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10년"…세계경제, 일본식 장기침체 위험

입력 2013-11-20 15:45  

크루그먼 "'미국판 잃어버린 10년' 이미 반환점 통과"

미국 등 세계 선진국 경제가 일본의 '잃어버린10년'과 같은 장기 침체로 빠져들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로런스(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은 최근 국제통화기금(IMF) 연례 학술대회 강연에서 장기침체의 위험성을 경고해 큰 파문을 몰고 왔다.

서머스는 선진국 경제가 금융위기 이전의 '정상 상태'로 복귀하기 어렵고 대신만성적으로 수요 부족과 성장 부진에 시달리는 장기침체가 오고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2008년과 같은 금융위기가 재연될 위험성보다는 장기침체가 지속되는 것이훨씬 더 심각하지만 이러한 저성장 문제에 대한 관심이 너무 적다고 지적했다.

서머스는 이날 WSJ 주최 최고경영자(CEO) 연례회의 행사에서도 장기침체가 사회보장제도 비용 문제나 확장적 통화정책에 따른 초인플레이션보다 훨씬 더 급박한 위협이라며 미국 정치권이 이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의 지적은 미국 등 선진국 경제가 금융위기와 경기후퇴에서 벗어난 이후에도회복세가 지지부진한 데 근거를 두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이코노미스트들의 추산에 따르면 미국 경기 회복이 최고 속도로 진행돼도 미국 경제 규모는 위기 이전의 성장 추세에 비해 약 7%,연간 약 1조 달러(약 1천57조원)가 줄어든 상태라고 WSJ는 전했다.

FT도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회복이 여전히 부진하면서 위기 이전의 성장추세와 격차가 지속적으로 벌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서머스의 경고에 화답해 다른 유명 경제학자 등도 장기침체의 위험성을 지적하고 나섰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는 미국이 이미 '미국판 잃어버린 10년'의 중간 반환점을 훨씬 지나쳐왔다고 평가했다.

마틴 울프 FT 수석경제논설위원도 이날 칼럼을 통해 초강력 경기부양 통화정책에도 불구하고 경제 회복세가 심각하게 허약하며 선진국이 장기적 수요·공급 약세라는 금융위기보다 더 큰 도전에 맞서야 한다고 밝혔다.

울프는 금융위기의 근본적인 원인은 그 이전부터 존재해온 구조적 약점, 즉 세계적인 저축 과잉과 투자 부족이라고 진단했다.

선진국에서 초저금리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의 투자를 위한 차입 수요가 부족한가운데 중국 등 아시아 신흥국과 독일 등이 막대한 경상흑자로 창출한 과잉 저축이미국 등지로 유입됐다.

그러나 미국 등지에서 소득 불평등이 커진 결과 부유층의 가계 저축이 늘어나면서 가계가 차입으로 과잉 저축을 소화하기 어렵게 됐다는 것이다.

이 문제에 대한 일시적 해법은 빈곤층이 자신들이 감당할 수 있는 이상으로 빛을 내서 소비하게 유도하는 것이나 이것이 2008년 금융위기로 폭발했다고 울프는 분석했다.

이처럼 과잉 저축이 수요·투자 약세로 이어지는 문제가 금융위기로 인해 더 악화됐기 때문에 그저 금융 시스템의 건강을 어느 정도 되찾거나 과도한 부채를 줄이는 정도로는 앞으로 완전한 회복을 달성할 가능성이 작다고 그는 내다봤다.

문제는 장기 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한 해법으로, 여러 방안이 제시되고 있으나아직 거의 합의된 것은 없다고 WSJ는 평가했다.

이 중 하나는 재정 정책으로서 서머스 등 여러 경제학자들과 울프 등은 과잉 저축을 사회기반시설 투자 등에 쓸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른 해법은 물가상승률을 높이고 실질금리를 더 떨어뜨려 저축을 투자·소비로유도하는 것이다.

WSJ는 연준이 물가상승률 목표를 2% 이상으로 높이는 대담한 방안을 연구 중인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같은 접근법은 정치적으로 용납되기 힘들 뿐더러 실제로 실현하기도어렵다고 울프는 지적했다.

울프는 이 밖에 생산적 투자보다 자사주 매입을 조장하는 잘못된 경영문화와 같은 기업 투자의 장애물을 없애고 선진국보다 투자 기회가 많은 신흥국·개발도상국에 자본 유입을 원활히 하는 방안 등을 제시했다.

jhpark@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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