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규칙한 월경, 당뇨의 적신호?

입력 2012-03-06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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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월경이 불규칙했으나 큰 걱정 없이 지내온 김민아(가명, 29세)씨. 결혼 후 임신을 계획했지만 1년이 넘도록 아기가 생기지 않고 최근에는 4개월째 월경이 없어 병원을 방문했다. 그 결과 혈액검사와 초음파 검사를 통해 다낭성 난소증후군을 진단받고 의사의 설명을 들어보니 이러한 경우 임신에 어려움이 있을 뿐만 아니라 향후 당뇨병이 생길 수도 있다고 한다.

임신이 어렵다는 것도 속이 상한데 당뇨병은 무슨 관계가 있는지 당황스럽기만 하다.

주위를 둘러보면 월경 주기가 수개월에 한번일 정도로 불규칙한 여성들이 의외로 많은데, 이 경우 가장 흔한 원인이 ‘다낭성 난소증후군’이며, 가임기 여성의 약 8% 정도에서 발견될 정도로 흔한 질환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질환은 대개 결혼한 여성이 임신에 어려움을 겪어 병원을 방문하면서 발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으나 최근에는 정기검진과 질병사전예방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청소년기 혹은 미혼여성들도 불규칙한 월경 증상으로 병원을 방문하여 진단되는 경우도 많다.

다낭성 난소증후군은 여성에서 남성호르몬의 작용이 비정상적으로 증가하면서 배란이 제대로 되지 않아 월경이 불규칙해지는 질환이다. 남성호르몬이 체내에 많으니 피부에 여드름이 생기거나 털이 증가하는 증상 역시 생길 수 있어 미용적으로도 문제가 될 수 있는데, 다낭성 난소증후군 여성에서 남성호르몬이 비정상적으로 증가하는 원인의 상당부분은 인슐린 작용의 결함(인슐린 저항성)인 것으로 최근 밝혀지고 있다. 인슐린은 기본적으로 혈액 내 돌아다니는 포도당을 세포 내로 이동시켜 혈당을 조절하는 역할을 하는데, 인슐린 저항성은 이들 세포에서의 인슐린 작용에 결함이 일어나는 현상을 말하며, 이는 제 2형 당뇨병의 원인으로도 작용하므로 결국 다낭성 난소증후군 여성들은 향후 당뇨병이 생길 위험이 증가되어 있을 가능성이 있다.

서울대학교병원 강남센터 및 서울대학교병원 산부인과 김진주, 최영민 교수팀은 다낭성 난소증후군 여성과 본 질환이 없는 동일 연령의 여성을 대상으로 당화혈색소 수치를 기준으로 한 당뇨 및 당뇨 전단계의 비율을 서로 비교하였다. 그 결과 평균 나이는 약 29.8세로 젊은데도 불구하고 다낭성 난소증후군 여성들은 약 31.2%가 당뇨 및 당뇨전단계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와 3명당 한 명꼴로 향후 당뇨가 생길 수 있는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왔다. 이는 다낭성 난소증후군이 없는 같은 나이의 여성들의 약 6.6%만이 당뇨전단계인 점과 비교하면 매우 높은 수치이다.

또한 비만한 경우 향후 당뇨가 생길 위험도가 증가되어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인데, 다낭성 난소증후군을 가진 여성은 비만이 없는 경우라도 당뇨 전단계의 비율이 31.0%로 나와 날씬하고 젊은 여성이라도 다낭성 난소증후군을 가진 경우 당뇨의 위험도가 증가되어 있음이 확인됐다. 이와 같은 연구결과는 산부인과 영역의 권위지인 유럽생식내분비학회지(Human Reproduction)지 온라인판에 금년 2월 게재되었다.

서울대학교병원 강남센터 김진주 교수는 “다낭성 난소증후군은 단순히 월경이 불규칙한 상태로만 끝나지 않고 제 2형 당뇨의 위험도가 상승된 상태이므로, 생리주기가 매우 불규칙한 여성들의 경우 반드시 본인의 상태 및 정도를 정확하게 평가 받고 당뇨가 진행되지 않도록 정기적인 검진과 적극적인 관리를 하는 것이 여성 자신의 건강을 위해 꼭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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