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뉴스쇼] 이성규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

입력 2012-05-10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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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한 대형마트가 계산원 300명을 장애인으로 고용하기로 해 화제가 됐죠. 이처럼 기업들이 장애인 고용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지만 채용 시장에서 여전히 장애인에 대한 차별이 존재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일례로 채용 공고에 지원 자격으로 ‘신체 건강한 자’를 명시하고 있는 기업들이 있는데요. 현행법상 명백한 장애인에 대한 차별 행위라고 볼 수 있죠.

아직도 갈 길이 먼 장애인 복지와 장애인 채용, 하지만 장애인 고용률을 높이기 위해 오늘도 열심히 뛰고 있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인데요,

오늘은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이성규 이사장과 함께 하겠습니다. 어서오세요.

<앵커> 한국경제TV 정봉구 기자도 함께 합니다.

<앵커> 지난 4월 20일이 장애인의 날이었고, 4월 한 달이 장애인고용촉진 강조기간이었죠. 행사도 많았고 많이 바쁘셨겠어요?

이성규 / 네. 정부에서는 4월을 장애인고용촉진 강조기간으로 지정해서 장애인고용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을 일으키기 위해 다양한 행사와 홍보를 실시했습니다. 장애인고용촉진대회라고 해서 장애인고용촉진 유공자들에 대한 포상과 장애인고용 우수사례를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고요. 장애인 구인업체 300여 개소가 참여한 가운데 장애인취업박람회도 실시하였습니다. 장애인고용이 저조한 기업을 대상으로 고용지원설명회도 개최하고요. 이밖에도 전국 곳곳에서 채용박람회와 고용촉진캠페인을 실시하여 장애인고용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과 이해를 높이고자 하였습니다.

<앵커> 우리나라에서는 장애인의무고용제도를 실시하고 있고,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 생긴 이후, 장애인의무고용제도도 만들어진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먼저 ‘장애인 고용공단’이 어떤 곳인지 소개해주시죠.

이성규 / 1990년 1월. 우리나라 장애인고용의 기초인「장애인고용촉진 등에 관한 법률」이 공포됐습니다. 그리고 그해 9월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현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 만들어졌는데요. 장애인들에게 일자리를 마련해 주고자 의무고용제도를 시행하고 장애인 고용과 관련된 공공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설립된 기관입니다.

공단은 장애인들 중 직업 능력을 갖출 수 있는 분들에겐 훈련을 실시하고, 또 능력을 갖춘 분들은 경제 활동할 수 있게 취업을 알선해주며, 직장에 들어간 이후에는 불이익을 받지 않고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합니다.

또 장애인을 고용한 회사에게는 장애인근로자를 위한 환경을 바꿔주거나 장애인을 많이 고용했을 때에는 고용장려금도 주고, 장애인을 고용하려면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컨설팅도 하는 등 다양한 사업을 실시합니다.

<앵커> 장애인고용공단이 생긴지도 20년이 훌쩍 넘었군요. 현재 우리나라의 장애인관련 복지제도도 많이 발전했겠네요?

이성규 / 우리나라는 최단기간에 경제성장을 이룬 나라입니다. 성장가도를 달리다 보니 배려보다는 무한경쟁과 효율성이 강조되었고, 그 과정 속에 생산능력이 떨어지는 분들은 소외되었습니다.

최근 복지문제가 화두가 되고 다양한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아직 우리나라 복지 예산이 OECD 평균에도 못 미치는 것이 현실입니다. 복지제도, 고용문제, 편의시설, 장애인에 대한 인식 등 아직도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이 남아있습니다.

<앵커> 장애인들에게 가장 큰 복지는 아무래도 일자리 아니겠습니까? 먼저 우리나라 장애인은 얼마나 되며 경제활동을 하고 있는 장애인은 얼마나 될까요?

이성규 / 우리나라 장애인은 등록장애인 기준으로 볼 때,

2011년 12월말 기준으로 251만 9천 여명입니다. 인구의 5% 정도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장애인경제활동실태를 조사한 최근 조사결과를(2010년 5월 기준) 보면 경제활동인구는 915,217명으로 경제활동참가율은 38.5%입니다.

