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 투자의 아침 2부 - 한상춘의 지금 세계는
앵커 > 최근 외환시장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특히 유로화는 끊임없는 추락세를 보여주고 있다. 유로화의 움직임만 놓고 보면 유럽연합의 위기라고 직접적으로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오늘은 유로화의 움직임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이다. 유로화를 포함 최근 외환시장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한동안 혼조세를 보이던 미 달러가 신흥국 통화, 선진국 통화 등 대부분의 통화에 대해 강세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역시 미국경제가 받쳐주는 것이 큰 요인이다.
전반적인 미 달러가치가 어떻게 될 것이냐의 측면에서 달러평가지수를 살펴볼 수 있다. 이 지수가 오늘 새벽에 끝난 뉴욕 외환시장에서 마침내 83을 돌파했다. 이것은 아주 이례적인 일이다. 그만큼 달러 강세가 모든 통화에 대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선진국 중에서는 미 달러가치가 유로화에 대해 아주 강세를 보이고 유로화 입장에서 이야기하면 미 달러에 대해 유로화 가치가 폭락하는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신흥국 통화 중 인도의 루피화가 사상 최저치를 기록할 만큼 폭락하고 있다. 그래서 전반적으로 달러강세가 이어지는 속에 선진국 통화에 대해 유로가치의 하락세, 신흥국 통화 중에서는 인도의 루피화의 가치하락세가 심상치 않다.
유로화는 유로랜드의 상징이다. 유로가치가 떨어지는 것은 그만큼 유로랜드가 균열조짐을 보이는 것이다. 그리스 문제를 이야기할 때 그리스는 문제가 생기면 빨리 털어내는 것이 좋다고 누차 언급했다. 그리스 문제가 나올 때 유로화 가치는 그렇게 떨어지지 않았다. 대체로 유로당 1.30달러 정도는 지켰다. 최근 유로화 가치가 많이 떨어진 것은 그리스 문제를 빨리 떨궈내지 못하고 정책당국이 우왕좌왕하는 속에 전염효과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연초 언급했듯 유럽의 위기를 볼 때는 밸런스 입장을 취하고 있는 스페인 문제가 상당히 중요하다. 최근 그렉시트에 이어 스펙시트 문제가 본격화됨에 따라 유로화 가치가 폭락하는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또 한 가지는 유로화 균열 조짐이 있다. 독자적인 운영권을 준다는 G유로 방안, 그리스를 유로존에 잔존시키는데 독자적으로 운영권을 주는 것은 탈락시키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리고 P유로 방안, 포르투갈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최근에는 S유로, 스페인을 유로존에 잔존시키는데 사실상 독자적인 운영권을 주는 쪽의 논의가 있다. 이 때문에 급속히 유로랜드가 균열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와 함께 그 상징에 해당되는 유로화 가치가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앵커 >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문제, 스페인 은행권의 부실우려 등으로 인해 그렉시트, 스펙시트 이야기까지 나오면서 유로화 가치가 더욱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같다.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왜 스페인을 연초부터 많이 언급했냐면 그리스는 탈퇴 이야기를 하더라도 그리스가 스스로 탈퇴하지는 못한다. 어쨌거나 독일, 프랑스와 같이 먹고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대기업이나 부유층에 대해 상당히 적대감을 가지고 있지만 경제학의 트리클 다운 이펙트에서 보면 그곳에서 흘려주는 소비에 의해 경제를 이끌어가는 측면이 있다. 경제학에서의 트리클 다운 이펙트, 깔대기 효과와 마찬가지로 그리스는 경제규모가 워낙 작기 때문에 본인 자신이 탈퇴한다, 긴축을 반대한다 해도 독일과 프랑스에 붙어야 먹고 사는 구도다. 그래서 자발적으로 탈퇴하기는 어렵다.
그런데 스페인 문제는 의외로 탈퇴하기 좋은 구조다. 스스로, 독일과 프랑스에 관계없이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스페인은 일단 유로랜드의 4위에 해당되는 경제대국이다. 또 스페인은 이미 미국의 대공황 관련 실업률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국민들이 긴축에 대해 굉장히 앞이 로감을 느끼는 상황이다.
