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은 장작을 태우기에는…

입력 2011-05-12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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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시장의 변동성은 지난 주 은(銀)으로부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31년래 최고치를 경신했던 은이 겨우 1주일도 채 되기도 전에 28%가 급락하더니만 주초에는 이틀 동안 9%나 반등했었고 목요일 새벽에는 또 다시 7.7%나 하락했다.

유가도 마찬가지다. 11% 폭락했던 유가가 미시시피의 범람 우려로 이틀간 급등을 하더니만 다시 목요일 새벽에는 원유와 휘발유 가격이 동반 급락세를 보였다.

특히 휘발유 가격은 하한가까지 급락하면서 뉴욕 상품거래소에서의 휘발유 거래가 한 때 중단되기도 했다.

국제 곡물가격도 밀 옥수수 대두 등 3대 곡물이 4%이상 하락을 하는 등 번지점프를 하고 있다. 그동안 최고치를 경신해가던 커피마저도 목요일 새벽에는 3%나 하락했다.

갑자기 잘 가던 원자재들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것일까?

필자가 꾸준히 거론했었지만 지금까지 석유는 모자라지 않았었다. 그저 양적완화로 인해 돈 가치의 하락이 진행되면서 상대적 가치가 오른 것 뿐이다.

석유 선물의 인수도 장소인 쿠칭에는 석유를 더 이상 둘 곳이 없어 폐 유조선까지 동원될 정도였고, 특히 최근에는 일본의 정유사들이 쓰나미로 인해 타격을 받는 바람에 원유를 생산해도 정제할 시설이 부족해지니 원유의 재고는 사상 최고치까지 치솟았다.

리비아 문제로 유가가 오르고 있다는 것은 그저 핑계일 뿐, 정작 유가 상승의 진짜 이유는 과도한 유동성이 가장 큰 원인이었던 것이다.

마치 불길이 강하면 이슬에 젖은 장작도 충분히 태워버릴 수 있는 것처럼… 그동안 2차 양적완화가 진행이 되는 동안 달러화는 9% 이상 절하되면서 온갖 악재를 모두 소화해낼 수 있었다.

그리스 문제로 유로화가 약세를 보이고 싶어도… 석유 재고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해서 유가가 좀 내려가고 싶어도… 중국에서의 수요가 작아져서 LME에서의 구리 재고가 늘어나 구리값이 하락하고 싶어도… 워낙 달러화의 하락속도가 가파르다보니 모든 실물자산의 상대적 가치는 악재를 무시하고 오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달러화 약세라고 하는 불길이 이제는 조금씩 작아지고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할 때가 다가오고 있다.

모든 악재를 태워버릴 수 있었던 달러화의 약세기조가 흔들리게 되면서...당분간 시장에서는 악재에 대한 민감도가 커지게 될 것이다.

<글. 박문환 동양종금증권 강남프라임센터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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