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급속한 경기 회복으로 세금 수입이 늘면서 우리나라의 재정 적자가 정부 예상보다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가 최근 재정 운영 현황을 추산한 결과, 지난해 관리대상 수지는 15조~20조원 수준의 적자를 내면서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 적자 규모가 1%대 후반에 그친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정부가 지난해 목표로 잡은 재정적자 규모인 GDP 대비 2.7%보다 크게 좋아진 수치다.
재정부 관계자는 "작년에 재정 적자를 30조원 정도로 예상했는데 경기가 좋아지면서세금이 많이 걷혀 크게 줄었다"며 "GDP 대비로 보면 재정 적자 규모가 1% 후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관리대상 수지는 통합재정수지에서 사회보장성기금 흑자와 공적자금상환 소요를 제외한 것으로, 재정건전성 여부를 명확히 판단할 수 있어 통상 재정 흑자 또는 적자 여부를 판단할 때 쓰인다.
관리대상 수지는 2002년과 2003년 GDP 대비 0.7%와 0.1%로 흑자를 보였다가 2004년 -0.5%, 2005년 -1.0%, 2006년 -1.3%로 적자로 전환한 뒤 2007년 0.4%로 흑자로 돌아섰다.
이후 글로벌 경제위기가 닥치면서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로 2008년 GDP 대비 -1.5%, 2009년 -4.1%까지 악화됐다.
그러나 지난해는 경기가 크게 좋아지면서 국세 수입이 당초 목표보다 7조원이 넘는 170조원가량 걷히면서 재정 여건이 크게 개선됐다.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관리대상 수지는 6조2천억원 적자를 기록했고 12월에 적자가 대폭 늘어났다고 해도 정부 목표치인 30조1천억원 적자의 절반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국가채무도 지난해 연말을 기준으로 400조원을 넘지 않은 것으로 추산됐다.
지난해 국가채무는 392조여원으로 전년의 359조6천억원보다 32조여원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예상했던 지난해 국가채무 400조4천억원보다 급감한 규모다.
국가채무는 외환 위기를 거치면서 2000년 111조2천억원으로 100조원을 돌파했으며 2004년에 203조7천억원, 2005년 247조9천억원, 2006년 282조7천억원, 2007년 299조2천억원, 2008년 309조원으로 매년 급격히 증가해왔다.
이처럼 지난해 국가채무가 390조원 초반대로 유지되고 경제성장률이 당초 정부가 예상했던 5.8%가 아닌 6%를 넘어섬에 따라 국가채무비율 또한 34.2%로 당초 정부 목표보다 0.5%포인트 낮아진 것으로 추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