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보릿고개'에 유형자산 처분으로 연명

입력 2014-04-17 04:03  

증시침체 지점 폐쇄로 유형자산 평균 12% 감소HMC투자증권 40%, 현대증권 30% 정도 줄어

국내 증권사 대부분이 길어지는 불황을 견디지못하고 유형자산을 처분해 연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013회계연도 기준으로 12월 결산 상장 증권사 19곳 가운데 18곳은 유형자산 규모가 직전회계연도와 비교해 평균 12% 줄었다.

이 기간에 유형자산이 늘어난 증권사는 키움증권뿐이었다.

지난해 증권사 상당수가 2013회계연도부터 결산 월을 기존 3월 말에서 12월 말로 변경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 증권사는 불과 9개월 동안 유형자산의 상당 부분을 처분한 셈이다.

유형자산이 가장 크게 줄어든 증권사는 HMC투자증권이다. 이 증권사의 유형자산규모는 125억원에서 72억원으로 40% 넘게 급감했다.

같은 기간에 현대증권[003450]의 유형자산도 크게 줄었다. 작년 3월 말 기준 3천790억원 수준이었던 현대증권의 유형자산은 같은 해 12월 말 2천660억원으로 약 30% 줄었다.

그밖에 이트레이드증권[078020](-23.3%), 미래에셋증권[037620](-18.8%), 삼성증권[016360](-18.3%), SK증권[001510](-15.3%) 등의 유형자산도 크게 줄었다.

이 기간에 유일하게 유형자산이 늘어난 곳은 키움증권[039490] 한 곳뿐이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키움증권의 유형자산은 440억원으로 작년 3월 말(325억원)과 비교해 36%가량 증가했다.

키움증권 측은 "작년 10∼12월 원장 차세대 시스템을 구축했고 그 결과 하드웨어 등이 자산으로 잡히면서, 이 기간에 유형자산이 116억원 정도 늘었다"고 설명했다.

국내 증권사의 유형자산 감소는 불황이 길어지자 증권사들이 앞다퉈 지점을 축소한 데 따른 결과로 해석된다.

박혜진 교보증권 연구원은 "증권사의 유형자산은 토지와 건물이 대부분을 차지하는데 지난해 증권사들이 업황이 어려워 지점 수를 줄이면서 유형자산 규모도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유형자산 처분으로 유입된 현금은 재무제표상에 '영업외이익'으로 잡힌다.

실제로 HMC투자증권[001500]의 지점·영업점·사무소 수는 지난해 3월 말 51개에서 같은 해 12월 말 41개로 줄었다.

다른 증권사도 사정은 비슷했다. 국내 기준으로 현대증권(133→115개), 이트레이드증권(5→3개), 미래에셋증권(79→78개), 삼성증권(107→100개), SK증권(46→41개) 등이 이 기간에 지점·영업점·사무소 수를 축소했다.

온라인 위탁매매(브로커리지)에 특화된 키움증권은 지점이 따로 없는 상태다.

증시 전문가들은 올해 증권 업황이 지난해보다는 나아지겠지만 아직 유의미한수준의 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유승창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영업용순자본비율(NCR) 규제가 개선됐지만제도 개선이 실제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기에는 불확실성이 존재하고, 오히려 거래대금 감소로 인한 낮은 수익성이 주가에 부담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ykbae@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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