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그룹 '매트릭스' 안착 난항

입력 2012-03-26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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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금융그룹 계열사들의 공통업무를 묶어 시너지를 제고하는 매트릭스 체제 도입 열기가 식어가는 분위기입니다.

우리금융이 매트릭스 도입을 연기했고, 이미 도입한 곳들 마저 수술에 나서고 있습니다.

윤경원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우리금융이 지난해 중순부터 태스크포스를 가동해 준비해 온 매트릭스 도입을 무기한 연기했습니다.

다음달 2일 창립기념일에 맞춰 도입하기로 하고 노동조합과 협의를 해 왔지만, 아무런 진전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기본적으로 민영화가 선결 과제로 다뤄져야 하는 시점에 왜 문제 많은 매트릭스 도입에 공을 들여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게 노조의 입장입니다.

인터뷰>우리은행 노조 관계자

"매트릭스라는 개념이 아니라 민영화가 먼저인데…선 민영화를 하고 MOU라는 족쇄를 벗어나야 우리은행이 살수 있는 방법이지, 매트릭스가 먼저라는 것은 아니죠. 매트릭스를 굳이 우리가 할 필요 없다."

우리금융은 일단 4월 총선 이후 민영화 논의가 시작되면 매트릭스 논의도 함께 가져갈 생각이지만, 노조에서는 매트릭스 도입과 관련된 논의를 아예 배제할 생각입니다.

2008년 매트릭스를 도입한 하나금융은 최근 외환은행 인수로 시스템에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외환은행에 5년간 독립경영을 보장해 준 탓에 은행과 증권 등 계열사별 공통 업무를 모아 사업부문장이 관리하는 매트릭스 적용이 어려워졌기 때문입니다.

김정태 신임 회장의 등장과 함께 오히려 계열사 CEO의 권한 강화에 초점을 맞추는 등 기존 매트릭스 체제에 큰 변화가 예고되고 있습니다.

기업투자금융(CIB)과 개인자산관리(PWM) 부문에만 시험적으로 매트릭스를 도입한 신한금융도 중간점검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다음 달 중으로 매트릭스 도입 이후 지난 석 달간의 실적과 내부에서 제기된 문제점들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개선책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KB금융은 은행 비중이 지나치게 커 매트릭스 도입의 실익이 없다는 평가를 이미 내렸고, 농협금융은 아예 매트릭스 도입에 관심이 없다는 반응을 내놨습니다.

시너지 제고라는 명분에도 불구하고, 노조의 반발과 매트릭스의 부작용 때문에 매트릭스 체제 안착은 점점 멀어지고 있습니다.

WOW-TV NEWS 윤경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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