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동서남북] 한국의 부촌이 달라진다

입력 2011-05-03 17:08   수정 2011-05-03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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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진의 차량이 향한 곳은 고급 주택이 밀집한 용산구 이태원동.

높은 담들과 간간이 보이는 고급차가 이곳이 부촌임을 암시합니다.

머지않아 취재진은 차로 한참을 달려야 그 끝을 볼 수 있는 대저택과 만났습니다.

삼엄한 감시카메라가 집주인이 누군지를 말해주는 듯 합니다.

바로 한국 최고의 부호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자택입니다.

대지 면적만 2143㎡에 달하는 이 회장의 자택은 한 화면에 담아내기 힘들 정도로 거대한 위용을 자랑합니다.

10cm 두께의 방탄 유리창과 견고한 철재 담벽이 철옹성을 연상케 합니다.

이건희 회장의 자택은 올해도 전국에서 가장 비싼 집으로 기록됐습니다.

올해 공시지가는 97억7천만원으로 부동산 시장 침체 속에서도 1년 전보다 2억5천만원이 올랐습니다.

공시지가가 시세의 80% 선에서 매겨진다는 점에서 실제 가격은 100억원을 훌쩍 넘습니다.

이 회장은 이태원동 자택 외에도 80억원대의 장충동 자택과 국내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인 서초동 트라움하우스 등 다수의 주택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같은 이건희 회장이 강남 삼성동 요지에 또 하나의 자택을 신축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다시 한번 세간의 이목을 불러모으고 있습니다.

"제 뒤로 보이는 이곳이 바로 이건희 회장이 새로 짓고 있는 삼성동 자택 공사 현장입니다. 대지는 823㎡로 직접 와서 본 결과 생각보다 그렇게 크지는 않았습니다."

이 회장의 이태원동 자택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못미치는 크기입니다.

신축 현장은 5미터 높이 팬스에 둘러싸여 있어 전혀 안을 들여다 볼 수가 없습니다.

내부 구조가 외부에 노출되는걸 극도로 꺼리기 때문입니다.

관계자로 보이는 사람들이 현장을 둘러보고 있는 가운데 2층 공사가 진행되고 있음을 짐작할 뿐입니다.

이건희 회장은 서울의 수많은 집터 가운데 왜 이곳을 택했을까?

풍수 전문가에게 집터에 대한 평가를 들어봤습니다.

<인터뷰> 전항수 한국풍수지리연구원장
"풍수에선 땅을 용이라고 표현합니다. 여기는 대모산에서 죽 횡령을 해서 한강과 탄천이 만나는 지점, 즉 용진처라고 합니다. 그런 곳에 위치한 아주 좋은 그런 땅의 위치입니다."

지형을 자세히 살피기 위해 인근 고층 건물에 올라가 주변을 둘러봤습니다.

<인터뷰> 전항수 한국풍수지리연구원장
"이 지역의 풍수를 봐보면 능선을 기점으로 해서 우측에 탄천이 흐르고 탄천과 한강이 다시 합류해서 둥글게 환포를 시작하는 그런 지점입니다. 물이 환포를 한다는 것은 그 안에 좋은 땅이 있다는걸 암시를 해주는 겁니다. 특히나 물이 둥그렇게 금성 환포를 한다는 것은 재물운에 상당히 좋은 물의 흐름입니다."

한국의 최고 부자답게 집터 하나를 고르더라도 확실한 재물운이 따르는 곳을 택한다는 걸 엿볼 수 있었습니다.

취재진은 이 회장의 삼성동 신축 자택을 취재하는 과정에 재미있는 풍문을 접했습니다.

자택 부지 뒷편에 위치한 인근 학교의 풍수적 가치를 높이 산 이 회장이 당초에는 그곳을 집터로 삼으려고 했다는 겁니다.

이 회장이 학교측에 부지 이전을 제안했지만 거절당하자 대안으로 학교 인근의 지금의 택지를 매입했다는 겁니다.

취재진은 이같은 풍문의 사실 여부는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학교측 역시 학교 부지가 갖는 가치를 높이 사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기자> 이건희 회장이 학교 부지를 매입하려 했다는 얘기를 들어보셨나요?

