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상 후퇴도 많은 전략중의 하나다

입력 2012-05-16 09:11   수정 2012-05-16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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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혁의 Moneyball] 전략상 후퇴도 많은 전략중의 하나다.

필자는 지난회 컬럼에서 1930p 이탈은 제한적인 시장으로의 전환을 의미하고 무리하지 말자라는 의견을 주장했다. 금일 종가가 1898p 에 위치했으므로 시장에 대한 시각을 다소 바꿀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다.

제한적인 시장이란 무엇일까? 제한적인 시장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막힌다는 걸 의미하는데, 이런 시장에서 수익률 극대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매매하는 것이 과연 옳은 전략일까? 또 지수가 추가적으로 밀린다면 과연 어디까지 빠진다고 봐야할까?

독자들은 매우 궁금할 것이다. 시장을 얼마까지 각오해야 하는지. 얼마까지 각오하지 말고, 1930p 하회 시점에 포지션을 줄이고 제한적 반등을 넘어서는 추세회복 시점(개인적으로 설정한 지수는 1980p)에 재편입하는 전략은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가격격차가 벌어지는 것은 어쩔꺼냐는 질문엔 지난회에 언급한 보험을 예로 들고 싶다.

우리가 사고가 날 줄 알고 보험을 드는가? 아니다 사고가 날지 모르니까 보험을 드는 것이다. 원치 않는 불확실성 회피에 대한 대가로 우린 보험금을 납입한다. 똑같은 이치 아닌가? 함부로 지수의 저점을 예측하지 않고, 추세회복 이후 안전한 매입을 노리는 대신 조금 더 주고 매입한다. 전략상 후퇴도 전략의 한 부분인 것이다

시장은 예측의 영역이 아니고 대응의 영역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수의 저점을 예측해 본다면 과연 얼마쯤일까? 추가하락의 가능성이 클까?

개인적으로 이 부분에 대해선 다소 논란의 여지가 많겠지만 추가하락 가능성 또한 크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필자가 조심하고 싶었던 부분은 기술적 모멘텀 손실로 인한 상승탄력 제한이지 끝도 없는 하락을 경계한 것은 아니다

유럽은 여전히 변동성 진행 중이다. 그리스 국민의 80%는 유로존에 잔류를 희망한다는 보도가 있다. 과연 독일 국민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80%가 유로존에서 빼고 싶지 않을까? 3차 LTRO를 고려하지 않고 있단 드리기 총재의 발언은 스페인을 뒤흔들었지만 개인적으로 이걸 이슈로 시장을 매도해야 한다고 보진 않고 있다. 유럽은 여전히 변동성 요인일 뿐이다.



또 독일과 미국의 국채수익률을 보자. 초저금리는 분명 주식시장에 유리한 환경임에 틀림없다. 추가적으로 안전자산 배팅에서 추가 수익이 과연 얼마나 발생할까?



다소 주춤해지긴 했지만 추가적인 유동성 기대감은 어떠한가? 6월달에 버냉키가 가만 있을까? 아니다 분명 QE3 카드를 만지작 거릴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시장이 싸졌다. 코스피 1900p는 12개월 선행 PER 개념으로 보면 8.7배 수준. 9배 이하는 이제까지 경험상 매수 영역이었다.

지금 현재론 끝 모를 하락이 열릴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적으로 빠질 수 있는 추가적인 지수 훼손도 제한적일 것이라고 보는 이유들이다.

생각해보면 올라가는 주식과 시장엔 상승에 합당한 이유만 붙기 마련이고 빠지는 주식과 시장엔 하락의 이유만이 붙기 마련이다.

추가적으로 경제지표 추이도 살펴보자.



미국이 최근 신규고용관련 노이즈가 있었지만 계절적인 요인에 불과하다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며 무엇보다 소비지표가 양호하다

중국은 기다리던 지준율 인하를 발표했고 올해 10월 정권교체 이후 내년엔 성장 드라이브가 확실시 된다. 산업생산지표가 3년래 최저치를 찍을 만큼 경기가 안 좋지만 중국상해종합지수 또한 충분히 하락을 반영했다.



중국의 경기선행지수도 나쁘지 않다.

이런 점으로 미뤄볼 때, 많이 빠질 시장은 아니다. 다만 올려칠 모멘텀의 여부를 걱정할 뿐이다. 추세를 회복하기 전까진 제한적인 시장임을 말하고 싶고, 지금 당장 용기있게 주식을 사고 싶지 않을 뿐이며 좀 더 주고 사더라고 추가하락 불확실성을 최소화 하고 싶다.

결론을 내보자. 결국은 지수가 하락에서 상당부분 돌아섰다라는 판단이 들 때 매수의견을 내는 것인데, 지수가 충분히 돌아설려면 어떤 점들이 충족되어야 할까?

첫째는 외국인의 대량 선물 환매수다. 외국인은 연일 현선물 동시매도를 진행중이다. 다행히 현물시장에서 뚜렷한 이탈 모습을 보이고 있진 않지만 선물시장에선 누적 매도계약이 이미 상당하다. 지수가 돌아선다면 외국인이 가장 먼저 할 행동은 선물 하방 포지션을 푸는 일이다. 외국인의 연속성 있는 일 4~5000 계약 이상의 선물 매수반전은 지수 반등 신호로 봐도 무관하다.

둘째는 환율이다. 원달러 환율이 1150원을 넘어섰다. 외국인들은 환차손에 돌입했거나 환차익이 줄고 있다. 외국인들은 원치 않는 환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외국인의 매도는 당연한 행동이다.

추가적인 원달러 환율 상승은 외국인의 추가 이탈 가능성을 높여주는 요인이고 원달러 환율의 하락은 외국인 매도를 진정시킬 수 있는 요인이다. 또 유로환율의 경우도 끝나지 않은 리스크로 인식되면서 연일 저점을 갈아치우고 있는데, 유로환율의 1.3$ 이상으로의 반등은 유럽리스크가 줄고 있음을 대변할 것이다.

셋째는 기술적 흐름이다. 우리는 믿을만한 지지선 1930p를 잃었다. 지지선이 훼손되면 저항선으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은데 낙폭과대에 따른 단순 반등을 넘어서는 20일선의 회복, 약 1980p 정도는 추세회복의 정도를 표현해 줄 것이다.

이 세가지가 충족되지 않는 한 시장은 제한적인 흐름에 머물 확률이 높고 종종 낙폭과대 종목에서 반등이 출연하겠지만 연속성을 보장하기 어려울 것이다.

만만치 않은 시장에선 일정부분은 관망하는 자세를 가질 필요도 있다. 세가지 신호를 충족할 때까지 전략상 후퇴도 많은 전략중의 하나임을 잊지말자.

<글. 한국투자증권 eFriendAir 장용혁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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