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뱅크런' 확산 조짐..외국인 투자심리 '흔들'

입력 2012-05-18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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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 증시특급 1부 - 글로벌 마켓 NOW

김희욱 외신캐스터 > 오늘 시장이 하방 경직성을 보인다고 한다. 왠지 믿음이 가고 그렇게 믿고 싶다. 대외 이슈들은 크게 새로운 악재는 없지만 계속 시장을 짓누르고 있는 상황이다.

마감브리핑을 보자. 블룸버그 통신이다. 오늘 미 증시 자체는 대책이 없는 상황이었다. 그만큼 호재가 하나도 없었다는 것이고 피치 사의 그리스 신용등급 강등에 이어 미 경제지표 가운데 고용과 소비를 가장 종합적으로 반영하는 제조업지표까지 부진한 것으로 나오면서 S&P500지수의 10개 구성업종 가운데 통신업종을 제외한 9개 업종이 하락했고 결국 S&P500지수 4개월래 최저로 내려앉았다는 설명이다.

오늘 특히 거래량이 실린 대량매도가 나왔다는 사실이 있는데 투매라고 해석해야 한다. 미 증시 거래량이 최근 3개월 평균 거래량을 24% 상회한 83억 주를 기록했다. 사실 월가 같이 무한경쟁시장, 다시 말해 무한한 수요와 공급이 만나는 시장에서 거래량이 24% 늘어났다는 것은 굉장히 큰 규모다. 그래서 이렇게 거래량 상승은 캐터필러와 애플 같은 대형주들의 집중 매도세로 연결됐고 애플이 오늘 급락소식을 전하고 있다. 그랬기 때문에 시장의 하락세는 불가피했다.

그리고 공포지수가 한번 더 레벨업 되면서 5개월래 최고인 24선을 넘어갔다는 내용도 있다. 한미증시의 동조화라고 해야 할까. 4개월래 최저치, 미국의 삼성전자인 애플이 부진한 상황으로 아주 비슷하다.

그렇다면 현재 유로존 탈퇴 시나리오는 어디까지 전개되고 있는지 알아보자. 그리스 내부의 주장을 들어볼 때다. 로이터 통신이다. 이번에 비록 과반수는 아니지만 최대 의석을 차지한 그리스 좌파정당 시리자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보니 6월 17일 그리스 재총선에서 원내 1당을 차지할 것이 거의 유력화되고 있다.

영화의 절박한 상황에서 나를 믿어달라고 이야기하듯 시리자의 대표인 알렉시스 치프라스는 우리가 과반의석을 차지한다 해도 그리스는 유로존을 떠나지 않겠다고 단언했다는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 내용이 실려있다.

그리스 문제에 대한 시장의 평가를 보자. 나잇 캐피탈의 의견이다. 유로존 내에서 그리스의 역할은 GDP나 경제규모나 인구숫자 등 경제적인 요소로 따질 것이 아니라 정치적인 관점으로 봐야 된다.

지금까지 상황을 보아 알겠지만 앞으로도 유럽연합 내에서 언젠가 긴축을 시행해야 될 나라들이 피그스 국가 등 몇몇 있는데 해당국 정부나 정치인들에게 그리스의 이번 선거결과에서 긴축에 반대하는 좌파정당이 급부상하는 사건은 중요한 일이었다. 당연히 이것을 자신들에게도 적용하려고 하겠다. 앞으로 자신들도 긴축안을 도입하게 될 경우 지지율이나 정치적 운명을 결정할 수 있는 나침반으로 그리스를 바라보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음은 보다 종합적인 내용의 보고서다. 호주 뉴질랜드 최대 금융지주사인 ANZ는 확률을 디테일하게 담고 있는 보고서를 냈다. 현재 유로화를 공동 사용하는 유로존이 그리스의 탈퇴 없이 17개국 회원국 그대로 유지될 확률이 70%다.

이 같은 결론의 근거는 지금 만약 그리스가 유로존을 탈퇴한다면 그 비용이 추산할 수 없을 정도로 크고 이는 그리스 당사자에게는 물론이고 ECB, EU, EFSF 등 모든 관련 대상에 위태로운 환경을 제공할 수도 있다. 그래서 70대 30으로 유로존을 탈퇴하지 않을 가능성이 70이고 탈퇴할 가능성이 30이다.

그러면 이 70대 30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느냐. 탈퇴를 안 하고 그대로 갈 경우가 70%인데 이 배경에 독일이 지금처럼 강경노선을 고수할 가능성은 20% 뿐이고 50% 정도는 독일이 성장강화, 그러니까 자금을 출자해 다른 부채우려 국가들에 돈을 더 대주는 식으로, 지원을 강화하는 쪽으로 한발 물러설 가능성이 50%를 차지하고 있다. 어떤 변혁이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나머지 그리스가 유로존을 탈퇴할 가능성 30%에 대해 그 중 25%는 그리스가 순차적인 연착륙 형태의 유로존 탈퇴를 진행할 확률이고, 무책임하게 유로존을 탈퇴할 확률이 4%, 그리고 이것이 도미노 효과가 되면서 유로존이 완전히 깨질 확률이 1%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람들이 하도 못 믿으니 확률로 이야기해 놨다. 그리스가 유로존을 탈퇴하지 않는다는 확실한 보장만 있으면 오늘이 바닥을 잡는 날이고 하방 경직성을 확인할 수 있는 날일 수 있다. 그러나 그렇게 말하기에는 자신이 없다.

다음 내용을 보자. 중요한 것은 뱅크런의 심각성이다. 뱅크런이 일어날 경우 우리나라 코스피 증시, 한국증시에서 외국인 유출 역시 런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 저널의 기사를 보자. 얼마전 우리나라 상호저축은행의 대규모 예금인출 사태를 설명할 때 뱅크런이라는 표현이 나왔고 또 한번 등장했다. 그리스 유로존 탈퇴 이야기가 나온 상황에서 그리스 시중은행들에서 뱅크런이 일어나는 것은 그렇다 쳐도 이제는 스페인으로 번져가고 있다는 내용이다.

스페인 일간지 엘몬도가 지난 한주 동안 스페인 4위 은행 방키아에서 빠져나간 예금이 10억 유로를 넘었다고 보도를 했는데 스페인 정부는 즉각 부인했고 해당 은행은 노코멘트다. 이런 소식 때문에 방키아는 장중 한때 29% 폭락했다가 나중에 15% 하락으로 끝났다.

신용평가사가 갑자기 치고 나갔다. 미국시장 마감 이후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이럴 때 일수록 객관적이고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면서 시장 안정에 도움을 줘도 모자랄 판에 이번에도 신평사는 한발 늦게, 그것도 엇박자로 시장에 장단을 맞추는 꼴이 됐다. 뱅크런 일어나고 나서 방키아를 포함한 16개 시중은행의 신용등급을 1단계에서 3단계로 내린다면서 갑작스럽게 조치를 내린 이유가 갑작스러운 상황의 변동이 됐다. 빠른 변화가 있기 때문에 빨리 대처한 것이라는 핑계 아닌 근거를 달고 있다.

뱅크런은 우리나라에서도 일어날 가능성으로 연결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걱정이다. MSCI 한국지수를 보자. 오늘도 하루에 1.3% 정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고 지난 3개월치 그림을 보면 그동안 4, 5개월 동안 사 모은 한국주식의 비중을 최근 2주 들어 완전히 팔아버린 상황이다. 기술적으로 중요한 선은 60선이 코스피 2000이고 56선이 1900선인데 이제 55까지 깨고 내려온 상황이다. 오늘 외국인들 또 한번 조심해야 할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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