니어서 매출과 영업이익 등을 확인할 수 있는 감사보고서를 제출할 의무가 없다.

지난 1991년 국내에 진출한 루이비통 코리아의 경우 주식회사로 있다가 작년 말갑자기 유한회사로 전환해 이런 의심을 샀다. 프랑스 화장품기업 시슬리 코리아도유한회사로 바뀌어 감사보고서를 제출하지 않게 됐다.

외국 고가사치품 업체들이 수천억원대 매출에도 기부에는 인색하고 한국에서 얻은 수익 상당액을 배당의 형태로 외국으로 빼돌린다는 비난을 받은 이후 이뤄진 것이어서 더욱 의구심이 커졌다.

지난 2007년부터 작년까지 85개의 외부감사 대상 주식회사가 유한회사로 전환했다.

휴렛패커드,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등을 포함해 작년 말 현재 유한회사는 1만9천513개로 2009년 말보다 약 20% 늘었다.

2011년 상법이 개정되면서 사원 수(50명 이하)와 지분 양도 제한이 폐지돼 유한회사는 사실상 주식회사와 비슷해졌고 상당수의 유한회사는 주식회사 이상의 규모를보이고 있다.

이런 이유로 주식회사와 마찬가지로 자산총액이 120억원 이상인 유한회사는 외부감사를 의무화하기로 금융위는 결정했다.

이 경우 약 1천500여개의 유한회사가 해당할 것으로 추정됐다. 유한회사 중에는자산이 2조원 이상인 회사도 2곳 있다.

외국에서도 유한회사는 주식회사와 마찬가지로 외부감사를 받고 있다.

미국은 상장 주식회사 및 자산 1천만 달러 이상, 주주 500명 이상 장외등록회사가 모두 외부감사 대상이다.

영국과 독일은 소규모 회사를 제외한 거의 모든 회사가 외부감사를 받는다.

유한회사와 함께 대학, 병원, 각종 사회단체 등 비영리법인도 이번에 회계감독이 강화됐다.

이들 비영리법인은 체계적인 회계기준이 없어 외부감사의 사각지대로 꼽힌다.

회계처리가 멋대로 이뤄지고 감사도 미흡해 기부금 단체, 각종 조합에서는 운용비 유용 및 횡령사건 등이 발생할 소지가 크다.

회계처리 기준이 천차만별이어서 다른 비영리법인과 비교하기도 어려운 측면도 있다.

대형 비상장 주식회사도 앞으로는 상장사와 똑같은 규제를 받는다.

작년 기준으로 자산 규모 1조원 이상인 비상장 주식회사가 201개에 이를 만큼다수의 대형 주식회사가 비상장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GS칼텍스, SK에너지, 호텔롯데, 한국지엠, 현대오일뱅크, 포스코건설, 삼성에버랜드, 홈플러스, 삼성SDS, LS전선, 현대로템, 오비맥주 등이 비상장사다.

단순히 비상장라는 이유만으로 완화된 회계감독 규율을 적용받고 있어 분식회계등이 발생할 우려가 크다는 지적이 그동안 끊이지 않았다.

서태종 자본시장국장은 "상장 여부만이 아니라 경제적 비중 등 기업의 실질적인 모습을 고려해 합리적인 회계감독 제도를 운영할 필요가 있다"며 "비상장 대기업의 상장기피와 주식회사의 유한회사로의 전환 같은 부작용을 차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kaka@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