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춘의 지금 세계는] 계 모임과 드라이 파우더

입력 2012-04-05 07:50  

굿모닝 투자의 아침 2부 - 한상춘의 지금 세계는

앵커 > 금융위기 이후 한동안 외면당했던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현상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이를 계기로 제도권에서 사모펀드와 비슷한 모임들이 각광을 받고 있다. 투자자들의 성향이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 자세하게 알아보겠다.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투자자 성향은 두 가지가 있다. 위험자산을 선호하는 경향은 주식이 대표적이다. 그리고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최근 증시가 주춤함에 따라 투자자들의 성향은 극단적이다. 위험자산을 선호하는 소위 resort to risk, 극단적인 위험자산을 선택하는 경향으로 변하고 있고 증시가 주춤하다 보니까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경향에서 최근 보면 안전자산으로 바로 들어가기 어렵다 보니 미래의 투자에 대해 드라이 파우더 현상이 발생되고 있다. 투자자의 성향이 아주 최근에 바뀌었는데 이것이 어떤 쪽으로 갈 것인가의 측면이 향후 증시 흐름 관련 중요한 변곡점이 되고 있다.

올 들어 주가가 많이 올랐다. 최근에 주춤하긴 했지만 코스피 지수만 보더라도 연 50%가 넘어 투자자들의 기대심리가 상당히 높아진 상태다. 월가도 마찬가지로 투자자의 기대심리가 상당히 높은 상태에서 그동안은 주가가 위험자산 선호 경향의 기대심리를 충족시켰지만 최근 유동성 장세가 실적 장세로 넘어가느냐의 과정에서 주춤하는 현상을 보였다. 그래서 위험을 선호하고 기대심리가 높아진 스마트 머니들이 극단적인 위험자산을 선택하는 방향으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

그런 과정에서 그동안 외면당했던 모기지 증권이나 쓰레기 채권인 정크본드, BBB 이하의 회사채가 인기상품으로 각광받는 상태에서 미국의 금융위기의 진원지인 주택시장에도 자금이 들어감에 따라 미국의 주택관련 지표도 계속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일종의 체리피킹에 해당한다.

앵커 > 한쪽에서는 정크본드 같은 위험수단이 각광받고 있는 반면 한쪽에서는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투자자들도 있기 마련이다. 드라이 파우더가 무엇을 의미하는가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지금 우리나라 주가도 많이 올랐다. 대체로 경기가 어제 바닥을 친 것이 아니냐. 어제 박 장관도 경기가 1분기에 저점을 통과해 2분기에 회복국면에 들어설 것이라고 했다. 경기에 대해 바닥론이 제기되고 있지만 대체로 증시 투자자는 주가가 올라갔지만 경기가 받쳐주지 못하고 있으므로 앞으로 실적장세가 확실하게 다가오지 못한다면 그동안 투자수익이 났던 부분에 대해 차익실현 하려는 욕구가 있다.

어제도 국내증시에서 코스피가 비교적 많이 떨어진 것은 개인의 차익실현 성격도 강하다. 미래가 불투명하다 보니 그동안 주식투자에서 수익이 났던 부분을 현금화시키는 작업을 채권 쪽에 안전자산을 선호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으니까 실탄을 확보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것을 전문용어로 드라이 파우더 현상이라고 한다.

드라이 파우더는 전쟁을 치를 때 장교가 실탄을 많이 확보하는 현상에서 비롯됐다. 투자성향이 앞길을 가르지 못할 때 실탄을 확보해서 미래에 어떤 전쟁을 치르기 위한 실탄을 많이 확보하는 현상이다. 드라이 파우더 현상이 새롭게 안전자산 선호경향의 바로 전 단계에서 이러한 성향이 나온다. 사실 투자자 성향이 엊그제까지만 해도 안전자산과 위험자산을 선호했다. 일부 사람들이 안전자산, 위험자산 하는 것을 한 단계 뛰어넘는 단계로 지금과 같은 현상이 발생한다.

앵커 > 최근 들어 이런 위험수단이 투자자산으로 각광받고 있는 특별한 의미가 있는가. 어떤 배경이 있는가.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좋은 측면과 나쁜 측면이 있다. 좋은 측면은 극단적인 위험자산을 선택한다는 것은 미래를 밝게 본다는 것이다. 미국이 3차 양적완화 정책 가능성이 줄어들었는데 이것이 호재일까 악재일까. 물론 3차 양적완화 정책의 기대가 있을 때 지금처럼 월가에서 단기적인 심리적 충격 때문에 반응을 할 것이다. 그러나 3차 양적완화 정책을 추진하지 않을 만큼 경기가 좋아졌다는 것은 중장기적인 측면에서는 미국 경기의 호재 요인이다. 일방적인 악재로 몰아가기도 하지만 주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경기다. 돈 보다는 경기다.