<전화 인터뷰> A학교 관계자
"사담으로 학교 입지가 좋은데 주변과 잘 안맞으니까 싹 밀고 개발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사담으로 해본 적은 있습니다. 그런 얘기가 있었다는건 모르겠습니다."

이건희 회장이 삼성동 부지를 매입한 방식도 흥미로운 대목입니다.

이 회장은 해당 부지를 2008년 7월초 71억5천만원에 사들였습니다.

당시 해당 부지의 감정가격은 80억2400만원.

10% 이상 싼 가격입니다.

어떻게 이런 거래가 가능했을까?

이는 해당 부지가 신탁회사가 공매로 내놓은 매물이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공매 매물은 낙찰자가 없어 유찰될 때마다 기준 가격이 떨어지는 구조로 돼 있습니다.

<인터뷰> 정광영 한국부동산연구소장
"한 번 유찰될 때마다 공매는 보통 5% 정도 내려가거든요. 예를 들면 1억짜리면 5백만원이 내려간다는 얘기거든요. 많이 내려가면 4번, 5번 그 이상도 내려갈 수도 있어요. 절반 금액까지도 내려갈 수 있습니다."

이 회장은 강남의 노른자 땅을 두번 유찰될 때까지 기다린 후 시세보다 훨씬 싼 가격에 사들였던 겁니다.

두 번 유찰될 만큼 주목못받던 땅을 사들인 이건희 회장의 선택은 과연 옳았던 걸까?

이 회장이 이 땅을 공매로 매입할 당시 3.3㎡당 시세는 2,871만원.

현재 시세는 평균 4천만원선으로 3년만에 이 회장은 40%의 수익률을 거둔 셈입니다.

대부분의 대부호들이 크든 작든 울창한 산자락이나 공원 가까이에 집터를 정한다는 것도 눈길을 끕니다.

쾌적한 환경과 조망권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이고 각종 재개발로 인한 주거환경 변화 소지를 없애기 위한 겁니다.

<전화 인터뷰> 서정렬 영산대 부동산금융학과 교수
"공원 등의 특정 도시계획 시설들은 특정 필지에서 보면 조망 경관 등이 형성되기 때문에 긍정적인 입지가 될 수 있고요. 대부분 공원 등이 입지하는 경우에는 혐오시설 등 다른 용도의 도시계획 시설들의 입지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조망 가치 형성이 유리한 측면이 있습니다."

초일류 부자들이 길모퉁이에 집터를 정한다는 것도 공통적입니다.

SK그룹 최태원 회장의 논현동 자택입니다.

근사한 현대식 건물로 꾸며진 최 회장의 자택은 모퉁이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최태원 회장의 자택과 한 집 건너에 위치한 이명박 대통령의 논현동 사저입니다.

이 대통령은 퇴임 후 이 곳에서 여생을 보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역시 길모퉁이에 있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이건희 회장의 이태원동 자택과 삼성동 신축 자택 역시도 이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습니다.

최근 한 통계에 따르면 30대 재벌 일가족 가운데 20% 가까이가 2005년 이후 강북에서 강남으로 터전을 옮긴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창업 세대에서 2세, 3세로 이어지면서 쾌적하고 편의 시설이 많은 강남을 선호하기 때문입니다.

초일류 부자들의 이같은 대이동에 따라 전통적인 부촌의 무게중심도 강북에서 강남으로 점차 옮겨가고 있습니다.

<인터뷰> 전항수 한국풍수지리연구원장
"부자들은 부자들끼리 모여서 살고 유유상종, 끼리끼리 이렇게 표현들을 하시지만 부촌이 형성되면 거기엔 다른 분들보다 부자들이 한 곳으로 일정 장소로 모이면 그쪽에 쭉 모이면 그런 이유도 있고 그런 곳은 거의 다 풍수가 좋습니다. 이분들은 알게 모르게 풍수라는 학문을 다 대입해서 주택이나 아니면 중요 사업처, 본사 사옥이나 이런걸 선별하거나 위치 입지 선정할 때 반드시 풍수를 봅니다."

한국의 초일류 부자들은 그들만의 삶의 방식으로 새로운 부촌의 지형도를 그려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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