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지수를 이끌어 준다면...

입력 2011-03-27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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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속에 나쁜 바이러스가 침투하게 되거나 원하지 않는 독소가 들어올 경우 즉각 비상이 걸린다.

검문검색이 강화되고 가장 최근에 몸속으로 들어온 것들을 빠른 속도로 배출시킨다.

감기가 심하게 걸려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가 되었을 때 최악의 설사 마저 생기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상하게도 설사 이후에는 좀 개운해지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아마도, 신비한 우리 몸의 자율정화작용 때문일 것이다.

이런 것을 ''카타르시스 효과''라고 하는데 증시에도 이런 효과가 나타났다.

리비아 사태와 중동지역의 소요사태가 점차 미궁으로 빠지고 있고 지난 주말에는 포르투갈의 2년물 국채 수익률이 1999년 이후 처음으로 7%를 넘어서면서 남유럽 문제가 다시 불거지는 가운데 주가는 아주 빠른 속도로 회복되었다.

“V"자 급등이라는 말이 이런 시장을 두고 하는 말이 될 것이다. 단 7영업일 동안 미국의 공포지수 VIX는 40%나 넘게 하락했다. 이런 기록은 과거에 없던 대기록이다.

중동의 사태도 남유럽 문제도 모두 가라 앉혀 버린 호재는 다름 아닌 일본의 지진과 사상 최악의 원전사태라고 하는 더 큰 악재가 호재의 역할을 했을 가능성이 크다.

결국 더 큰 악재(설사)가 작은 악재들을 치료하는 카타르시스 효과로 인해 바닥이 더 앞당겨졌던 것이다.

주가가 반등을 주었으니 무척 고마운 일이지만 이제 중대한 기로점이라고 추정되는 2106포인트를 지척에 둔 거리까지 올랐으니 진중하게 고민을 해야할 때다.

"가지고 갈까? 아니면 좀 덜어낼까?"

일단, 한 가지 흥미로운 단서에 주목해보자.

지금까지 IT 대형주들은 일본 지진에 대해 반사이익을 받게 될 것이라는 대다수의 전망과 달리 오히려 시장을 큰 폭으로 언더퍼폼 했었다.

하지만 지난 주 목요일에는 미국에서 마이크론 테크놀러지가 8%나 상승하면서 다시 IT의 반사이익이 관심을 끌기 시작했고 급기야 주말 장에서 삼성전자가 3.41%나 상승하면서 전체 IT 대형주들의 부활이 시작되었다.

종합지수는 이제 고지를 앞두고 있는데 지금까지 잠자던 삼성전자가 갑자기 강하게 치솟았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속단하기는 이르지만 만약 몇 가지 조건만 맞아 진다면 그동안 푸대접을 받았던 IT가 이번 주에 대안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예를 들어보자.

지난 주말 찰스 플로서 필라델피아 연방은행 총재가 “만약 출구전략이 시작된다면 1년 안에 금리가 2.5%까지는 올라야 한다면서 그동안 잊혀 지냈던 출구전략이 다시 전면에 나서는 분위기다. 게다가 관심을 끌던 유로 정상회담에 예상보다 실망스럽게도 이렇다 할 결과물을 도출시키지 못했다.

이로 인해 유로화가 약세를 보인데다가 찰스 플로서의 강경한 발언이 겹쳐지면서 금융시장은 큰 폭으로 요동했다.

주말 뉴욕 시장에서는 국채 수익률은 상승했고 상품가격은 하락했으며 달러화는 강세를 보였다.

만약 달러화가 이번 주에 다시금 강세를 보인다면 지금까지 강세를 보였던 상품가격은 조정 국면에 들어가면서 잠자고 있던 IT가 강세를 보일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다는 말이 되는 것이다.

차트를 보면 종합지수는 하락폭의 절반 이상을 커버하고 전 고점 탈환을 앞두고 있지만 삼성전자는 고작 바닥에서 머리 하나 내민 정도다.

만약 삼성전자가 IT의 부활을 이끌어만 준다면 전 고점에 대한 도전도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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