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과 이탈리아의 정상회담 '핵심 포인트'는?

입력 2012-01-12 18:14   수정 2012-01-12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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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투자 오후증시 2부-박문환의 증시퍼즐>

앵커 >오늘 새벽 독일과 이탈리아 간의 정상회담이 열렸다. 주목해 볼 만한 소식이 있었나.

동양증권 박문환 > 자꾸 메르켈 총리의 표정이 연상돼 새벽부터 많이 웃었다. 하루 전에 메르켈은 사르코지를 만났다. 프랑스와 독일이 과거로부터 친한 적이 별로 없었지만 이들은 늘 만나면 친분을 과시하기 위해 볼을 비비고 크게 미소를 짓는다. 속 마음은 어떨지 모르지만 정치인이란 때로는 속마음을 숨겨야 될 때가 정말 많은 것 같다.

오늘 새벽에 메르켈은 이탈리아의 몬티를 만났는데 몬티는 뼛속부터 정치인은 아니다. 금융권 출신이다. 그러다 보니 하고 싶은 말을 속 시원하게 다 했다. 메르켈은 회담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최근 이탈리아의 변화와 노력에 대해 큰 존경심을 가지고 지켜봤다면서 몬티를 추켜세웠다. 아마도 그렇게 하면 몬티가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그럴 줄 알았나 보다.

하지만 몬티는 얘기가 달랐다. 만일 EU의 정책이 변하지 않는다면 우리의 정책은 결코 성공할 수 없으며 이탈리아는 곧 포퓰리스트들의 손에 넘어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주 현실적인 말을 직설적으로 한 것이다.

여기에서 EU의 정책이라고 하는 것은 무작정 긴축을 요구하는 정책을 말할 것이다. 위기에 처했을 때 미국처럼 유동성을 공급하고 재정투자를 강화하는 쪽. 그리고 오히려 긴축을 하는 유럽 쪽의 방법 어떤 것이 더 올바른지에 대해서는 누구도 단언할 수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지금 긴축을 통해 별로 개선된 것이 없다는 것이 속속 입증되고 있다는 것이다. 스페인은 당초 약속했던 GDP 대비 재정적자 6%의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크게 벗어난 8%대까지 밀려날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그리스 오늘 새벽에 발표했다. 그렇게도 긴축을 강화했지만 올해 재정적자 GDP 대비 9. 6%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렇게 욕을 먹고 노동자들이 희생하고 허리띠를 졸라매서 고작 1%포인트밖에 줄이지 못했다는 것이다.

긴축은 긴축대로 하고 ECB의 유동성 공급이 강화되어야만 효율을 기할 수 있는데 유럽은 오로지 긴축만을 요구했고 이를 통해 소비가 줄면 생산이 줄고 해고가 늘어나고 그것이 다시 GDP의 목을 조른다는 생각을 못했던 것 같다. 결국 돌아온 건 아무것도 없었다는 것이다.

몬티가 꼬집어 말한 것은 메르켈 ECB 너희들이 틀렸다는 것이다. 문제는 국민들이 어려워지게 되면 국민들은 기대를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국민들의 불만이 적체되기 시작하면 달콤한 공약을 내세워 기회를 노리는 정치인들이 생기게 된다. 예를 들어 아르헨티나는 복지천국이라고 한다. 심지어는 여성이 아이를 낳으면 월급보다 더 많은 축하금을 주는데 이렇게 GDP 대비 복지가 너무 큰 것이 오늘날 또 다시 아르헨티나를 위기로 내몰고 있다. 이탈리아 역시 그렇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경고하고 있는 것이다.

즉 긴축만 주장하는 것은 성공하지 못할 정책이다. 정책이 성공하지 못할 경우에 과감한 복지를 내세운 포퓰리스트들에게 이탈리아가 넘어가 버릴 수 있고 그렇게 되면 독일 너희들도 안전하지 못하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결국 몬티는 이탈리아의 미래를 걸고 EU의 정책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간곡하게 주장한 셈이다.

앵커 >이 밖에도 어떤 소식들이 있었나

동양증권 박문환 > 몬티의 발언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만약 고집스러운 정책이 지속돼 이탈리아가 빠른 시일 내에 성과를 거두지 못할 경우에 이탈리아에서는 비관용적인 독일과 ECB에 대한 저항운동이 생길 수 있다고 무시무시한 경고를 했다. 비관용적이라는 표현 이게 외교적으로 잘 포장돼서 그렇지 사실은 탐욕스럽다는 말을 하고 싶지 않았을까. 그리고 독일과 ECB에 대한 저항운동이 생길 수도 있다고 경고한 것은 자신의 생각이 그렇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표현한 것일 수도 있다.

오늘 새벽의 독일의 GDP 성장률은 3%로 발표됐다. 주변국들은 고혈을 짜내고 있는 반면 독일은 너무나도 풍요로운 모습이다. 비관용적인 독일이 ECB를 잡고 계속 비정상적으로 양적완화를 막게 될 경우 이탈리아는 독일에 대해 저항할 수도 있다는 것을 넌지시 경고한 셈이다. 쉽게 말하자면 계속 ECB를 잡고 흔들게 되면 모두 죽게 될 테니 마음을 고쳐먹어라 그렇지 않으면 너로부터 등 돌릴 수도 있다고 단도직입적으로 경고한 셈이다.

몬티와 메르켈의 만남을 과연 어떻게 해석해야 될까. 어떻게 보면 두 정상이 살짝 대립한 것 같기도 하고 회담 직후 메르켈이 ESM에 대한 자원을 늘릴 수 있다고 한 것으로 봐서 몬티의 경고가 조금 먹힌 것 같기도 하다. 아무튼 몬티는 사르코지와 메르켈을 초청했다. 이미 몬티는 강하게 운을 띄웠으니까 다음 번 만남에서는 이에 대한 메르켈의 화답이 필요하다. 어떤 답변이 나올지 무척 궁금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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