왜냐하면 실업률이 20%가 넘고, 특히 청년 실업률이 40%가 넘는 상태에서 또 다시 유럽통합을 위해 긴축을 강조하라고 하면 그것에 찬성하는 스페인 국민들이 누가 있겠는가. 그래서 긴축에 대한 피로감이 워낙 강해져 있다.
그리고 스페인은 스페인 하나만 따지면 안 된다. 스페인이 독자적으로 가더라도 남미의 브라질 등 스페인 경제권이 상당히 크다. 과거 식민지의 영향 때문이다. 영국 연방이 유로랜드에 가입하지 않은 이유는 영국의 자체적인 경제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 영향권에서 독자적으로 경제를 운용할 수 있다. 그래서 영국이 유럽의 중심국이면서 유로랜드에 가입하지 않았다. 스페인도 스페인의 경제권이 상당히 크다.
만약 유로존에 얽매이지 않고 페세타를 지금의 경제여건에 맞춰 대폭 절하할 경우 스페인의 경제 복원력이 상당히 센 상태다. 또 스페인의 정치적인 명분만 재고된다면 경제적 측면에서 그리스보다 자체적으로 탈퇴할 수 있는 여건이 좋다. 때문에 스페인이 우려가 되면 국제금융시장에서 민감하게 반응한다. 그래서 연초부터 그리스와 동일한 각도에서 스페인을 보면 안 된다고 한 것이다.
앵커 > 벌써부터 유로화 가치가 폭락하면서 세계경제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중 가장 악영향을 받고 있는 곳은 국제상품시장이다.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유럽위기 관련해 여러 지역에 피해를 미치고 있다. 그중 상품시장에 가장 큰 피해가 간다. 왜냐하면 유로화와 상품가격은 보완관계에 있다.
유로화 가치가 떨어지면 상품가격도 같이 떨어지는 관계가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유로화 가치가 폭락함에 따라 궁극적으로 상품가격이 폭락하는 사태를 맞고 있다. 1999년 이례로 원자재 시장의 슈퍼 사이클 국면이 종료된다는 논란도 그런 측면이 있고 유로가치가 약세를 보이는 요인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
그리고 어제 어떤 세미나에서 원자재 가격이 다시 강세가 되고 구리가격이 오른다고 했다. 사실 청중으로부터 그렇게 공감을 받지 못하는 분위기를 감지할 수 있었다. 오늘 새벽에 끝난 국제유가를 보면 서부텍사스 중질유 기준 배럴당 88달러로 떨어졌다.
우리가 올해 연초만 하더라도 150달러 전망했었는데 88달러까지 떨어진 것이다. 원자재 시장이 아주 많은 영향을 받고 있고 원자재에 대한 수입의존도, 부존자원에 대해 성장의 지배력이 높은 국가도 상품가격 둔화에 따라 동시에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이 지금의 세계경제다.
선거를 앞두고 있는데 돈을 거둬들이지 않아 돈은 많다. 그런데 돈이 갈 곳을 찾아야 한다. 벽장 속에 가두거나 단기 부동화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어쨌든 남아있는 돈은 어디로든 가야 한다. 위험이 있으면 안전자산으로 가야 한다. 안전자산에서 생각할 수 있는 대목은 금을 비롯한 원자재 시장인데 그곳은 폭락한다. 그러면 어디로 갈 것이냐. 돈이 갈 곳은 한정되어 있다.
지금 미국의 국채와 독일의 국채로 쏠림 현상이 되면서 가격이 급등하고 수익률이 떨어지고 있다. 독일의 국채수익률은 0%다. 시장의 유통수익률이 0이라는 것은 프라이스 메커니즘이 사실상 무너졌다는 이야기고 그만큼 쏠림 현상이 되어 있다는 이야기다.
그것은 좋은 현상일까. 미국이나 독일의 국채시장에 거품 현상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조금만 금이 가면 예전에 발생했던 것처럼 채권 덤핑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무엇이든 쏠림 현상은 바람직하지 않다. 최근 국제 유동성이 풍부한 상태에서 안전자산의 선택범위가 상당히 제한되다 보니 쏠림 현상이 일어나고 그 지역도 가격이 올라간 측면이 있다.
