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춘의 지금 세계는] 유럽계 자금이탈과 G2 경기부양

입력 2012-05-17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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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투자의 아침 2부 - 한상춘의 지금 세계는

앵커 > 유럽계 자금이 대거 이탈하면서 국내증시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미국과 중국, G2에서 추가부양책이 나올 것인가가 시장의 가장 큰 관심사다. 이 부분에 대해 자세히 확인해보자. 어제 국내시장에 투매가 나왔다. 유럽계 자금이 대거 이탈됐다. 어떤 상황인가.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일단 그리스 문제에 대해 보겠다. 그리스 문제에 국내증시의 폭락문제를 연계해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많다. 동일한 문제로 미국의 다우지수는 1만 2600포인트대의 지수대다. 오늘 새벽 33포인트 떨어졌다. 그리고 당사국인 프랑스도 3000포인트인데 9포인트 올라갔다. 독일도 핵심적 실체에 있지만 5000포인트대에서 주가하락폭이 16포인트밖에 안 떨어졌다. 거의 0.3% 이내다.

그리스 문제를 국내주가의 폭락 요인으로 글로벌 증시의 폭락 요인으로 보는 것은 너무 시장을 잘못 보는 것이다. 국내증시에서 어제 50포인트 이상 떨어진 것은 역시 그리스의 문제도 있지만 국내증시의 특수요인이 더 많이 발생한 것이다. 이번 주 월요일에도 한국경제의 해외시각이 좋은데 이달 들어서는 왜 가장 주가하락폭이 클까.

그 실체는 역시 유럽계 자금의 자금이탈 문제다. 3월 말에서부터 외국자본들이 어느 정도 배를 채운 상태이기 때문에 자금의 유입규모는 상당히 줄어들 것이다. 경우에 따라 이탈에 대비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이달 유럽계 자금의 이탈문제는 항상 자금이 부족한 사태에 발생한다는 일반적인 인식과 달리 위기가 발생한 국가보다는 그동안 많이 올랐던 곳에서 자금이 많이 빠졌다. 그렇다면 많이 올랐던 것이 무엇이냐. 한국의 증시가 상대적으로 유럽계 자금이 많이 들어오면서 많이 올랐고 그중 한국의 코스피를 보면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가 끌어올린 측면이 있기 때문에 여기서 뺀다는 이야기다.

마진 콜의 디레버리지를 누차 언급했다. 고스란히 그런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지금 자금이 많이 떨어지는 것은 한국경제의 펀더멘탈이 나쁘기 때문이 아니다. 자금의 부족문제가 발생했을 때 상대적으로 차익이 많이 실현된 곳에서 자금을 뺀다. 캐시 플로어가 부족하면 수익이 난 곳에서 뺄 것이다. 수익이 안 난 곳에서는 빼지 않을 것이다. 그와 똑같은 논리다.

그래서 삼성전자가 지난 9일부터 약 9000억 외국인 매도가 됐다. 이때 기준으로 보면 외국자본이 총 2조 5000억이 나왔지만 그 기간에 2조원 중 9000억이 삼성전자에 나왔다. 올해 들어 유럽계 자금이 가장 선호한 것은 삼성전자이고 거기서 차익실현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덧붙여 어제 애플의 배신이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애플이 거래소를 바꿨다는 것이다. 이런 루머까지 겹치면서 삼성전자의 주가가 많이 떨어졌다. 그동안 주가상승폭에서 삼성전자의 위상이 크다 보니 다른 증시에서는 크게 떨어지지 않다 해도 우리 코스피 지수가 많이 떨어진다.

연초 방송을 통해 양극화 현상에서는 코스피와 같은 대표지수의 함정에 조심해야 한다는 것을 올해 증시를 보면서 언급한 적이 있다. 대표지수의 함정이 바로 이런 측면에서 나타난다.

앵커 > 어제 시장에서 외국인이 올 들어 4900억, 최대 규모로 많이 팔았다. 11일 연속 누적규모로 살펴보면 2조7000억을 팔았다. 유럽계 자금의 이탈이 언제쯤 마무리될까.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정책적 요인이기 때문에 쉽게 예상할 수 없다. 5월부터 기업들의 실적이 마무리되면 유럽의 정책 리스크와 미국의 통화정책 변동 가능성, 중국의 기준금리 인하 등 정책 리스크를 상당히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고스란히 정책적인 리스크가 글로벌 증시를 흔든다. 정책 리스크는 국가간 합의사항이기 때문에 역학관계를 쉽게 예측하지 못한다.

그러나 어쨌든 각국의 이해관계는 결국 국가가 망하기 위해 정책 협의를 하는 것이 아니고 살리기 위해서 한다는 기본 개념을 생각해야 한다. 그 정부가 국민이 싫어하든 좋아하든 간에 일단 정권을 잡으면 사실상 경기를 살려야 한다. 본인들이 정당의 목적인 정권을 다시 한 번 잡기 위해서는 경기는 살린다. 유럽이 지금 난기류에 빠지고 있지만 결국 통합과 회원국들의 경기를 위해 긍정적인 방향으로 간다.

