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냉키 양적 완화 시사.. 글로벌 경기회복 기대감

입력 2012-03-27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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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투자 오후증시 2부 - 박문환의 증시퍼즐>

동양증권 박문환 > 벤 버냉키는 전미 기업경제협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미국이 고용률을 현재 수준을 유지할 지 여부를 확신할 수 없다고 했다. 또 고용 시장이 불안정하기 때문에 완화적 통화정책을 유지해야 되는 결정적 이유가 된다고 분명히 꼬집어 말했다.

완화적 통화 정책은 양적 완화를 의미한다. 사실 벤 버냉키는 지난주 미국의 소비가 경제를 부양하기 위해 턱없이 부족하다며 간접적으로 양적 완화 가능성을 제시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는 양적완화는 필요하지 않으며 그 이야기는 하지도 않았다고 해석하는 사람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인지 오늘은 작심한 것 같다. 조금 더 직접적으로 표현의 수위를 높이면서 시장의 의구심을 제거해버렸다는 점이 놀랍다.

벤 버냉키가 전임자였던 앨런 그린스펀과 비교해서 가장 다른 점은 시장과의 소통을 중요시한다는 것이다. 앨런 그린스펀은 소위 신비주의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대충 구부려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시장이 연준의 생각을 알아서 이해하라는 식이었다. 하지만 벤 버냉키는 매우 직설적인 표현과 적극적인 의사소통을 통해 예측 가능한 모델을 제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점이 조금 다르다. 기자 회견을 처음으로 하기도 했다.

이번에 벤 버냉키는 시장에서 흔히 말하는 인플레이션 기대 때문에 혹은 경기회복이 진행 중에 있으니까 양적 완화는 있을 수 없다는 논지의 주장들에 대해 미국 경기는 지금 추가적인 부양책이 필요하다고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소통을 중시하는 그의 성격상 이번 4월 혹은 5월의 FOMC 회의에서는 장단기채의 스왑방식이나 전통적인 양적 완화로 그 윤곽을 보여줄 것으로 전망한다.

오늘 새벽 S&P500지수가 지난 2008년도 5월 고점을 막 넘어서는 부러운 모습을 보였다. 미국 증시가 다른 나라들에 비해 더욱 강한 모습을 보이는 이유는 크게 2가지이다.

첫째는 케인지언적인 시각에서 발 빠르게 양적 완화를 누구보다도 먼저 시작했다. 양적 완화를 통해서 늘어난 유동성이 가장 먼저 반영될 수 있는 곳은 다름아닌 미국 증시라는 점에는 이견이 있을 수 없다. 하지만 부작용이 있다. 달러약세와 결국 석유와 같은 원자재 가격을 상승시키면서 가격전가력이 약한 기업들의 수익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원유에 대한 해외 의존도가 너무 높다. 두바이유가 연일 배럴당 120달러를 넘어서는 모습을 보여줬다면 우리 증시가 미국에 비해 상당히 약할 수 밖에 없는 이유이다. 미국은 셰일가스라는 대체재가 있다. 그러면 쉽게 가격이 오르지 못한다. 셰일가스가 난방용 연료 등을 빠르게 대체해주면서 석유가격을 억누를 수 있었던 것이다.

이 세상 석유가 모두 같은 품질에 같은 가격은 아니다. 탈황설비를 거칠 때의 비용이나 휘발유가 나올 수 있는 비율에 따라 가격은 달라지는데 주로 아프리카의 석유값이 비싸고 리비아, 나이지리아, 남미의 석유값은 싸다. 통상적으로 WTI보다는 두바이유가 늘 낮은 가격에서 거래되어 왔는데 오히려 지금은 WTI 보다 두바이유가 훨씬 더 비싼 상태가 상당히 오랜 시간 지속되고 있다.

당연히 이유는 대체재인 셰일가스 때문이다. 에너지 주도권이 지금까지 수십 년 동안 유지되어 왔던 아주 중요한 경쟁요인 중 하나였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두바이유가 120달러 선에서 거래되는 동안 WTI는 그보다 낮은 100달러 선에서 움직였다면 미국시장의 상대적 강세 이유로 결코 부족함이 없다. 어찌 보면 금융위기의 주범인 미국이 전고점을 넘보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조금 약이 오른다.

하지만 세상에서 가장 큰 GDP 규모를 가지고 있는 미국은 소비경제이기 때문에 이들의 경기가 좋아지면 결국 스필오버 효과, 즉 잔이 넘치게 되면 주변도 같이 적시게 된다는 확산효과에 의해 유럽, 중국, 우리나라도 함께 좋아질 것이다. 단지 시간이 걸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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