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춘의 지금 세계는] 주목되는 ‘제2의 마샬 플랜’ 구상

입력 2012-05-22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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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투자의 아침 2부 - 한상춘의 지금 세계는

앵커 > 오는 23일 유럽연합 정상회담을 앞두고 많은 이야기가 오가고 있다. 세계 2차대전 이후 최대 위기를 맞고 있는 유럽을 구하기 위해 제2의 마셜 플랜이 필요하다는 구상책까지 나오고 있다. 제2의 마셜 플랜이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자세히 알아보자. 유럽상황이 워낙 긴박하게 돌아가면서 예정에 없었던 유럽정상회담이 23일에 열린다는데.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그래서 특별 정상회담이라는 표현을 쓴다. 원래 예정에는 없었지만 상황이 워낙 긴박하게 돌아가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현안을 다룰 특별 정상회담이 23일부터 열린다. 실무급 회담에서 논의된 내용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전체적으로 보면 성장과 긴축의 조정 문제가 가장 중요하다. 왜냐하면 전체적인 위기해결 방안의 기조가 결정되어야 액션 플랜에 담을 수 있다. 기조의 구체화 방안이다. 지금 상태에서는 성장을 가미하는 정책이 나올 것이다.

EU 특별정상회담에서 이러한 방안들이 결정되면 실천안이 나올 것으로 본다. 실천안은 획기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이제는 유럽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인 제2의 마셜 플랜이다. 마셜 플랜은 누가 주도하는가도 굉장히 중요하다. 그런 차원에서 보면 지금은 유로랜드의 회원국들에게 맡겨서는 안 된다. 17개 회원국으로 구성된 유로랜드보다 회원국이 많은, 27개국으로 이루어진 EU가 주도해 이것을 해결할 것이다. 그래서 EU회담이 열린다고 보면 된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유럽 국가들은 패전으로 인해 경기가 아주 침체된 상태였다. 이것을 그냥 두면 공산주의 세력에 의해 유럽도 공산화되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있었다. 미국은 이것을 방지하기 위해 어쨌든 유럽을 부흥시켜야 된다고 판단했다. 유럽을 전쟁의 폐허로부터 복구하기 위한 계약을 당시 미국의 재무장관인 마셜이 구성했기 때문에 마셜 플랜이라는 용어가 생겼다.

마셜 플랜은 얼마큼 실효성 있는 국가가 주도하느냐가 성공 여부에 중요하다. 미국이 당시 팍스 아메리카나 체제 초에 세계 주도권을 쥐고 있었기 때문에 이것이 성공했다. 그렇다면 최근에는 어떨까. 우선 제2의 마셜 플랜을 하는 이유를 알아보자. 유럽위기가 그동안 통합이 확대든 심화든 승승장구를 해 왔고 실패가 그렇게 크지는 않았었다.

그러나 이번 유럽위기로 인해 유럽국가들이 100년 동안 준비해왔던, 액션 플랜으로 보면 50년 동안 준비해왔던 계획이 거의 무너질 조짐을 보임에 따라 2차 세계대전의 폐허 상태로 비유하는 시각들이 있다. 결과적으로 이것을 회원국 자체적으로 부응하기는 어렵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그래서 EU와 독일이 주도해 위기의 대책으로 제2의 마셜 플랜을 제시한 것이다.

앵커 > 벌써부터 기대가 높은 것은 이번 회담 안건이 제2의 마셜 플랜이라고 불릴 만큼 많은 해결책들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어떤 해결책들이 있는지 확인해보자.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어제 E-phobia, 뱅크런 도미노 등 새로운 용어를 많이 언급했다. 오늘도 새로운 이야기를 많이 하겠다. 경제신호가 많이 나오고 새로운 방안들이 나오고 있다. 이제는 유럽위기의 진단방식이 종전과는 다르다. 유럽국가들도 상당히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 이것을 바탕으로 용어 자체가 새롭게 나오고 방안이 새롭게 나오고 있다. 여러 가지 방안을 담고 있다.