경제여건이 좋은 쪽에서 자금이 빠지다 보니 주가는 상대적으로 많이 떨어졌다. 환율이 1165원대로 올라왔다. 이런 유럽의 자금 확충여부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 금융사들은 고객의 투자이익을 생각하기 때문에 경제여건에 비해 주가가 많이 떨어지고 환율이 올라가면 저평가 이익이 생기고 환율이 많이 올라가는 것은 환차익의 소지가 있다. 전문적인 용어로 피셔의 통화가치를 감안한 캐리자금의 이론적 근거인 국제화폐 이동거래설이다.

이런 각도에서 유럽계 자금의 확충 여부는 정책적 부분이기 때문에 쉽게 언급할 수는 없지만 이것만 마무리된다면 과거와 같은 현상이 발생할 것이다. 2009년 3월에도 미네르바나 일부 사람들이 우리 주가가 500포인트 떨어진다고 했을 때부터 미국 금융사들이 마진 콜의 디레버리로 경제여건이 좋은 쪽에서 빠지다 보니 주가가 떨어지고 환율이 1600원 갔다. 저가 부분을 겨냥한 자금, 환차를 겨냥한 외국자본이 들어와 890에서 오히려 거꾸로 2100선까지 올라갔고 환율은 1050원까지 폭락했었다.

그런 국면이기 때문에 우리 경제여건은 지금 나쁜 상황에서 떨어진 것은 아니다. 방송에서 어렵다고는 하지만 항상 주가가 올라갈 때는 뒤늦게 낙관적으로 예측하는 것보다 세계경제가 불안할 때는 마진 콜의 디레버리지로 일반 상식과 달리 경제여건이 좋은 쪽에서 자금이 빠져나간다. 이런 것을 항상 대비해야 한다. 우리의 펀더멘탈 때문에 자금이 빠지는 것은 아니다.

앵커 > 유럽위기에 가속도가 붙이면서 미국과 중국의 추가부양책이 언제쯤 추진될 것인가가 시장의 관심이다. 미국은 언제부터 가능성을 점칠 수 있을까.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다시 돈의 부족 문제가 나타났으니까 재정정책을 추진하는 각국 정부의 경기부양책보다는 금리와 관련되어 있는 중앙은행의 경기부양책에 더 관심을 갖는다. 유럽에서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 미국과 중국이 통화정책 측면에서 지금의 상황을 얼마큼 완충작용 하느냐. 현명한 투자자라면 유럽위기를 보는 것보다 오히려 이 부분을 더 중시해야 한다.

유럽위기 상황에서 전문가라고 나오는 사람들은 국내증시가 폭락했다는 쪽으로 과도하게 해석하는 시각을 보인다. 미국증시 33포인트, 프랑스는 올랐고 독일은 16포인트 떨어졌다. 너무 과대하게 해석하면 현재 증시를 잘못 읽는 것이다. 자금의 완충역할을 하는 미국과 중국의 통화정책 여부가 중요하다. 미국은 6월말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정책의 시한을 앞두고 추가부양책을 강구할 시점이다. 시기적으로는 추가부양책을 내놓을 수 있는 여건이다.

다만 실물경제 회복여부에서 단기 금융시장에서 장기 금융시장으로 자금이 이전되려면 장기채 금리를 낮춰줘야 한다. 지금 장기채 금리는 많이 나아졌다. 왜냐하면 국채시장의 쏠림 현상 때문에 국채수익률이 많이 떨어졌다. 이것이 경우에 따라 미국의 3차 양적완화 정책 같은 유동성 공급 정책을 제약할 수 있는 요인이다.

최근 인플레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오늘 공개된 FOMC 회의록을 보니 인플레 관련해 금리인상을 거론한 의원들이 많아지고 있다. 최근 그리스 위기로 인해 자금이 유입되는 국가가 오히려 미국이다. 미국의 주택시장이나 미국의 국채시장 등은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미국은 자체적으로 자금이 공급되지 않더라도 국채수익률의 쏠림 현상 때문에 외국 자본이 들어오면 그만큼 유동성이 더 풍부해 진다.

3차 양적완화 정책을 종전처럼 추진하지 않을 것이다. 종전에는 국채매입을 통해 유동성을 공급하는, 발권력을 동원해 양적완화 정책을 추진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국채의 쏠림 현상 때문에 자금이 많은 상태다. 그런 상태에서 자금의 절대공급량은 늘리지 않는다. 자금의 질적 부족에서 실물경제에 회복적으로, 기업을 중시해 자금을 회복하는 쪽으로 간다.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정책이 연장될지 다른 통화정책이 강구될 때는 인플레나 자금의 절대규모는 해치지 않는 상태에서 경기를 부양시키기 위한 질적, 선별적 통화정책으로 간다. 통화정책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양적 정책과 질적 정책이다. 일반적 통화정책과 선별적 통화정책인 것이다. 3차 양적완화 정책이 나온다 해도 종전의 1차, 2차처럼 자금을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질적인 구조를 조성하는 질적 선별적 통화정책에 주력할 것이다.

