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용사 함부로 바꾼 펀드, 손해 책임 있다"

입력 2011-09-06 13:48   수정 2011-09-06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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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 투자자들이 자산운용사를 상대로 낸 50억 원대 집단소송 항소심에서도 이겼다.

서울고법 민사5부(노태악 부장판사)는 주가연계펀드(ELF)에 투자했다가 투자금을 모두 날린 강모씨 등 214명이 우리자산운용 등을 상대로 낸 투자금반환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고 6일 밝혔다.

재판부는 일단 `계약을 소급해서 해제하고 원금을 전부 돌려달라`는 원고 측 주장은 "투자신탁계약이 유효하게 성립한 만큼 사후적 위반행위에 대해서는 손해를 배상받는 것으로 충분하다"며 원심과 같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하지만 "운용사가 투자설명서에 명시된 장외파생상품 거래 상대방을 임의로 바꾸는 바람에 투자자들이 손해를 입었다"며 "이 같은 상대방 변경은 자산운용회사의 재량 범위를 넘어선 것으로 운용사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운용상 과실로 손실이 생긴 만큼 투자자들의 과실은 없는 것으로 판단했으며, 수탁회사인 하나은행 측과 펀드 판매사에도 책임이 없다고 판결했다.

강씨 등은 2007년 6월 우리자산운용의 ELF인 `우리투스타파생상품 KW-8호`가 해외 금융사인 BNP파리바에서 발행하는 장외파생상품(ELS)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알고 투자했으나, 운용사가 임의로 거래처를 미국 리먼브러더스로 바꾼 뒤 글로벌 금융위기로 이듬해 리먼브러더스가 파산하면서 투자금을 전액 날리게 되자 소송을 냈다.

당시 `KW-8호`는 980여 명에게 284억 원어치나 팔렸으며, 총 50여억 원가량이 걸린 다른 소송 3건은 현재 각급 법원에서 승소와 패소가 엇갈린 상태다.

강씨 등을 대리한 법무법인 신아의 이종수 변호사는 "이달 15일이 리먼브러더스 파산 3년째로 이후에는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권의 소멸시효(3년)가 만료됐다는 주장이 가능해진다. 소송이 어려워질 여지가 큰 만큼 피해를 본 분들의 적극적인 법적 대응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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