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디폴트 발생시 신흥국 국채투자..'제2 키코 사태' 가능성은?

입력 2011-08-01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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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들어 월지급식 신흥국 국채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많이 들어올 때에는 하루에 300억원이 넘을 때도 있다고 한다.

재테크 혼돈기에 신흥국 국채투자가 인기를 끄는 것은 고성장·고물가에 따라 금리가 높고 환차익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가장 인기를 끄는 브라질 국채상품은 연 10%에 가까운 수익률을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 시중은행의 각종 예금금리가 평균 4%에 못미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2배가 넘는 수준이다.

최근처럼 신흥국으로 자금이 유입될 때에는 이들 상품의 인기는 지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미국의 디폴트와 같은 특정사건을 계기로 유입된 자금이 급격히 이탈되는 경우다.

환율 급등으로 환차손이 발생해 경우에 따라서는 ‘제2의 키코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한 설문결과를 보면 신흥국 채권상품에 가입한 대부분 사람들은 이 점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론적으로 급격한 외국자본 유출에 대응방안으로 크게 두 가지로 분류된다.

하나는 사전적 혹은 선제적 대응방안으로 외국자본 유입규제와 유출규제다.

또 다른 하나는 유입국의 내부역량을 강화하는 방안으로 외환보유액을 대폭 확보하거나 운용수익 등 외환보유액 활용능력 제고, 외화건전성 규제 등이다.

급격한 자본유출 대응방안에 대해 실효성을 검토한 기존의 연구를 종합해 보면 신흥국들이 최우선 순위를 둬서 추진해 왔던 외국자본 유입규제는 기대했던 만큼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외국자본 유출입 규제보다 앞서가는 고도의 파생금융기법이 발달되는 데다, 국제간 자금흐름이 각종 캐리자금이 주도되면서 외국자본 규제 이후에도 약간의 수익률 차이가 나면 종전보다 자금유출입이 심해지는데 기인한다.

급격한 자본유출의 대응방안으로 외환보유액 확충은 1990년대 이후 중남미 외환위기, 아시아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신흥국들이 외부요인에 의한 위기를 방지하기 위한 내부적인 안전장치로 가장 중시하고 있다.

연구자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외환보유액이 10억 달러 증가하면서 이들 국가들이 위기를 겪을 확률이 평균 50bp 정도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환보유액 확충이 위기발생 확률을 낮게 하는 것은 신흥국들이 자본 자유화가 진전되는 상황에서 유입되는 외국자본이 레버리지 투자를 즐기는 각종 펀드에 의해 주도 되기 때문이다.

당초 예기치 못한 사유로 이들이 증거금 부족이 발생하면 자본 회수국으로 선택된 신흥국에서는 한꺼번에 대규모 자금이 이탈되는 과정에서 위기가 발생돼 왔다.

이런 상황에서는 외환보유액이 많으면 많을수록 위기발생 억제효과는 커진다.

급격한 자본유출 방지책으로 가장 효과가 큰 외환보유액을 얼마나 보유하는 것이 적정한가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외환보유액의 정의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국제통화기금은 `외환보유액은 교환성이 있고 시장성이 높은 자산으로서 국제수지 불균형의 보전목적으로 통화당국에 의해 즉시 사용가능하고 통제되는 대외자산`으로 정의했다.

즉, 국제수지 불균형과 환율불안에 대비하기 위한 전통적인 목적으로 외환보유액의 역할을 강조했다.

하지만 갈수록 자본자유화 진전과 이에 따른 외환위기 등의 영향으로 외환위기 방지 또는 해외자본의 갑작스런 유입감소나 유출에 대비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라는 견해가 우세해지고 있다.

신흥국들의 정책사례에서도 외환보유액 확충이 가장 효과가 크게 나타난 것도 동일한 맥락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국제금융기구와 학계에서 적정외환보유액을 추정하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 즉 과거 경험으로부터 잠재적인 외환지급 수요를 예상지표로 삼아 구하는 `지표접근법`, 외환보유액의 수요함수를 도출해 추정하는 `최적화 접근법`, 외환보유액 수요함수로부터 행태방정식을 추정해 계량적으로 산출하는 `행태방정식 접근법`으로 구분돼 왔다.

세 가지 방법 가운데 가장 널리 사용되는 것은 지표접근법이다.

이 방식은 외환보유액 보유동기에 따라 IMF방식과 그린스펀·기도티 규칙, 캡티윤 모형 등으로 세분된다.

추정하는 방법에 따라 같은 국가라 하더라도 적정외환보유액 규모는 크게 차이가 나고 우리도 적정외환보유액 규모를 놓고 논란이 끝이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신흥국들의 외환보유액은 이미 적정수준을 넘어선 것으로 파악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쌓으려고 열을 올리고 있다.

미국 등이 신흥국 외환보유액의 최고한도(cap)를 씌우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국제금융시장에서 문제가 될 만큼 외환보유액이 많이 쌓인 상황에서는 신흥국 국채투자가 `제2 키코` 사태로 악화될 가능성은 그만큼 낮아졌다고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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