앵커 > 중국 인민은행이 언제 추가부양책을 추진할 것인가도 초미의 관심사다. 빠르면 2분기 안에 기준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 기준금리체계가 있는 상태에서는 기준금리를 내리는 것이 효과가 있지만 중국은 금리체계가 형성되지 않았다. 그래서 항상 은행을 통한 대출이 중요하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서는 기준금리보다 지급준비율이 더 중요하다. 왜 중국의 인민은행이 지급준비율을 인하하는가. 과거 한국의 고도성장과정에서는 지급준비율 인하정책이 더 효과를 거뒀다.

중국은 명시적으로 선진국처럼 기준금리가 없다. 1년 만기 대출이자율로 기준금리를 설정한다. 금리체계의 형성에 대해 일부에서는 지급준비율을 내리는데 왜 기준금리를 안 내리느냐고 하는데 지급준비율이 더 효과적인 통화정책이기 때문이다.

지급준비율은 이미 내렸다. 그러나 내렸다고 해서 중국경제가 부양될까. 중국의 경기는 2분기에 7%대로 경착륙이 우려되지만 인플레는 여전히 남아있다. 인플레의 실체는 경기가 좋아서 인플레가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국제 원자재 가격 같은 공급측면에 의지하는 것이다. 그래서 인플레 우려가 남아있다.

그리고 과거 금리를 올리는 과정에서 외국 자본이 들어와 부동산 거품이 꺼지지 않고 있다. 일부에서 기준금리 내리니까 중국증시 올라갈 일만 남았다고 하는데 그렇지 않다. 경기는 금리인하로 잡더라도 수입물가부분은 위안화 평가절상으로 잡아주고 부동산 문제는 규제로 잡는다. 그러면 증시 입장에서 보면 어떨까. 경제적 측면에서 지급준비율을 내리면 플러스이고 위안화 평가에서 수출은 마이너스, 부동산 규제는 플러스 마이너스다.

왜냐하면 부동산 규제를 강화하면 부동산해서 자금이 이탈해 증시로 들어오기 때문에 증시에는 플러스다. 그러나 규제를 강화하면 돈은 규제에 민감하기 때문에 마이너스다. 그러면 어떻게 될 것이냐. 플러스와 마이너스가 똑같이 있다. 일부에서 이야기하는 것처럼 기준금리가 내려가면 중국증시가 올라가는 것은 아니다.

앵커 > 인플레우려가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은 미국과 마찬가지인 셈이다. 경기부양에 나서는데 인플레 우려가 있다. 이 부분을 중국은 어떻게 잡을 것으로 예상하는가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거시경제 목표가 서로 엇갈려있을 때 목표가 3개면 수단도 3개를 가져간다. 경기둔화 문제는 금리로 잡고 금리는 지급준비율 인하로 잡고 수입물가는 위안화 평가절상으로 잡고 부동산은 규제로 잡는 것이 지금 중국 정부의 방향이다.

신흥국의 증시부양책은 경기와 별도로 추진할 수는 없다. 우리도 과거에 증시부양책이라는 것이 나오지 않았었다. 신흥국은 자본시장의 발달이 많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경기부양만 되면 증시는 살아난다. 별도의 증시부양 보다는 경기부양책과 같은 맥락에서 보면 된다.

다만 중국의 증시구조를 보면 국부펀드 경기와 맞물려 있다. 국부펀드가 주식을 매입할 수 있는 레귤레이션을 완화시키는 차원에서 작년 10월부터 증시에서 영향력이 있는 공상, 건설, 농업, 중국은행 주식을 매입할 수 있는 레귤레이션을 완화시켜 그 맥락에서 추진한다. 항상 신흥국은 경기와 별도로 증시 부양책이 나올 수 했다. 자본시장이 발전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자본시장이 발전되지 않은 측면에서 후속 개념으로 경기를 살려야 한다. 경기가 크기 때문이다. 그런데 선진국처럼 금융이 실물경제보다 큰 상태는 어떻게 하느냐. 그때는 금융을 살리기 위해 금융이 중요하다. 항상 경제발전과정 등을 쭉 지켜봐야 한다.

지금 그리스 문제를 너무 과도하게 해석하는 견해가 있다. 어제 코스피 54포인트 떨어진 것을 너무 과도하게 해석하는 시각은 잘못된 것이다. 한국 내부의 특수요인, 다시 말해 자본의 부족문제가 발생할 때 오히려 잘 나가는 국가에서 회수하는 것이 좋다. 1~3월 유럽계 자금에서 가장 많이 올라갔던 국가가 한국이고 그중 삼성전자가 가장 많이 올랐기 때문에 마진 콜의 디레버리지 과정에서 자금을 회수하는 것이다.

어제 삼성전자가 국내증시에서 주도력이 상당히 높았던 것은 애플의 거래선 확보라는 특수 요인 때문이다. 그리스 문제를 볼 때 나머지 미국증시, 유럽증시를 잘 보고 해석하는 것이 좋다. 원인을 찾다 보니 관계가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몰아가는 경우가 있다. 그런 것을 지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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