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미국 내 유럽銀 자금 상황 조사 착수" - 월스트리트저널

입력 2011-08-19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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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권 지도부가 역내 채무위기 해결의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데 대한 금융시장 불안이 유럽 은행의 차입난으로 이어져 지난 2008년과 같은 금융위기가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마침내 미국 내 유럽 대형은행의 자금 상황을 본격 감시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9일 `연준이 대형 유럽은행을 조사하고 있다`는 기사에서 복수의 익명 소식통들을 인용해 외국은행의 비즈니스를 관장하는 연준 채널인 뉴욕연방준비은행이 미국에서 영업 중인 유럽대형은행들에 대해 일일 자금 상황에 관해 더 자세한 정보를 제공하도록 요구했다고 전했다.

일부 문제 은행에 대해서는 자금 차입구조를 개선하도록 압박이 가해지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뉴욕연방준비은행 관계자들은 WSJ에 자금 차입이 어려운 유럽 대형은행의 미국 사업에 대해 연준이 "매우 우려하고 있다"면서 이들 유럽 은행들의 미국 경영진과 뉴욕연방준비은행 측이 최근 회동했다고 전했다.

저널은 통상적으로 유럽 은행들이 자금시장이나 중앙은행 및 다른 시중은행에서 달러 자금을 차입하거나 아니면 보유 유로를 달러와 교환해왔으나 유로 채무위기가 해결되지 않고 오히려 심화하면서 문제가 생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저널은 연준의 `양적 완화` 덕택에 최근까지만 해도 유럽 은행들이 미국에서 달러를 차입하는 데 큰 문제가 없었다면서 그러나 양적 완화가 종료돼 유동성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상황이 달라졌다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17일 한 유럽 은행이 유럽중앙은행(ECB)으로부터 5억 달러를 일주일간 차입한 것이 알려지면서 시장 불안이 급격히 확산했음을 저널은 상기시켰다.

저널은 유럽에 은행이 근 8천개에 달하고 이들이 차입한 규모도 크지는 않으나 정상적인 달러 차입이 여의치 않아 이처럼 ECB에 손을 벌린 것이 지난 2월 이후 처음이란 점에서 금융시장에 충격이 큰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문은 모건 스탠리 분석을 인용해 유럽 은행들이 올해 들어 필요한 자금의 90%를 이미 차입해 아직까지는 괜찮을지 모르지만, 문제는 연말까지 약 800억유로(미화 약 1천150억달러)를 더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연준은 미국 내 유럽 은행들이 이미 자금시장에서 차입한 돈을 본국으로 보내지 않을까 신경을 쓰는 것이라고 저널은 전했다.

이와 관련, 영국 일간 가디언은 19일 미국에서 영업하는 유럽 은행 일부가 현지 차입한 달러를 본사로 보냈다는 미확인 보도가 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도 18일 유럽 은행들이 달러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것과 그 실상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는 데 대한 불안이 금융시장에서 `2008년식 위기가 재현되게 아니냐`는 걱정을 높이고 있다면서 한 유럽은행이 ECB로부터 달러를 차입한 것이 불안을 심화시키는 기폭제가 됐다고 분석했다.

로이터는 유럽 은행들에 대한 우려가 가라앉지 않는 상황에서 담보 추가 요구와 함께 자금시장에서도 일주일 이상은 빌려주지 않는 추세라면서 이 때문에 그리스 채권과 독일 국채(분트) 사이의 스프레드(수익률 차이)가 최근 며칠 사이 급등해 36%에 달했다고 지적했다.

유럽 은행들의 차입난은 자금시장 핵심 지표로도 확인돼 은행간 신용 정도를 가늠하는 3개월물 달러 리보(런던은행간금리)-OIS(오버나잇 인덱스 스와프) 스프레드가 18일 올해 들어 가장 높았다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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