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철도공사, 코레일이 전국적으로 20여곳에 민자역사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민자역사 대부분 공사가 중단되거나 사업을 접는 곳들이 늘고 있습니다.
부동산팀 권영훈기자와 함께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앵커>
민자역사 개발사업이 뭐고, 최근 제대로 추진이 안되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민자역사는 코레일이 민간 자본을 유치해 노후하고 좁은 역사를 바꾸는 사업입니다.
기존 역사 기능 이외에 쇼핑과 문화 기능을 갖춘 복합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건데요.
민자역사는 경영난을 겪고 있는 코레일의 대표적인 수익사업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돈 한푼 없이 역사부지만 제공하고, 민간으로 부터 배당을 받는 `알토란` 같은 사업인데요.
코레일은 2000년대 초반 부동산 호황기때 민자역사 개발사업을 쏟아냈습니다.
그런데 경기침체로 사업추진이 어려워지면서 민자역사가 `애물단지`로 전락한 겁니다.
<앵커>
최근 민자역사 개발을 맡은 민간사업자 관련 비리들이 우후죽순처럼 나오고 있죠?
<기자>
취재진은 시행사 경영진 비리로 몸살을 앓고 있는 창동 민자역사로 가봤습니다.
<브릿지-권영훈기자>
"창동 민자역사 건설현장입니다. 완공시점이 올 연말이지만 지난해 11월 이후 공사가 중단돼 뒤로 보이는 것 처럼 앙상하게 뼈대만 남아 있습니다"
창동 민자역사는 2004년 2월 건축허가를 받았지만 대우건설과 대덕건설, 효성건설 등 시공사만 3차례가 변경됐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2007년 효성건설이 공사에 들어갔지만 지난해 11월 이후 9개월째 공사가 중단된 상황입니다.
시행사인 창동역사(주)가 공사비 200억원을 미납하면서 시공사인 효성이 현재 유치권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시행사 역시 대주주가 서초엔터프라이즈에서 사보이, 디앤케이하우징, 블루센트럴스테이션 등 4번이나 바뀌었습니다.
서초엔터프라이즈의 경우 분양대행사로 시행사 모두가 민자역사 개발경험이 전무한 곳들입니다.
특히 잦은 시행사 교체 과정에서 불법대출 문제가 발생하면서 개발사업이 사실상 멈춰버렸습니다.
현 시행사 대주주인 김 모씨는 전 대주주인 안 모씨로 지분 67.2%를 넘겨 받았습니다.
이를 위해 김 씨는 자기 자본이 아닌 창동역사(주) 주식을 담보로 한화투신으로 부터 310억원을 빌렸습니다.
한화투신의 돈은 문화체육관광부의 기금으로, 김 씨는 무일푼으로 창동 민자역사 사업권을 얻은 겁니다.
대주주인 김 씨는 또 시행사 총괄본부장을 맡아 대출 이자를 분양대금으로 갚아 배임.횡령혐의로 검찰에 구속됐습니다.
<인터뷰 - 창동역사(주) 관계자>
"창동역사(주) 대표이사는 이 사업과 관련 없이 다른 일로 구속됐고, 또 대주주도 구속됐죠. 대주주이면서 우리 회사에 총괄본부장으로 분양.시공.경리 전반을 맡다가 그게 문제가 된 것"
전 대주주인 안 모씨 역시 창동역사(주)를 담보로 다른 사업에 지급보증을 섰다가 사업실패로 우발채무가 발생해 창동민자역사는 현재 압류가 걸린 상태입니다.
<브릿지-권영훈기자>
"창동 민자역사 개발이 사실상 좌초 위기에 놓이면서 그 피해를 분양계약자들이 고스란히 떠안게 됐습니다"
2005년 1월 상가분양을 받은 계약자수가 980여명. 이들이 창동역사(주)에 납부한 돈이 900억원에 이릅니다.
계약자들은 공사비 300억원을 지출하고 나머지 돈을 어디다 썼는 지 모르겠다며 울분을 토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 황인철 / 창동민자역사 상가계약자 협의회 대표>
"계약자 중 시행사로 부터 1구좌만 분양 받으러 갔다가 `전망이 있으니까 1구좌 더 분양 받으면 권리금 받고 팔 수 있다`라는 꼬임에 속아 융자 받아 투자해서 이자내고 있는 사람도 많고, 노후자금으로 퇴직금을 전액 넣어둔 계약자도 많고, 그런 계약자들이 지금 밤잠을 못자고 있다"
계약자들은 이달 말 코레일 본사와 창동역 등지에서 피해보상을 위한 대규모 집회를 열 예정입니다.