그런 측면에서 극단적인 위험자산의 선호경향으로 가는 것은 그동안 외면당했던 부분. 사실 우리의 경우 지방기업이나 중소기업 등에서 자금의 스프레이 현상이 보여진다. 외면당했던 실물경제에 자금이 들어가서 경기회복세가 조금 더 폭넓게 확산될 수 있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또 나쁜 점은 증시나 재테크 측면에 있다. 증시가 유동성 장세, 실적 장세로 넘어가는 단계, 투자자들이 불확실한 상태에서 이런 모습이 보인다. 재테크의 측면에서는 증시가 주춤하다 보니 재테크 상품의 수익률이 비슷한 평준화 현상이 발생한다.

그래서 기대수준이 높은 상태에서 위험을 선호하는 사람들은 아주 극단적인 체리피킹으로 가는 것이다. 최근 이러한 자금이 극단적인 위험자산을 선택한다는 것은 반드시 나쁜 의미가 아니라 좋은 측면도 있고 나쁜 측면도 있다. 이런 방향성이 결정되기까지는 1분기 정도 지나야 한다. 그래서 올해 하반기 이후에는 부정적인지 긍정적인지 판가름될 것이다.

앵커 > 사실 연초 이후부터 주가가 크게 상승하면서 극단적인 위험수단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의 욕망을 금융권에서 채워주지 못한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런 결과로 어떤 현상이 대두되고 있다는데.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금융권의 실력이 부족한 것이 아니고 주가가 워낙에 올랐을 뿐만 아니라 금융권의 위기재발 방지차원에서 볼커 룰을 강조했다. 우리나라도 이것의 영향을 받고 받고 있다. 볼커 룰 위기가 발생했던 4년 전의 모습은 어떨까의 측면에서 극단적인 위험자산을 선택하는 것은 한편으로 기대수익률을 충족한다. 하지만 안 좋을 때는 어떨 것이냐.

수익이 날 때는 자기 자신 덕분이고 위기가 발생했을 때는 다른 사람의 탓이라는 투자 인식의 비대칭적 측면이 있었다. 그런 과정에서 금융권이 투자자를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다. 위기재발 방지 차원에서 금융권의 복잡한 파생상품에 투자하거나 레버리지 비율이 확실하게 올라간 투자를 하는 것에 대한 규제를 했다.

최근 증시가 기대수준이 높은 상태에서 주춤하고 금융권이 채워지지 못하다 보니 금융권 이외로 갈 수 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제도권 밖에서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비공식 사모펀드에 해당되는 계모임과 같은 것이 있다. 기대수익을 충족하기 위해 투자자들의 파고드는 행위에 동조하는 계모임이 성행하고 있다. 계모임에는 좋은 측면과 나쁜 측면이 있다. 반드시 나쁜 것은 아니다. 계모임은 항상 계를 운영하다가 안 좋은 사건이 있어 나쁘다는 인식과 선입견이 있다. 좋은 측면도 있지만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소지도 크다.

앵커 > 금융권 제도권 밖에서 일종의 사모펀드가 유행한다면 분명히 문제가 있을 것 같다. 법적인 장치가 마련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여러 모로 많은 우려가 있을 것 같다.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당연히 우려가 있다. 왜 금융권이 있어야 하느냐, 공식적인 제도권이 있어야 하느냐. 규제를 강화하는 것은 투자자의 보호를 위해 그렇다. 사실상 내가 잘 할 수 있는데 왜 맡겨야 하느냐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금감원 등에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은 투자자가 안 좋았을 때 보호장치를 마련하기 위함이다.

일부 제도권에서 이러한 기대수준을 충족하지 못함에 따라 다시 스스로 주도해 계모임을 한다. 계를 주도하는 계주를 과거에는 활동적인 사람으로 했으나 지금은 금융식견이 높고 수익률이 높고 성과가 좋은 사람을 모신다. 상당히 발전된 형태다. 그렇게 발전된 형태라고 해도 나중에 결과가 안 좋을 때는 법적인 장치를 마련할 수 없다.

지금 상황에서 극단적 위험자산을 선택해서 고수익을 누리고 다른 측면에서는 안정 쪽에서 위험을 회피하고 싶다면 어떻게 방향을 가져갈까. 기대수익을 충족하고 안전자산을 선택하는 부분을 중합적으로 일반 투자자들에게 동시에 채워주는 방법이 바로 미들 리스크 미들 리턴, 중위험 중수익 상품들이다. 고수익과 안전을 모두 충족시키는 상품으로 주식과 채권을 동시에 겸하고 있다. 예를 들면 전환사채, 교환사채, 신주인수권부사채 등이 있다. 이런 것을 해서 지금의 기대수익을 충족시키고 한편 나올 수 있는 위험에 대비하는 것이다.

올해 하반기 이후 극단적인 위험자산을 선호하는 경향이나 드라이 파우더처럼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상이 방향성을 거쳐갔을 때 그때 투자자들이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을 다시 선택하든 안전자산으로 확실히 가든 이런 방향으로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한 국면이다. 이것이 지금 월가와 국내증시의 과도기적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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