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플러스] 세운지구, 시행사 '놀음판' 전락

입력 2011-09-07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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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울 종로구의 세운상가 주변을 6개 구역으로 나눠 개발하는 세운지구 개발사업이 수년째 표류하고 있습니다.
한 때 중국의 거대 자본을 끌어온다는 소식도 전해졌지만 사실상 물건너가면서 주민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는데요,
취재기자와 함께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세운상가를 포함한 주변 일대 개발사업이 어떤 것인지 짚어볼까요?

<기자>
`세운상가`는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로 서울의 대표적인 상가단지입니다.
지난 1968년에 국내에서 처음으로 주상복합건물로 지어져서 상징성이 깊은 곳인데요,
1980년대만 해도 최고의 종합 가전제품 상가로 인기를 모았지만 점차 쇠락하다 주변 지역와 함께 재개발 사업에 들어갔습니다.
그 사업이 바로 세운 재정비촉진지구 조성사업인데요,
쉽게 말해 세운상가를 단계적으로 허물고 주변을 6개 구역으로 나눠 개발하는 겁니다.
또 종로와 청계천, 을지로, 퇴계로 등을 하나로 잇는 대규모 녹지축도 조성하는 사업입니다.

<앵커>
세운상가 주변 개발사업이 시작된 것은 상당히 오래전 일로 알고 있는데요, 아직까지 이렇다 할 진척이 없다구요?

<기자>
세운지구 개발사업은 지난 2008년부터 본격적인 작업에 착수했습니다.
원래 예정대로라면 오는 2015년까지 모든 사업이 마무리돼야 하지만 가능성이 희박한 상황인데요,
세운지구 개발사업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직접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서울 종로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건물인 세운상가.
1단계 개발사업으로 조성된 작은 공원이 상가 앞에 덩그러니 놓여있습니다.
1천억원이 넘는 예산이 투입됐지만 찾는 사람은 거의 없이 방치된 상태입니다.
부동산 시장 침체로 2~3단계 사업이 첫삽을 뜨지도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세운상가 바로 옆에 위치한 세운4지구 일대.
보상문제가 얽히면서 떠난 상인과 남은 상인이 남긴 잔해로 사실상 폐허 상태입니다.
한낮에도 사람이 지나가기에 어려울 정도인 데다 곳곳이 쓰레기로 파묻혀 있습니다.
<브릿지-이준호 기자>
세운상가 개발이 수년째 기약없이 미뤄지고 있고 각종 규제까지 더해지면서 이곳 상인들은 차라리 직접 돈을 모아 개발을 하겠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인터뷰-송경선 세운상가 상인>
"영업이 잘 안되니까 상인들도 불안해하고 오는 손님들도 불안..활성화를 시켜서 장사를 할 수 있게 해달라..꼭 개발을 해야한다면 어떤 식으로든 빨리 결정을 지어달라."
주민들은 서울시가 뚜렷한 대책없이 난개발을 한 데다 녹지축 개발로 상권이 무너졌다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앵커>
세운지구 가운데 한곳에 중국의 거대 자본이 들어와 대규모 타운을 조성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는데, 상황이 어떻습니까?

<기자>
앞서 말씀드린데로 현재 세운지구 개발사업은 보상문제가 얽히면서 자꾸만 지연되고 있습니다.
특히 서울시와 SH공사의 부채 문제가 심각한 점도 사업 자체가 난항을 겪고 있는 주된 이유인데요,
때문에 세운지구 개발에 민간투자를 끌어들이는 방안이 갈수록 힘을 얻고 있습니다.
하지만 주민들은 개발에 참여하기로 한 업체가 허황된 사업계획만 발표하고 발을 빼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비난하고 나섰는데요, 속사정을 들여다봤습니다.
<기자>
오래된 상가들이 촘촘하게 들어선 세운2지구 일대.
이곳은 토지보상비가 높아 개발을 담당할 시행사를 좀처럼 찾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올해 초 부동산 시행업체인 주얼이앤씨가 주얼리 복합타운을 조성하겠다고 갑작스럽게 나섭니다.
중국 우륜그룹과 손잡고 무려 2조6천억원을 들여 보석 유통상가와 호텔, 아파트 등을 짓겠다는 겁니다.
투자를 위한 양해각서까지 체결했지만 반년이 넘도록 아무런 소식이 없자 참고 있던 상인들이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인터뷰-안길수 세운상가 시장협의회장>
"개발계획이 명확하지 않아 처음부터 믿지도 않았다..주얼이앤씨가 MOU를 체결했지만 조감도라도 보여줬으면 상인들도 반응이 있었겠지만 그런 것이 전혀 없었다.그런 큰 금액을 주얼이앤씨에서 끌어다 하는 것 자체도 처음부터 믿지 않았다."
취재진은 세운2지구 개발사업의 진행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주얼이앤씨에 찾아갔습니다.
하지만 일체의 인터뷰를 거부하며 발을 빼는 모습을 보이는 등 올해 초와 상반된 입장을 나타냈습니다.
<인터뷰-주얼이앤씨 관계자>
"저희는 인터뷰 안한다..회장도 없다..세운2구역 개발과 관련해 할말 없다..마음대로 써도 상관없다."
서울시는 민간업체와 주민들 간의 문제인 만큼 개입할 필요가 없다며 한발 물러서고 있습니다.
다만 주얼이앤씨측이 사업을 진행하는 모습을 볼 수 없었고 소식도 듣지 못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인터뷰-서울시 관계자>
"주얼이앤씨는 서울시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투자를 한다는 것은 관심이지만 중국자본으로 개발을 하려면 땅을 사야하는데 움직임을 느끼지 못했다..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기 때문에 활발하게 매입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
<브릿지-이준호 기자>
이곳 세운2지구는 중국의 거대자본이 들어온다는 소식에 기대감이 높았지만 별다른 진척이 없어 지금은 분위기가 다시 싸늘해졌습니다.

<앵커>
세운지구 개발 놓고 서울시와 주민, 시행사 간의 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는 모습인데요, 해결방법은 없나요?

<기자>
그동안 세운지구 개발사업에는 LH와 SH공사 등 공공을 비롯해 민간 시행사도 뛰어들었습니다.
하지만 워낙 보상규모가 크고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제대로 이뤄진 곳은 거의 없을 정도인데요,
때문에 일각에서는 세운지구가 시행사들의 `놀음판`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세운지구 개발을 역점적으로 추진해왔던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사퇴하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지금까지 부동산팀 이준호 기자와 함께 개발사업이 표류되면서 갈등을 겪고 있는 세운지구에 대해 자세히 살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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