지금 뒤늦게 미국의 국채나 독일의 국채를 사는 것이 좋을 것이냐의 측면에서는 이미 유통수익률이 0%가 된 상태다. 뒤늦게 사다가는 나중에 가격의 폭락현상도 일어날 수 있다. 그래서 쏠림 현상은 전반적으로 불안한 것이다.
앵커 > 유로화 가치가 하락함에 따라 국제통화질서에도 문제가 생기고 있다. 어떤 부분에서 문제가 생기는가.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4년 전 미국의 금융위기 때문에 대다수의 사람들이 그런 이야기를 했다. 이제 미국경제가 가고 중국경제가 올라오고 달러가 붕괴되고 위안화나 유로화 체제로 갈 것이라는 이야기다.
그러나 그 당시부터 중심통화라는 것은 실례를 구축하는 문제가 있고 실제 결제통화나 외환보유고로서 가져가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아무리 라이프 사이클이 짧아지더라도 미 달러 중심체제가 벗어나기 위해서는 최소한 30년, 정상적으로는 50년이 걸린다. 최근 미 달러가치가 강세를 보임에 따라 미국에 브레튼 우즈 체제가 다시 강화되고 있다.
그런 각도에서 달러의 대체로 이야기됐던 국제통화질서가 급속히 힘을 잃은 상태다. 아무리 훌륭하다고 해도 월드뱅크의 로버트 졸릭이라는 사람이 작년에 금값 상승을 계기로 미 달러를 대체할 수 있는 금본위 체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했다.
그 당시에도 비판이 많았고 금본위 논의는 지금 사라진 상태다. 그리고 유로화가 성공을 거둠에 따라 아시아에도 유로를 도입하자, 중동에서도 도입하자는 등 지역별 단위통화 논의를 많이 했다. 지금 본보기에 해당되는 유로화의 가치가 급락함에 따라 동북아 금융협약으로 아시아판 유로를 도입하자는 논의들도 급속히 악화된다.
또 통화란 실물가치를 반영해야 한다. 그러나 통화와 실물가치 간 디커플링 현상,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으로 일본경제다. 세계에서 가장 안 좋다고 이야기한다. 통화는 어떤가. 유로화 가치의 폭락에 따라 반사적 측면에서 안전통화로서의 수요를 굳힌 엔화는 오늘 새벽에 끝난 뉴욕 외환시장에서는 엔달러환율이 다시 79엔대로 갔다.
전반적으로 엔화만 유독 미 달러에 대해 강세를 보이고 있다. 그럼 일본경제는 괜찮은가? 사실은 일본경제가 가장 안 좋다. 이런 것도 나중에 상당부분 세계경제의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앵커 >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문제, 스페인 은행권 부실 문제 등 여러 가지 문제점들을 안고 있는 유럽통합이다. 게다가 최근 유로화가치까지 하락하고 있다. 앞으로의 전망이 어떻게 될지 궁금하다.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스페인까지 우려가 확산된다면 유럽통합 앞날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를 검토해야 할 것이다. 그동안 자격이 없는 것은 기업이든 국가든 잘라내야 한다고 이야기해왔다. 그래서 너무 심하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냐는 말도 들었다.
모 증권방송에 출연한 교수도 유로존 문제에 대해 그리스를 탈퇴시키면 지금 세계경제의 복원력으로 볼 때 경제가 빨리 회복될 수 있다며 강하게 그리스를 탈락시켜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개인적인 판단으로 투자자의 재산보호를 위해 그리스 같은 국가들을 초반에 잘라내야 한다고 본다. 만약 그랬다면 지금 어떤 모습이 됐을까. 스페인 문제도 초반에 잘라냈으면 전염되지 않았을 것이다. 스페인은 유로랜드의 4위 국가이기 때문에 그동안 유럽통합의 여러 가지 정치협상이나 경제협상에서 굉장히 좋은 우호적 입장을 취했다.
독자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여건이 잘 되어 있다 해도 스페인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그리스 등 조직에서 잘라낼 것을 못 잘라냄으로써 조직 전체가 망하는 모습이 전개되는 상황이다. 그런 각도에서 유로화를 지금이라도 살릴 수 있는 길은 그리스를 탈락시키는 것이다. 앞으로는 유럽통합이 그런 쪽으로 갈 것이다.