<앵커>
상황이 심각해 보이는데요. 코레일이 무자격자에게 사업권을 주면서 사태가 커진 것 같습니다.
<기자>
네. 코레일이 사업능력이 안되는 민간사업자에게 사업권을 넘기면서 문제가 발생한 겁니다.
그런데 코레일은 이렇다할 대응없이 뒷짐만 지고 있습니다.
창동 민자역사 개발에 대한 코레일의 반응입니다.
<전화 인터뷰 - 코레일 관계자>
"(기자 질문) 시행사 선정 당시 민자개발 사업에 문외한인 분양대행사를 뽑아 놓고 자본금 100억원 자격요건 기준을 맞춰 놓고...문제가 있는 거 아닌가?"
"(답변) 그때 당시 업무를 제가 하지 않았기 때문에 제가 잘 모르겠고"
코레일은 또, 시행사 경영진의 구속 등 비리와 관련 손 쓸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전화 인터뷰 - 코레일 관계자>
"철도공사화 이후에 국유철도에 운영에 관한 특별법이 폐지돼 민자역사에 대한 업무 검사권이 없어졌다. 2005년 1월 1일부터. 실제 대주주가 서초엔터프라이즈인데 67.2% 지분을 갖고 있어 경영권 행사에 한계가 있다"
그런데 취재과정에서 새로운 사실을 알았습니다.
현 시행사 부사장이 코레일 퇴직임원입니다.
<전화 인터뷰 - 코레일 관계자>
"감사는 아니고 부사장이 공사출신 퇴직임원이다. 감사는 아니고"
처음부터 시행사 창동역사(주)는 코레일 퇴직임원의 직장보험이었고, 관리감독은 먼나라 얘기인 셈입니다.
그렇다면 창동 민자역사 개발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
시행사 담보를 쥔 한화투자신탁은 담보권을 행사해 새로운 경영진으로 교체할 예정입니다.
<전화 인터뷰 - 한화투신운용 관계자>
"다시 사업성 개선시키는 구조로 경영진 교체를 해서 다시 진행할 수 있죠. 경영진의 배임과 횡령 등이 문제가 된 거니까요"
하지만, 최악의 상황에 법정관리로 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지역 숙원사업인 창동 민자역사 개발이 중단되면서 주민들의 반발도 커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 이명자 / 창동 주민>
"주위가 너무 지저분하고 빨리 지어져서 보기좋은 창동이 됐으면 좋겠다. 역전 주변도 뭐고 불편한 점도 많다. 민자역사가 되어야지 창동역도 발전이 있을 것 아닌가"
<앵커>
코레일의 민자역사 개발, 쉽지 않아 보이는데요. 정리해주시죠.
<기자>
전국적으로 20여개 민자역사 개발이 추진되고 있는데요.
각종 소송이나 파행운영으로 사업이 장기화되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서울역과 영등포역. 수원역과 같이 민자역사가 성공적으로 문을 연 곳들이 있습니다.
이들의 공통점은 한화와 롯데, 애경 등 유통경험이 풍부한 대기업들이 참여한 곳입니다.
전문가들은 "부동산개발 방식으로 민자역사 개발에 참여하는 곳들은 성공하기 어렵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인터뷰 -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
"민간사업자 선정시 사업적 업무능력을 심사함에 있어서 사업적 아이템이외에 자금조달능력이라든가 사업완수 과거 수행이력 등을 심사하는 게 너무 부족한 것. 민자역사 개발 사업을 부동산 개발에 대한 판매사업으로 자꾸 전용하는 부분이 문제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유통 경험이나 부동산개발 경험이 없는 곳들이 참여한 곳은 사업적으로 완숙도를 이끌어 내기가 어렵다"
나아가 사업주관사인 코레일이 수익을 쫓기 이전에 사업자 선정과 관리감독에 충실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브릿지-권영훈기자>
"거듭되는 사업실패와 각종 비리가 난무하고 있는 민자 역사 개발.