취업자는 855,158명 고용률은 36.0%이며, 실업자는 60,059명 실업률은 6.6%에 이릅니다.

같은 기간 전체 인구와 비교할 때 장애인의 경제활동 참여율과 취업률이 20%p 이상 낮고, 실업률은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전체인구 경제활동참가율 61.9%, 고용률 60.0%, 실업률 3.2%

<앵커> 장애인의 고용을 늘리기 위해 우리나라에서는 장애인 의무고용제도를 도입하고 있는데요. 정 기자! 어떤 제도인지 좀 자세히 설명해주시죠.

정봉구 / 장애인의무고용제도, 말 그대로 기업 또는 기관이 장애인을 일정 비율 이상 의무적으로 고용하도록 한 제도입니다. 지난 1990년 장애인 고용 촉진 등에 관한 법률이 마련되면서 도입됐습니다. 상시근로자 50명 이상의 민간기업의 경우 현재 전체 직원의 2.5%를 장애인으로 고용해야하고요, 이 의무고용률을 채우지 못하면 부담금을 내야 합니다.

<앵커> 장애인고용공단이 만들어진 이후에는 특히 장애인 의무고용률이 많이 늘었다고 하는데요. 그동안 제도적으로 어떤 변화가 있었습니까?

이성규 / 1991년 장애인 의무고용제도를 처음 도입했을 때 의무고용률은 2%였습니다. 그러던 것을 2009년부터 점차적으로 상향 조정 중인데요.

국가·자치단체 공무원은 2009년에 3%로, 공공기관은 2010년에 3% 상향 조정되었고요.

민간기업은 2010년에 2.3%로 상향된 이후, 2012년에 2.5%, 2014년 2.7%까지 점진적으로 상향조정됩니다.

<앵커> 지난 달 정부에서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장애인고용종합대책을 발표했죠. 정 기자! 실제 기업들의 장애인 고용현황은 어떻습니까?

정봉구 / 최근 고용노동부에서 발표한 장애인 고용 종합대책을 보면, 상시근로자 50인 이상 의무고용사업체 24,083개소에 고용된 장애인근로자는 133,451명이며, 장애인고용률은 2.28%입니다. 전년과 비교하여 0.04%p가 상승했지만, 작년 기준 의무고용률 2.3%에는 미치지 못했습니다. 아직도 의무고용사업체의 절반 가량은 의무고용을 달성하지 못하고 부담금을 내고 있는 실정입니다.

<앵커> 장애인을 고용을 위해서는 대기업들의 역할이 중요할 것 같은데요. 대기업들의 장애인고용 실태는 어떻습니까?

정봉구 / 대기업일수록 장애인고용이 저조한 편입니다. 의무고용사업체 평균 장애인고용률이 2.28%인데요. 1,000명 이상 대기업은 1.78%, 30대 기업 집단은 1.80%로 많이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앵커> 규모가 큰 기업일수록 장애인 고용률이 낮네요.외국의 경우는 오히려 대기업일수록 장애인 고용률이 높다고 하는데...왜 그런 건가요?

정봉구 / 아직은 장애인 고용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지 않나 생각됩니다. 특히 장애인에게 적합한 직무를 개발하려는 노력도 부족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최근 일자리 나누기가 실업해소 대책으로 부각되고 있는 것처럼 장애인이 할 수 있는 일은 장애인들에게 믿고 맡기는 열린 고용으로의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앵커> 지금까지 정부에서는 장애인고용을 위해 의무고용을 제도화하고 각종 지원책이 사용해 왔지 않습니까? 그런데도 장애인 고용문제가 개선되지 못하는 이유는 뭘까요?

이성규 / 장애인을 둘러싸고 있는 사회 전반의 구조적 문제가 크다고 생각합니다만, 그중에서도 가장 큰 문제는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인 것 같습니다.