앵커 > 최근 외환시장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특히 유로화는 끊임없는 추락세를 보여주고 있다. 유로화의 움직임만 놓고 보면 유럽연합의 위기라고 직접적으로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오늘은 유로화의 움직임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이다. 유로화를 포함 최근 외환시장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한동안 혼조세를 보이던 미 달러가 신흥국 통화, 선진국 통화 등 대부분의 통화에 대해 강세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역시 미국경제가 받쳐주는 것이 큰 요인이다.
전반적인 미 달러가치가 어떻게 될 것이냐의 측면에서 달러평가지수를 살펴볼 수 있다. 이 지수가 오늘 새벽에 끝난 뉴욕 외환시장에서 마침내 83을 돌파했다. 이것은 아주 이례적인 일이다. 그만큼 달러 강세가 모든 통화에 대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선진국 중에서는 미 달러가치가 유로화에 대해 아주 강세를 보이고 유로화 입장에서 이야기하면 미 달러에 대해 유로화 가치가 폭락하는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신흥국 통화 중 인도의 루피화가 사상 최저치를 기록할 만큼 폭락하고 있다. 그래서 전반적으로 달러강세가 이어지는 속에 선진국 통화에 대해 유로가치의 하락세, 신흥국 통화 중에서는 인도의 루피화의 가치하락세가 심상치 않다.
유로화는 유로랜드의 상징이다. 유로가치가 떨어지는 것은 그만큼 유로랜드가 균열조짐을 보이는 것이다. 그리스 문제를 이야기할 때 그리스는 문제가 생기면 빨리 털어내는 것이 좋다고 누차 언급했다. 그리스 문제가 나올 때 유로화 가치는 그렇게 떨어지지 않았다. 대체로 유로당 1.30달러 정도는 지켰다. 최근 유로화 가치가 많이 떨어진 것은 그리스 문제를 빨리 떨궈내지 못하고 정책당국이 우왕좌왕하는 속에 전염효과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연초 언급했듯 유럽의 위기를 볼 때는 밸런스 입장을 취하고 있는 스페인 문제가 상당히 중요하다. 최근 그렉시트에 이어 스펙시트 문제가 본격화됨에 따라 유로화 가치가 폭락하는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또 한 가지는 유로화 균열 조짐이 있다. 독자적인 운영권을 준다는 G유로 방안, 그리스를 유로존에 잔존시키는데 독자적으로 운영권을 주는 것은 탈락시키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리고 P유로 방안, 포르투갈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최근에는 S유로, 스페인을 유로존에 잔존시키는데 사실상 독자적인 운영권을 주는 쪽의 논의가 있다. 이 때문에 급속히 유로랜드가 균열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와 함께 그 상징에 해당되는 유로화 가치가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앵커 >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문제, 스페인 은행권의 부실우려 등으로 인해 그렉시트, 스펙시트 이야기까지 나오면서 유로화 가치가 더욱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같다.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왜 스페인을 연초부터 많이 언급했냐면 그리스는 탈퇴 이야기를 하더라도 그리스가 스스로 탈퇴하지는 못한다. 어쨌거나 독일, 프랑스와 같이 먹고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대기업이나 부유층에 대해 상당히 적대감을 가지고 있지만 경제학의 트리클 다운 이펙트에서 보면 그곳에서 흘려주는 소비에 의해 경제를 이끌어가는 측면이 있다. 경제학에서의 트리클 다운 이펙트, 깔대기 효과와 마찬가지로 그리스는 경제규모가 워낙 작기 때문에 본인 자신이 탈퇴한다, 긴축을 반대한다 해도 독일과 프랑스에 붙어야 먹고 사는 구도다. 그래서 자발적으로 탈퇴하기는 어렵다.
그런데 스페인 문제는 의외로 탈퇴하기 좋은 구조다. 스스로, 독일과 프랑스에 관계없이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스페인은 일단 유로랜드의 4위에 해당되는 경제대국이다. 또 스페인은 이미 미국의 대공황 관련 실업률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국민들이 긴축에 대해 굉장히 앞이 로감을 느끼는 상황이다.
