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자금으로 회사 빚 청산 ''심각''

입력 2011-05-16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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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올해 상장한 주요 기업들이 상장과정에서 공모한 자금의 상당부분을 회사 빚 갚는데 쓴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상장을 앞둔 기업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였습니다.

이기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다음달 3일 상장예정인 세아특수강이 금융감독원에 공시한 투자설명서입니다.

일반공모청약으로 620억원을 모집하는데 이 중 32%인 200억원은 차입금 상환에 사용한다고 돼 있습니다.

상장과정에서 일반투자자들로부터 확보한 자금 중 3분의 1을 회사 빚 갚는데 쓴다는 얘기입니다.

세아특수강이 공모자금으로 상환하려는 채권은 신한은행이 3년전 발행한 무보증사모사채 제10호와 11호로 각각 오는 7월과 9월 만기가 도래합니다.


세아특수강이 차입금 상환일정에 맞춰 만기도래 한달 전에 상장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들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회사측은 이같은 의혹을 부인했습니다.

<전화 인터뷰> 세아특수강 관계자
"최적의 성장 시점으로 봤을 때 지금이 최적 상장 시기가 아니냐. 한창 성장할 때 상장해야 않겠나 그런 부분하고. (사모사채 만기 곧 도래하던데 차입금 상환시점 맞춰서 상장 일정 결정한 건가요?) 그건 아니고요."

이런 식의 빚 청산은 비단 세아특수강의 일만은 아닙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월 상장한 일진머티리얼즈는 공모금액 중 무려 63%에 달하는 공모자금 1,150억원을 산업은행과 외환은행에 차입금 갚는 용도로 썼습니다.

이보다 한달 앞서 상장한 현대위아도 공모자금의 19%에 해당하는 975억원을 단기차입금과 회사채를 상환하는데 사용했고,

1월에 상장한 두산엔진도 무보증사채와 신디케이트론 상환에 공모자금 중 43%인 863억원을 사용했습니다.

하지만 기업의 상장심사를 담당하는 한국거래소는 이에 대해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전화 인터뷰> 한국거래소 관계자
"(몇 % 까지만 차입금을 상환해야 한다는 제한은 없고요?) 그런 건 없습니다. 그 자체가 문제되진 않습니다."

기업이 상장을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것은 상장의 또 다른 목적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업이 투자자들의 돈을 끌어 모아서 빚을 갚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지, 또 그런 식으로 빚을 갚는다면 적정선이 어느 정도 인지는 한 번 생각해 볼 일입니다.

WOW-TV NEWS 이기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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