여전히 장애인을 특별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경향이 높고, 이러한 시선이 차별이 되어 사회적 진입에 큰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장애인의 취업 문제가 해결되기 위해서는 장애를 하나의 다양성으로 인정하는 성숙한 인식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공단은 기업을 대상으로 한 인식개선교육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앵커> 대기업들의 장애인고용을 늘리기 위해서 공단에서는 어떤 노력을 하고 계신지요?

이성규 / 이번에 정부에서는 1,000명 이상 대기업의 장애인 고용을 늘리기 위해 고용률에 따라 부담금을 차등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는데요. 이렇게 의무고용제도를 강화하기도 하고요.

동시에 체계적인 지원서비스로 고용을 유도하기도 합니다. 통합지원서비스라 하여 기업의 장애인 고용환경을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인데요. 컨설팅 결과, 장애인 채용이 가능한 직무를 발굴하고, 맞춤훈련 방식으로 채용하게 하다거나, 다양한 정부 지원 혜택과 장애인고용 후 생산성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해 드리는 겁니다.

<앵커> 기업의 장애인 고용을 높이기 위해 올해 특별히 추진하는 사업이 있는지요?

이성규 / 공단은 올해 대기업과 공공부문에 장애인을 위한 괜찮은 일자리(decent job)를 많이 만들기 위해 집중적인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대기업들이 되도록 많은 장애인을 직접 고용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이고요. 만약 직접고용이 여의치 않을 경우에는 대기업이 일정 조건을 갖춘 자회사를 설립하여 장애인을 고용하도록 하고자 합니다. 올해는 국내 30대 기업 집단을 대상으로 “1그룹 1자회사 설립 운동”을 추진하고 있는데요. 중증장애인을 위해 더욱 많은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낼 예정입니다.

<앵커> 어떻게 지금까지 노력의 성과가 좀 있나요?

이성규 / 조금씩 성과가 가시화되는 것 같습니다. 지난 4월에는 ㈜무학에서 만든 ㈜무학위드, STX그룹의 ㈜예그리나, 엘지디스플레이(주)의 ㈜나눔누리 등 장애인 일자리를 만들기 위한 대기업의 자회사형 표준사업장이 속속 오픈하였습니다.

지난 주에는 ㈜엘지화학 등 11개 대기업이 자회사형 표준사업장을 설립하기 위한 실질적인 노력을 기울이기로 공단과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고요. 지금까지 총 46개 기업이 자회사형 표준사업장 설립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고, 그 중 25개사가 설립되어 운영 중입니다.

<앵커> 국민들과 우리사회에 장애인에 대한 깊은 이해와 인식이 예전에 비해서 많이 좋아졌다고 볼 수 있을까요? 어떻게 보시는지요?

이성규 / 공단이 처음 설립되었던 90년대 초반 보다는 많이 개선된 것 같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장애인의 능력을 불신하거나 시혜의 대상으로만 생각하는 경향이 없어진 것은 아닙니다. 장애인고용에 있어 가장 큰 어려움이 기업의 고정관념과 편견이니까요.

특히, 중증장애인에 대한 편견은 더욱 심합니다. 공단이 실시한 조사 결과를 보니 기업이 장애인고용을 늘리려는 추세에도 불구하고 장애인을 채용할 때 직업능력 보다는 장애유형과 장애정도를 먼저 고려하는 경향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더군요. 이러한 문제 때문에 공단은 기업을 대상으로 한 장애인식개선교육을 활발히 추진하고 있습니다.

<앵커> 중증장애인 취업 문제가 중요하다고 말씀하셨는데 중증장애인 취업을 위해 공단에서 준비한 사업이 있나요?

이성규 / 보통 장애등급 1·2급 장애인이 중증에 포함되는데요. 보조공학기기나 근로지원인 등 지원서비스를 강화하고, 장애인을 위한 구직역량 강화프로그램이나 취업성공패키지 등을 실시하여 중증장애인의 취업 성공률을 높이고 있습니다.

또한 취업이 어려운 중증 장애유형을 대상으로 재활 프로그램과 연계하여 직업훈련을 실시하는 특성화 훈련도 추진하고 있으며, 지적·자폐성·정신 등 장애인을 위해서는 기존 직무가 아닌 새로운 직업영역을 개발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앵커> 중증장애인이라면 취업 이후 안정적인 직업생활을 유지하기 위한 뒷받침도 중요할 거 같은데요?