그중에서도 단기적으로 무엇이 문제일까. 국내증시의 자본회수 문제가 있다. 그 배경으로 유럽 금융사들이 뱅크런 사태에 처함에 따라 자본의 확충 방안과 도미노 방지 방안이 있다. 소위 뱅크런 도미노 방지 방안 등이 이번 EU 특별정상회담에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중장기적인 방안은 EFSM, 즉 European Financial Stabilisation Mechanism, 유럽재정안전기금의 설립방안을 통해 유로본드를 발행하는 것이다. 회원국의 조정 문제에서 구체적인 방안이다. 이 문제가 논의될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그동안 많이 이야기했다. 투웨이밴드 시스템이 있다. 그리스를 어떻게 해야 될 것이냐, 유로존에서 사실상 탈락시켜 독자적인 운영권을 주는 체제가 나오고 있다. 독자적인 G-유로 사용방안도 이번에 검토될 것이다.

유럽 금융사들이 뱅크런 도미노 현상에 처해 있다. 그리스 일부 금융사에서 발생하고 있는 뱅크런이 스페인으로 전염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것을 방지하는 것이 급선무다. 기업의 부도사항을 처리할 때는 먼저 돈이 말리는 문제부터 해결해야 위기를 낳기 위한 시스템을 개선할 수 있다. 무엇이든 유동성 문제부터 해결해야 된다. 그런데 뱅크런 사태가 발생하기 때문에 이것부터 치유되어야 회원국을 조정하거나 위기를 낳게 한 시스템을 개선하는 등의 다음 단계로 진입하는 것이다.

EU의 특별정상회담에서는 유동성을 지원하는 방안을 획기적으로 강구할 것이다. 현재 돈을 공급하는 발권력을 가지고 있는 쪽은 유럽 중앙은행이다. 4년 전 발권력을 동원해 무제한 자금을 공급한 것이 오늘날의 유럽이나 미국주가를 끌어올린 가장 큰 배경이다. 무제한으로 공급하겠다는 입장이 나오고 있다.

그 다음 유럽재정안전기금에서 유럽 금융사들의 자본확충이다. 여기서 자본확충이란 부족한 자본뿐만 아니라 예비적인 자금확충도 마찬가지다. 한국에서 유럽계 자금이 이탈하는 문제는 일부 전문가들이 잘못 진단하고 있는데 예비 자금확충 때문에 그렇다. 이 문제까지 지원한다.

앞으로 제2의 마셜 플랜을 주도할 것으로 보이는 EU는 범유럽의 뱅크런 보증제도를 제시했다. 이는 상당히 포괄적인 제도다. 보통 위기의식이 아니고서야 이러한 보증제도는 사실상 하지 않는다. 한국도 그렇다. 우리나라의 어떤 기업인은 내 친척이라도 보증은 안 서겠다는 이야기를 하더라. 보증제도란 굉장히 위험한 것이다. 여러 가지 불미스러운 사건도 많이 나오고 있다. 바로 유럽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EU 국가들이 범유럽 뱅크런 보증제도를 했다.

유로랜드 국가들은 그동안 구제금융으로 자원을 많이 소진했지만 EU는 17개 회원국을 뺀 10개의 역외국이 있다. 그래서 위기를 그동안 피해갔던 것이다. 이 EU가 유로랜드를 대신해 주도할 경우 이 유동성 방안은 실효성 방안이기 때문에 상당히 신뢰를 얻게 된다. 이것이 미국 내 자체적으로 큰 이슈가 없었고 오히려 미국의 IPO 상장했던 페이스북의 주가가 공모가보다 더 떨어지는 악재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오늘 다우지수가 130포인트 크게 오른 배경이 되었다.

