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열린 판도라 상자..동반성장 하위 기업 '당혹'

입력 2012-05-10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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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마침내 판도라의 상자가 열렸습니다. 이번 평가에서 하위 등급을 받은 대기업들은 지난 1년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협력사들의 등골을 빼먹는 악덕 기업이라는 낙인이 찍히게 됐습니다. 박병연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이번 평가에서 최하 등급인 ‘개선’ 등급을 받은 7개 기업들은 비상이 걸렸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와 공정거래 협약을 체결하고 지난 1년간 협력사 지원에 공을 들였지만 결국 협력사 등골을 빼먹는 ‘악덕 기업’으로 낙인이 찍혔기 때문입니다.

협력사와의 거래기간이 짧아 동반성장위원회가 실시한 체감도 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받은 LG유플러스와 홈플러스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홈플러스 관계자

"주홍글씨도 아니고 먹먹합니다. 상위등급만 발표하던지 그런 운용의 묘를 찾았으면 좋았을 텐데. 그냥 곧이곧대로 까발리니까 난감하기 이를데 없습니다."

특히 통신과 유통업종의 경우 통신비나 판매수수료 등 민감한 현안들이 산적해 있는 만큼, 이번 결과가 이들 현안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을지 노심초사하고 있습니다.

한진중공업현대미포조선, STX조선해양 등 무더기로 최하등급을 받은 조선업계도 비상입니다. 노사관계는 물론 협력사 지원 부문에서도 ‘꼴찌 기업’ 라는 오명을 쓰게 됐기 때문입니다.

효성동부건설 역시 동반성장에 역행하는 기업이라는 멍에를 지게 돼, 기업이미지에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들 기업과는 달리 이번 평가에서 최고등급인 ‘우수’ 등급을 받은 삼성전자삼성전기, 현대차, 기아차, 포스코,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 등 6개사는 예상외로 담담한 반응입니다.

‘우수’ 등급을 받은 기업에 주어지는 인센티브가 공정위의 하도급 직권조사를 1년간 면제해 주는 것 외에는 별 다른 게 없기 때문입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동반성장지수가 동반성장의 저변을 확대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대기업들을 줄 세우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올 수 밖에 없습니다.

<인터뷰> 양금승 전경련 중소기업협력센터 소장

"인센티브라는 건 당근 아닙니까? 당근은 거의 공정거래협약에 있는 이거 거든요. 이 정도 가지고 정부가 그렇게 난리를 치면서 채찍질하는 모습 자체가 진정한 의미에서 동반성장을 확산시킬 의지가 있는 것이냐..."

정량평가인 공정위의 이행실적 평가와는 달리 주관적인 판단이 들어갈 수 밖에 없는 동반위의 체감도 평가가 같은 비중으로 반영된다는 것도 신뢰성 측면에서 문제의 소지가 있습니다.

더 많은 기업들이 동반성장에 자발적으로 동참하게 하기 위해서는 기업 현실과 업종 특성을 반영한 평가기준을 마련하고, 발표형식도 보다 세련되게 보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WOW-TV NEWS 박병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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