사업 주체의 자격 검증과 적극적인 관리 감독이 필요해 보입니다"
한국철도공사, 코레일이 전국적으로 20여곳에 민자역사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민자역사 대부분 공사가 중단되거나 사업을 접는 곳들이 늘고 있습니다.
부동산팀 권영훈기자와 함께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앵커>
민자역사 개발사업이 뭐고, 최근 제대로 추진이 안되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민자역사는 코레일이 민간 자본을 유치해 노후하고 좁은 역사를 바꾸는 사업입니다.
기존 역사 기능 이외에 쇼핑과 문화 기능을 갖춘 복합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건데요.
민자역사는 경영난을 겪고 있는 코레일의 대표적인 수익사업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돈 한푼 없이 역사부지만 제공하고, 민간으로 부터 배당을 받는 `알토란` 같은 사업인데요.
코레일은 2000년대 초반 부동산 호황기때 민자역사 개발사업을 쏟아냈습니다.
그런데 경기침체로 사업추진이 어려워지면서 민자역사가 `애물단지`로 전락한 겁니다.
<앵커>
최근 민자역사 개발을 맡은 민간사업자 관련 비리들이 우후죽순처럼 나오고 있죠?
<기자>
취재진은 시행사 경영진 비리로 몸살을 앓고 있는 창동 민자역사로 가봤습니다.
<브릿지-권영훈기자>
"창동 민자역사 건설현장입니다. 완공시점이 올 연말이지만 지난해 11월 이후 공사가 중단돼 뒤로 보이는 것 처럼 앙상하게 뼈대만 남아 있습니다"
창동 민자역사는 2004년 2월 건축허가를 받았지만 대우건설과 대덕건설, 효성건설 등 시공사만 3차례가 변경됐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2007년 효성건설이 공사에 들어갔지만 지난해 11월 이후 9개월째 공사가 중단된 상황입니다.
시행사인 창동역사(주)가 공사비 200억원을 미납하면서 시공사인 효성이 현재 유치권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시행사 역시 대주주가 서초엔터프라이즈에서 사보이, 디앤케이하우징, 블루센트럴스테이션 등 4번이나 바뀌었습니다.
서초엔터프라이즈의 경우 분양대행사로 시행사 모두가 민자역사 개발경험이 전무한 곳들입니다.
특히 잦은 시행사 교체 과정에서 불법대출 문제가 발생하면서 개발사업이 사실상 멈춰버렸습니다.
현 시행사 대주주인 김 모씨는 전 대주주인 안 모씨로 지분 67.2%를 넘겨 받았습니다.
이를 위해 김 씨는 자기 자본이 아닌 창동역사(주) 주식을 담보로 한화투신으로 부터 310억원을 빌렸습니다.
한화투신의 돈은 문화체육관광부의 기금으로, 김 씨는 무일푼으로 창동 민자역사 사업권을 얻은 겁니다.
대주주인 김 씨는 또 시행사 총괄본부장을 맡아 대출 이자를 분양대금으로 갚아 배임.횡령혐의로 검찰에 구속됐습니다.
<인터뷰 - 창동역사(주) 관계자>
"창동역사(주) 대표이사는 이 사업과 관련 없이 다른 일로 구속됐고, 또 대주주도 구속됐죠. 대주주이면서 우리 회사에 총괄본부장으로 분양.시공.경리 전반을 맡다가 그게 문제가 된 것"
전 대주주인 안 모씨 역시 창동역사(주)를 담보로 다른 사업에 지급보증을 섰다가 사업실패로 우발채무가 발생해 창동민자역사는 현재 압류가 걸린 상태입니다.
<브릿지-권영훈기자>
"창동 민자역사 개발이 사실상 좌초 위기에 놓이면서 그 피해를 분양계약자들이 고스란히 떠안게 됐습니다"
2005년 1월 상가분양을 받은 계약자수가 980여명. 이들이 창동역사(주)에 납부한 돈이 900억원에 이릅니다.
계약자들은 공사비 300억원을 지출하고 나머지 돈을 어디다 썼는 지 모르겠다며 울분을 토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 황인철 / 창동민자역사 상가계약자 협의회 대표>
"계약자 중 시행사로 부터 1구좌만 분양 받으러 갔다가 `전망이 있으니까 1구좌 더 분양 받으면 권리금 받고 팔 수 있다`라는 꼬임에 속아 융자 받아 투자해서 이자내고 있는 사람도 많고, 노후자금으로 퇴직금을 전액 넣어둔 계약자도 많고, 그런 계약자들이 지금 밤잠을 못자고 있다"
계약자들은 이달 말 코레일 본사와 창동역 등지에서 피해보상을 위한 대규모 집회를 열 예정입니다.