이성규 / 그렇습니다. 공단에서는 취업 후 장애인의 직업생활 안정을 위해서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우선 장애인근로자가 직무수행과정에서 작업환경이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는 경우 불편함을 느낄 수 있으므로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장애유형별 특성을 고려한 보조공학기기를 지원하고요. 장애인근로자가 핵심 직무를 원활히 수행하도록 부수적인 직무 수행을 돕는 근로지원인 서비스 제도를 운영하여 안정적인 직업생활이 가능하도록 지원합니다.

또한 사업장에 작업지도원을 선임·배치하여 빠른 시간 안에 장애인근로자가 직무를 습득하여 적응할 수 있도록 돕고, 장애인을 다수고용하고 있는 사업장에는 직업생활상담원을 배치하여 취업 이후 발생할 수 있는 장애인근로자의 고충이나 애로사항을 개선하도록 운영하고 있습니다.

<앵커> 정 기자도 궁금한 게 있으면 질문해주시죠.

정봉구 / 장애인 고용문제는 기업들이 장애인을 고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구직 장애인에 대한 꾸준한 지원도 참 중요할 것 같아요.

공단에서는 구직 장애인의 취업을 위해서 어떤 것들을 지원하고 있습니까?

이성규 / 공단은 장애인들의 취업을 위해 전국에 18개 지사를 두고, 취업상담, 직업능력평가, 직업훈련, 취업알선, 직장적응지도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 걸친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특히, 장애인들을 준비된 기능인력으로 양성하기 위해 직업능력개발원에서 직업훈련을 실시하고 있고요.

최근에는 미취업 장애인의 조기취업을 지원하기 위해 장애인의 구직역량을 강화하고 장애특성을 고려하여 단계별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취업성공패키지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앵커> 이렇게 많은 지원이 있는데도 이런 사실을 몰라 활용을 못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장애인 취업이나 고용과 관련해 상담 원하는 분들은 어디로 연락하면 될까요?

이성규/지역에 상관없이 1588-1519로 전화주시면 가까운 지사로 연결됩니다. 장애인고용 포털 사이트(http://www.worktogether.or.kr)로 신청하셔도 됩니다.

<앵커> 장애인고용을 위해 공단이 해야 하는 역할이 참 많고 중요하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평소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경영철학이 있으신가요?

이성규 / 처음 공단에 부임할 때 임직원들에게 장애인을 위한 고용과 복지행정이 3E를 갖추어야 한다고 제시했습니다. 3E는 공감을 나타내는 Empathy, 역량화 Enabilng, 책임을 뜻하는 Ensuring의 첫 글자를 딴 것입니다. 3E는 장애인이 느끼는 현실적인 고통을 공감하고, 일방적인 원조가 아니라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끝까지 책임지는 무한 책임시스템을 구축하자는 의미입니다.

3E가 직원들의 의식 속에 내재화되어 실천으로 행해지도록 공단의 핵심가치로 내걸고 장려하고 있는데요. 장애인고용 관련 정책을 만들고 시행할 때도 3E가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습니다.

<앵커> 끝으로 우리나라 장애인고용 그리고 장애인복지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가야할지 말씀해 주시죠.

이성규 / 장애인이라고 해서 단순 시혜적인 복지나 의존적인 존재로 만드는 정책 보다는 장애인이 사회에 통합되어 한 사람의 일원으로 자립해서 살아갈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복지정책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사회적 약자인 장애인을 위한 최선의 복지는 바로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중증의 장애를 가지고 있는 장애인이라도 자신의 장애를 장애로 느끼지 않고 당당히 일자리를 가질 수 있도록 모든 환경과 여건이 갖춰진 사회로 발전하기를 바랍니다. 이에 모든 분들의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앵커> 더 많은 기업들이 장애인 고용에 참여해서 올해 목표치인 고용률 3% 달성이 꼭 이루어졌으면 합니다. 지금까지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이성규 이사장, 한국경제TV 정봉구 기자와 함께 했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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