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행정원 국민투표심의위원회는 대만이 중국과 서명할 계획인 경제협력기본협정(ECFA)을 국민투표에 부치자는 제안을 거부했다.
국민투표심의위는 3일 밤 5시간에 걸친 심야 마라톤 회의 끝에 ECFA는 국민투표법이 규정하고 있는 국민투표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반대 12표, 찬성 4표로 부결됐다고 발표했다.
ECFA 국민투표 제안은 야당인 대만단결연맹이 국민투표법에 적법한 서명을 받아 지난달 중앙선거위원회의 심사에서 통과됐지만 이날 국민투표심의위가 부결한 것이다.
국민투표 제안이 부결되자 대만단결연맹과 민진당은 즉각 반박 성명을 발표했으며 앞으로 국민투표 문제는 11월 실시되는 5대 시장 선거는 물론 정계의 주요 쟁점으로 계속 남게 됐다.
대만단결연맹 황쿤후이 주석은 "이번 결정은 반민주적이고 공무원이 국민을 속이고 헌법이 부여한 기본권을 말살하는 짓"이라고 비난하고 "국민투표심의위를 폐지하는 국민투표를 제안할 것"이라고 밝혔다.
린여우창 민진당 대변인도 "정부가 또 다시 행정 수단의 간섭을 통해 이유가 못 되는 이유로 ECFA를 말살시켰다"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