앵커 > 어려운 국가에 재정지원을 해 주는 등의 단기적인 방안이 아니라 유럽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중장기적인 구상도 계속 나오고 있다.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가.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유럽통합 이론에 대해 잘 모르고 유럽을 진단하다 보니 더 혼란스러워지는 것이 그동안의 모습이었다. 유럽은 100년 역사를 가지고 있다. 크게 보면 회원국을 확대하는 단계가 있고 경제통합 단계로 올리는 심화단계가 있다. 그리고 통합단계를 끌어올리는 단계에서 소위 EU 내지는 EMU, 통화통합을 달성한 데 이어 정치적 통합을 달성하고 마지막으로 소셜 유니언까지 하면 하나의 유럽구상이 된다.

중요한 것은 심화단계 중 가장 첫 번째 단계인 경제통합도 투바이투 시스템이다. 이것은 통화에 이어 재정 부분도 유럽중앙은행과 버금가는 기구인 유럽재정안전기금을 만들었다. 그리고 유로랜드의 유로화에 버금가는 체제를 해 투바이투 시스템이다. 그런데 하나는 못 만들었다는 이야기다. 결국 재정통합을 이루지 못한 것이 지금의 문제다.

왜냐하면 재정이란 세금을 낼 때 국민의 저항감이 크고 두 번째는 재정지출은 한번 늘리면 사실상 밑으로 떨어뜨리기 어려운 하방 경직성을 가지고 있는 상태다. 그래서 재정통합을 해놓지 않으면 위기가 발생하고 통화동맹을 했던 부분이 제약된다. 왜냐하면 다른 국가에 전염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문제는 지금 극복해야 한다.

중장기적으로 그동안 미비했던 가칭 유럽재정안정기금을 만들고 유로화에 버금가는 통화를 만든다는 주제를 이번 유럽 특별정상회담에서 다룬다. 결국 그동안 본질적 문제를 건드리지 않았었지만 이제는 본질적 문제를 건드릴 것이다. 단기적인 유동성을 확보하고 유로 시스템 상 가장 큰 문제인 재정통합문제를 건드린다는 것이다. 그러면 근본적으로 유럽위기의 본질적 문제에 접근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앵커 > 또 주목 받고 있는 것은 향후 유럽 통합방식과 연결해 새롭게 거론되는 G-유로라는 단어다. 이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가.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그리스는 유로에 잔존하려고 노력한다. 아무리 긴축에 반대한다 해도 역시 그리스가 살 길은 유로존의 잔존이다. 그리스의 방침은 잔존시키되 사실상 지금 상태에서 유로존에 동일한 잣대를 들이댈 때는 독일과 프랑스 같은 경제 핵심국들의 부담이 늘어난다.

더구나 이들 국가의 집권당에 대해 너무 국민의 세금이 늘어나다 보니 이제는 독일도 구제금융을 주는 방식을 더 이상 가져가기 어려운 상태다. 그래서 그리스의 경제여건을 감안해 독자적인 경제정책 운영능력을 준다는 이야기다.

지금 강구되는 G-유로는 그리스가 독자적으로 사용하는 유로다. 이것은 유로화에서 그동안 이야기했던 투웨이밴드 시스템이다. 유로화 도입하기 전에 경제 핵심국들은 네로밴드 시스템을 이용하고 경제여건이 나쁜 국가들은 브로드밴드 시스템을 했다.

이 브로드밴드란 환율과 금리와 물가와 재정수지를 경제여건을 감안 독자적으로 운영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지금 경제가 어렵다면 금리를 대폭적으로 인하하고 통화가치를 대폭적으로 인하할 수 있으며 재정적자를 위해 대폭적으로 지출을 증대시킬 수 있는 독자적인 운영법을 준다는 이야기다.

그리스가 살아날 때는 독일과 프랑스 입장에서도 구제금융의 부담을 줄여준다. 그래서 투웨이밴드 시스템이다. 이 방안이 그리스가 가지고 있는 독자통화로 가기에는 유로존에 잔존하기 어려우니 종전 그리스의 유로화에 버금가고 유로화에 잔류시키는 두 가지 목적에 부합하는 G-유로, 그리스에서 사용하는 유로를 사용하게 하자는 것이다. 투웨이밴드 시스템 내지는 투트랙-투스스피드 방안을 구체화시키는 과정에서 G-유로가 부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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