왜냐하면 실업률이 20%가 넘고, 특히 청년 실업률이 40%가 넘는 상태에서 또 다시 유럽통합을 위해 긴축을 강조하라고 하면 그것에 찬성하는 스페인 국민들이 누가 있겠는가. 그래서 긴축에 대한 피로감이 워낙 강해져 있다.
그리고 스페인은 스페인 하나만 따지면 안 된다. 스페인이 독자적으로 가더라도 남미의 브라질 등 스페인 경제권이 상당히 크다. 과거 식민지의 영향 때문이다. 영국 연방이 유로랜드에 가입하지 않은 이유는 영국의 자체적인 경제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 영향권에서 독자적으로 경제를 운용할 수 있다. 그래서 영국이 유럽의 중심국이면서 유로랜드에 가입하지 않았다. 스페인도 스페인의 경제권이 상당히 크다.
만약 유로존에 얽매이지 않고 페세타를 지금의 경제여건에 맞춰 대폭 절하할 경우 스페인의 경제 복원력이 상당히 센 상태다. 또 스페인의 정치적인 명분만 재고된다면 경제적 측면에서 그리스보다 자체적으로 탈퇴할 수 있는 여건이 좋다. 때문에 스페인이 우려가 되면 국제금융시장에서 민감하게 반응한다. 그래서 연초부터 그리스와 동일한 각도에서 스페인을 보면 안 된다고 한 것이다.
앵커 > 벌써부터 유로화 가치가 폭락하면서 세계경제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중 가장 악영향을 받고 있는 곳은 국제상품시장이다.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유럽위기 관련해 여러 지역에 피해를 미치고 있다. 그중 상품시장에 가장 큰 피해가 간다. 왜냐하면 유로화와 상품가격은 보완관계에 있다.
유로화 가치가 떨어지면 상품가격도 같이 떨어지는 관계가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유로화 가치가 폭락함에 따라 궁극적으로 상품가격이 폭락하는 사태를 맞고 있다. 1999년 이례로 원자재 시장의 슈퍼 사이클 국면이 종료된다는 논란도 그런 측면이 있고 유로가치가 약세를 보이는 요인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
그리고 어제 어떤 세미나에서 원자재 가격이 다시 강세가 되고 구리가격이 오른다고 했다. 사실 청중으로부터 그렇게 공감을 받지 못하는 분위기를 감지할 수 있었다. 오늘 새벽에 끝난 국제유가를 보면 서부텍사스 중질유 기준 배럴당 88달러로 떨어졌다.
우리가 올해 연초만 하더라도 150달러 전망했었는데 88달러까지 떨어진 것이다. 원자재 시장이 아주 많은 영향을 받고 있고 원자재에 대한 수입의존도, 부존자원에 대해 성장의 지배력이 높은 국가도 상품가격 둔화에 따라 동시에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이 지금의 세계경제다.
선거를 앞두고 있는데 돈을 거둬들이지 않아 돈은 많다. 그런데 돈이 갈 곳을 찾아야 한다. 벽장 속에 가두거나 단기 부동화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어쨌든 남아있는 돈은 어디로든 가야 한다. 위험이 있으면 안전자산으로 가야 한다. 안전자산에서 생각할 수 있는 대목은 금을 비롯한 원자재 시장인데 그곳은 폭락한다. 그러면 어디로 갈 것이냐. 돈이 갈 곳은 한정되어 있다.
지금 미국의 국채와 독일의 국채로 쏠림 현상이 되면서 가격이 급등하고 수익률이 떨어지고 있다. 독일의 국채수익률은 0%다. 시장의 유통수익률이 0이라는 것은 프라이스 메커니즘이 사실상 무너졌다는 이야기고 그만큼 쏠림 현상이 되어 있다는 이야기다.
그것은 좋은 현상일까. 미국이나 독일의 국채시장에 거품 현상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조금만 금이 가면 예전에 발생했던 것처럼 채권 덤핑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무엇이든 쏠림 현상은 바람직하지 않다. 최근 국제 유동성이 풍부한 상태에서 안전자산의 선택범위가 상당히 제한되다 보니 쏠림 현상이 일어나고 그 지역도 가격이 올라간 측면이 있다.
