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보유 성향 증가..시중 유통화폐 40조원 돌파

입력 2011-01-04 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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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에 도는 현찰이 40조원을 돌파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말 현재 유통 화폐 잔액이 43조3천억원이라고 4일 밝혔다. 이는 2009년 말 37조3천억원보다 6조원(약 16.0%) 증가한 규모다.

연간 유통 화폐 잔액은 1999년 20조원대를 기록한 데 이어 2008년 30조원을 넘었으며, 불과 2년 만에 40조원을 돌파했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약 갑절이 됐다.

한은은 화폐 잔액 가운데 대략 10조원은 각종 금융회사의 시재금(대고객 영업을 위해 준비한 현금)으로 보고 있다.

결국 순수하게 민간에 풀린 자금은 시재금을 제외한 33조원 정도로, 단순히 인구로 나누면 어림잡아 1인당 60만~70만원씩 현찰로 가진 셈이다.

이처럼 시중에 유통되는 화폐가 증가한 것은 무엇보다 경제 규모가 커진 결과다.

2009년 명목 국내총생산(GDP)은 1999년보다 93.6% 증가했다.

지난해 물가상승분을 뺀 실질 GDP 증가율이 6% 정도로 예상되는 만큼 경제 규모도 10년 사이 거의 2배가 됐다.

여기에다 최근 들어 현금보유 성향이 커진 것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지난해와 올해는 화폐발행 증가율이 21.4%와 16.0%로 경제 규모의 증가율을 크게 웃돌기 때문이다.

이내황 한은 발권국장은 "화폐발행액은 한 해 명목 GDP의 4% 정도를 차지하는 게 보통인데, 지난해는 이 비율이 다소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며 "소비자의 일상생활이나 경조사 등에서 씀씀이가 커져 현금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현금 수요가 늘어난 데는 5만원권이 본격적으로 유통된 것도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화폐발행에 잡히지 않는 수표를 5만원권이 상당 부분 대체하고, 고액권 발행으로 현금 휴대가 간편해져 현금이 더 많이 쓰였다는 것이다.

5만원권 발행 규모는 2009년 말 9조9천억원(1억9천800만장)에서 지난해 말 19조원(3억8천만장)으로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전체 화폐 발행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같은 기간 26.6%에서 43.9%로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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