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인터뷰] 미 금융안정책.. 세계경제 회복되나

입력 2009-04-01 16:31   수정 2009-04-01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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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수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미 금융안정책.. 세계경제 회복되나
-은행 국유화 현황과 전망-

기자>
글로벌 금융위기 속 돌파구를 찾기 위해 세계 각국이 노력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상업은행에 대한 구조조정이 위기 해법의 하나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씨티그룹의 국유화 움직임이 그 대표적인 예인데요, 최근 미국 정부의 스트레스 테스트와 부실자산 매입 등은 시장 안정화에 어느 정도 효과를 발휘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이 시간에는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의 금융기관 국유화 동향과 함께 앞으로 진행될 금융안정책 전망에 대해 박현수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과 얘기를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기자>
먼저 국유화 문제에 대해 여쭤보겠는데요, 이번 보고서를 보니까 미국이 사실상 주요 금융기관의 국유화 단계에 진입했다고 하셨는데 어떤 내용인지 말씀해주시죠.

박현수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미국은 아시다시피 시장주의가 가장 강한 나라중에 하나입니다. 따라서 국유화에 대해서 반감이 있고 지금도 논란이 있는데 사실상 국영기관이었다가 민영화가 되기는 했지만,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이 지난해 9월에 이미 국유화가 됐었죠.

그리고 상업은행 부실이 커지니까 올해 2월 말에는 씨티은행에 투입했던 우선주 중에 일부를 보통주로 전환해서 정부 지분율이 36%에 이를 정도로 부분적인 국유화가 된 겁니다.

따라서 국유화 논란이 있기는 합니다만, 미국에서 국유화가 처음인 상황도 아니고, 과거의 국유화 상황을 보면 컨티넨탈 일리노이 은행 같은 경우에는 80년대에 위기를 맞아서 국유화된 사례도 있습니다.

미국에서 국유화가 전혀 새로운 사항이 아니고 지금 금융위기 상황에서 국유화가 이미 진행되고 있다고 봐야되는거죠.

그리고 금융안정계획의 하나로 대형 상업은행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가 있죠. 이것이 4월 말까지 경기상황 악화를 가정해서 은행들의 손실을 측정해서 자본 확충이 더 필요한지를 확인해보겠다는 것인데, 지금 상황으로 보면 자본이 모자른 은행들이 있을 것이고, 그런 은행들은 자본이 더 필요한데 민간자본 조달이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결국은 정부가 자금을 투입해야하는 상황이 오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따라서 스트레스 테스트도 앞으로 대형 상업은행들의 국유화에 대한 사전 준비 단계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기자>
그렇다면 유럽의 국유화 진행 상황은 어떻습니까?

박현수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유럽은 미국과는 상황이 다른 것이, 미국은 시장주의 전통인 반면에 유럽은 금융기관에 대해서 국영 금융기관의 비중이 상당히 큰 나라입니다.

따라서 은행 국유화에 대해서도 거부감이 상당히 적기 때문에 금융위기가 시작됐던 지난해 부터 보면 유럽이 오히려 미국보다 먼저 국유화를 진행해왔습니다.

예를 들면 2008년 2월부터 영국에서는 모기지 업체인 노던록이 국유화된 사례가 있고, 올해에도 영국 대형 상업은행인 RBS와 로이드가 거의 국유화된 상태이고, 독일에도 코메르츠 은행이 국유화됐습니다.

이밖에도 프랑스나 다른 나라들도 국유화가 진행되고 있는데, 이런 것들을 보면 미국보다 유럽이 앞서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앞으로도 국유화는 더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기자>
은행 국유화에 대해서 그 효과는 어떻게 평가하고 계시는지?

박현수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국유화는 부실 금융기관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지금의 금융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는 것인데,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궁극적인 효과는 금융시장이 정상화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그 이전에 대형 금융기관이 파산했을 때 발행하는 시스템적인 리스크를 막는 것도 큰 문제입니다.

그것이 금융시장 불안을 없애기 위한 것인데 이 두 가지 요소를 놓고 본다면 국유화는 일단 대형 상업은행 또는 대형 금융기관의 파산 위험은 해소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을 높이는 데는 분명한 효과가 있을 걸로 보입니다.

투자자들의 불안심리를 잠재울 수 있다는 것이죠. 하지만 신용공급을 정상화한다, 금융시장을 정상화시킨다는 측면에서의 효과는 아직은 미지수입니다.

은행들이 가계나 기업 같은 민간 경제주체에게 대출과 같은 신용공급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유동성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가계나 기업의 파산 위험이 너무 높아져서 불안하기 때문에 못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가계나 기업의 신용위험이 좀 떨어지는 안정화되는 상황이 오기 전에는 신용시장이 정상화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겁니다. 특히 4월 말까지는 미국 정부가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한다고 했는데, 스트레스 테스트는 결국 어느 은행을 국유화 할지 결정하는 단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본다면 현재 상업은행들의 주주들은 국유화를 반기는 입장은 아니거든요.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스트레스 테스트 단계에서는 금융기관들의 자산 축소 움직임이 강화돼서 신용경색이 심화되는 현상이 충분히 가능할 수 있겠습니다.


기자>
말씀하신대로 은행국유화에 대해서도 미흡한 점들이 있는데요, 그렇다면 대안은 무엇인지?

박현수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결국은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것이 신용경색을 해소하고, 민간 부분에 대한 자금 공급을 정상화시키는 것인데 그것은 금융, 실물 어느 한쪽의 대책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두 대책이 병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실물 부분에서의 대책은 주택시장의 위험을 줄이는 것, 압류 처분을 줄이기 위해 대출자들을 지원한다던가 계약 조건을 활성화시키는 등의 부분들, 그리고 경기부양책을 통해 가계나 기업 쪽에 소득이 증가될 수 있도록 지원을 한다던지 이런 것들과 함께 금융기관 대책이 병행돼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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