지금 뒤늦게 미국의 국채나 독일의 국채를 사는 것이 좋을 것이냐의 측면에서는 이미 유통수익률이 0%가 된 상태다. 뒤늦게 사다가는 나중에 가격의 폭락현상도 일어날 수 있다. 그래서 쏠림 현상은 전반적으로 불안한 것이다.
앵커 > 유로화 가치가 하락함에 따라 국제통화질서에도 문제가 생기고 있다. 어떤 부분에서 문제가 생기는가.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4년 전 미국의 금융위기 때문에 대다수의 사람들이 그런 이야기를 했다. 이제 미국경제가 가고 중국경제가 올라오고 달러가 붕괴되고 위안화나 유로화 체제로 갈 것이라는 이야기다.
그러나 그 당시부터 중심통화라는 것은 실례를 구축하는 문제가 있고 실제 결제통화나 외환보유고로서 가져가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아무리 라이프 사이클이 짧아지더라도 미 달러 중심체제가 벗어나기 위해서는 최소한 30년, 정상적으로는 50년이 걸린다. 최근 미 달러가치가 강세를 보임에 따라 미국에 브레튼 우즈 체제가 다시 강화되고 있다.
그런 각도에서 달러의 대체로 이야기됐던 국제통화질서가 급속히 힘을 잃은 상태다. 아무리 훌륭하다고 해도 월드뱅크의 로버트 졸릭이라는 사람이 작년에 금값 상승을 계기로 미 달러를 대체할 수 있는 금본위 체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했다.
그 당시에도 비판이 많았고 금본위 논의는 지금 사라진 상태다. 그리고 유로화가 성공을 거둠에 따라 아시아에도 유로를 도입하자, 중동에서도 도입하자는 등 지역별 단위통화 논의를 많이 했다. 지금 본보기에 해당되는 유로화의 가치가 급락함에 따라 동북아 금융협약으로 아시아판 유로를 도입하자는 논의들도 급속히 악화된다.
또 통화란 실물가치를 반영해야 한다. 그러나 통화와 실물가치 간 디커플링 현상,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으로 일본경제다. 세계에서 가장 안 좋다고 이야기한다. 통화는 어떤가. 유로화 가치의 폭락에 따라 반사적 측면에서 안전통화로서의 수요를 굳힌 엔화는 오늘 새벽에 끝난 뉴욕 외환시장에서는 엔달러환율이 다시 79엔대로 갔다.
전반적으로 엔화만 유독 미 달러에 대해 강세를 보이고 있다. 그럼 일본경제는 괜찮은가? 사실은 일본경제가 가장 안 좋다. 이런 것도 나중에 상당부분 세계경제의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앵커 >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문제, 스페인 은행권 부실 문제 등 여러 가지 문제점들을 안고 있는 유럽통합이다. 게다가 최근 유로화가치까지 하락하고 있다. 앞으로의 전망이 어떻게 될지 궁금하다.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스페인까지 우려가 확산된다면 유럽통합 앞날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를 검토해야 할 것이다. 그동안 자격이 없는 것은 기업이든 국가든 잘라내야 한다고 이야기해왔다. 그래서 너무 심하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냐는 말도 들었다.
모 증권방송에 출연한 교수도 유로존 문제에 대해 그리스를 탈퇴시키면 지금 세계경제의 복원력으로 볼 때 경제가 빨리 회복될 수 있다며 강하게 그리스를 탈락시켜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개인적인 판단으로 투자자의 재산보호를 위해 그리스 같은 국가들을 초반에 잘라내야 한다고 본다. 만약 그랬다면 지금 어떤 모습이 됐을까. 스페인 문제도 초반에 잘라냈으면 전염되지 않았을 것이다. 스페인은 유로랜드의 4위 국가이기 때문에 그동안 유럽통합의 여러 가지 정치협상이나 경제협상에서 굉장히 좋은 우호적 입장을 취했다.
독자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여건이 잘 되어 있다 해도 스페인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그리스 등 조직에서 잘라낼 것을 못 잘라냄으로써 조직 전체가 망하는 모습이 전개되는 상황이다. 그런 각도에서 유로화를 지금이라도 살릴 수 있는 길은 그리스를 탈락시키는 것이다. 앞으로는 유럽통합이 그런 쪽으로 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