<앵커>
상황이 심각해 보이는데요. 코레일이 무자격자에게 사업권을 주면서 사태가 커진 것 같습니다.
<기자>
네. 코레일이 사업능력이 안되는 민간사업자에게 사업권을 넘기면서 문제가 발생한 겁니다.
그런데 코레일은 이렇다할 대응없이 뒷짐만 지고 있습니다.
창동 민자역사 개발에 대한 코레일의 반응입니다.
<전화 인터뷰 - 코레일 관계자>
"(기자 질문) 시행사 선정 당시 민자개발 사업에 문외한인 분양대행사를 뽑아 놓고 자본금 100억원 자격요건 기준을 맞춰 놓고...문제가 있는 거 아닌가?"
"(답변) 그때 당시 업무를 제가 하지 않았기 때문에 제가 잘 모르겠고"
코레일은 또, 시행사 경영진의 구속 등 비리와 관련 손 쓸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전화 인터뷰 - 코레일 관계자>
"철도공사화 이후에 국유철도에 운영에 관한 특별법이 폐지돼 민자역사에 대한 업무 검사권이 없어졌다. 2005년 1월 1일부터. 실제 대주주가 서초엔터프라이즈인데 67.2% 지분을 갖고 있어 경영권 행사에 한계가 있다"
그런데 취재과정에서 새로운 사실을 알았습니다.
현 시행사 부사장이 코레일 퇴직임원입니다.
<전화 인터뷰 - 코레일 관계자>
"감사는 아니고 부사장이 공사출신 퇴직임원이다. 감사는 아니고"
처음부터 시행사 창동역사(주)는 코레일 퇴직임원의 직장보험이었고, 관리감독은 먼나라 얘기인 셈입니다.
그렇다면 창동 민자역사 개발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
시행사 담보를 쥔 한화투자신탁은 담보권을 행사해 새로운 경영진으로 교체할 예정입니다.
<전화 인터뷰 - 한화투신운용 관계자>
"다시 사업성 개선시키는 구조로 경영진 교체를 해서 다시 진행할 수 있죠. 경영진의 배임과 횡령 등이 문제가 된 거니까요"
하지만, 최악의 상황에 법정관리로 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지역 숙원사업인 창동 민자역사 개발이 중단되면서 주민들의 반발도 커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 이명자 / 창동 주민>
"주위가 너무 지저분하고 빨리 지어져서 보기좋은 창동이 됐으면 좋겠다. 역전 주변도 뭐고 불편한 점도 많다. 민자역사가 되어야지 창동역도 발전이 있을 것 아닌가"
<앵커>
코레일의 민자역사 개발, 쉽지 않아 보이는데요. 정리해주시죠.
<기자>
전국적으로 20여개 민자역사 개발이 추진되고 있는데요.
각종 소송이나 파행운영으로 사업이 장기화되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서울역과 영등포역. 수원역과 같이 민자역사가 성공적으로 문을 연 곳들이 있습니다.
이들의 공통점은 한화와 롯데, 애경 등 유통경험이 풍부한 대기업들이 참여한 곳입니다.
전문가들은 "부동산개발 방식으로 민자역사 개발에 참여하는 곳들은 성공하기 어렵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인터뷰 -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
"민간사업자 선정시 사업적 업무능력을 심사함에 있어서 사업적 아이템이외에 자금조달능력이라든가 사업완수 과거 수행이력 등을 심사하는 게 너무 부족한 것. 민자역사 개발 사업을 부동산 개발에 대한 판매사업으로 자꾸 전용하는 부분이 문제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유통 경험이나 부동산개발 경험이 없는 곳들이 참여한 곳은 사업적으로 완숙도를 이끌어 내기가 어렵다"
나아가 사업주관사인 코레일이 수익을 쫓기 이전에 사업자 선정과 관리감독에 충실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브릿지-권영훈기자>
"거듭되는 사업실패와 각종 비리가 난무하고 있는 민자 역사 개발.
사업 주체의 자격 검증과 적극적인 관리 감독이 필요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