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점검]"'긴축' 선택한 그리스 향후 글로벌 증시는?

입력 2012-06-18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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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포커스 1부 - 집중점검>

신지은 외신캐스터 > 우리나라 선거도 아닌 유럽의 작은 나라의 총선에 이렇게 관심이 갔던 때가 또 있는가 싶다. 선거 결과 누가 집권하느냐에 따라 유로존 탈퇴냐, 아니냐가 결정되고 전세계 경제를 흔들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주말부터 그리스에 대한 논란이 많았다.

그리스 총선이 있었던 17일 하루를 가디언지와 함께 짚어봤다. 먼저 그리스 총선 결과 지지율 1위를 기록한 신민주당이 투표결과 1위를 차지했다는 소식에 지지자들이 환호하고 있고 총수인 안토니오 사마리스 역시 기뻐하고 있는 모습이다. 사실 이 두 번째 선거는 6주 만에 다시 열린 총선이었다.

이슈는 간단했다. 시리자가 이긴다면 돈을 빌리면서 재정지출을 줄이겠다고 약속한 것을 지키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었고 돈을 제대로 못 빌리면 유로존 탈퇴가 예상되는 상황이었다. 반대로 신민주당이 이긴다면 약속을 제대로 지킬 수 있다는 측면에서 유로존을 탈퇴하지 않아도 된다는 안도감을 줄 수 있게 될 것이 예상됐었다.

지난 선거 결과부터 확인해보면 거의 비슷한 득표율이었다. 5월에 있었던 선거의 결과 신민당이 18%, 시리자가 16%대의 표를 얻으면서 전통적으로 신민주당과 사회당이 주도한 그리스 정치계에 파장이 일기도 했다. 이번에도 순위는 비슷했다. 신민당이 29%대로 거의 30%에 가까운 지지율을 얻었고 시리자가 27%대를 기록하면서 신민주당의 승리가 거의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아직 정확하게 집계되지는 않아 약간의 편차가 있을 수 있지만 그래도 신민당이 1위를 달리고 있다는 점은 확실해 보인다.

그리스 시민들의 분위기를 가디언지와 함께 살펴보자. 이날 오전 9시 투표가 시작됐을 때 신민당의 한 지지자는 오직 신민주당만이 그리스를 제대로 돌려놓을 수 있을 것 같다며 투표장으로 들어갔다. 한 노인은 투표를 위한 긴 줄에 합류한 자리에서 나는 도둑들에게 투표를 한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많은 그리스인들이 최근 안토니오 사마라스의 신민당을 도둑이라고 부른다. 그럼에도 이 도둑이라고 불리는 당에 투표하는 이유는 그만큼 그리스 상황의 심각성을 국민들도 느끼기 때문이다.

잠깐 축구 이야기를 해 보자. 그리스가 우리시간으로 어제 오전 러시아를 1대 0으로 이겼다. 8강에 오르면서 경제위기로 고통을 받는 국민들에게 기쁨을 선사했다. 전반전 내내 러시아에 주도권을 주고 끌려갔던 그리스가 후반 직전 골을 넣었다.

사실 그리스가 러시아를 이긴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독일과의 경기를 앞두고 있다는 점이다. 독일은 덴마크와의 경기에서 이기면서 그리스와의 한판 승부가 예상되어 있기 때문이다. 경제에서도 마찬가지다. 독일 타블로이드 일간지인 빌트지는 그리스에 어제 경고를 했다. 만약 몇 십억 유로를 너희가 원하지 않는다면 너희가 어떤 당을 뽑든 관계없다. 하지만 지난 몇 년간의 상황을 지켜봤을 때 너희의 ATM기에서 돈을 계속 인출할 수 있었던 이유는 우리가 거기에 계속 돈을 넣어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만약 긴축과 재정개혁에 반대하는 당이 집권한다면 우리는 돈을 넣기를 중단하겠다는 경고도 했다.

투표가 끝난 직후 오후 5시에는 출구조사에서 시리자가 앞섰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고 신민주당이 약간 앞섰지만 두 당의 지지율이 이때는 거의 비슷하게 나오면서 지켜보는 국제 투자자들의 마음을 불안하게 했다. 오후 9시 가디언지는 그리스 선거결과를 간단하게 요약했다. 아직 공식적으로 승리한 당이 결정되지 않았지만 신민당이 가장 높은 지지율을 받을 것이 예상된다는 것이 첫 번째였다. 신민당 당수가 연설을 통해 EU 차원에 협력할 것이고 우리와 연합정부를 구성할 같은 뜻을 가진 당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시리자의 당수는 축하전화를 걸어 당선 축하인사를 하기는 했지만 지금 상황을 경고하면서 결코 긴축을 반대하는 뜻을 늦추지는 않을 것이란 경고를 했다. 신민당의 새로운 연정구성의 대안으로 여겨지고 있는 독립당 이야기도 나와 있다. 이 독립당은 긴축을 반대하는 당을 지지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아직 완전히 상황을 낙관하기는 이른 상태다.

외신을 통해 본 그리스다. 가디언지가 병원을 촬영했는데 참 긴박했다. 환자는 넘쳐나는데 정부 지원도 부족하고 재정이 바닥나면서 환자를 구하기 위해 오히려 의사들이 사비를 털어 치료를 하는 모습이다.

그 밖에 그리스 상황은 어떤지 가디언지를 통해 살펴보자. 화면 속의 여자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일흔 살의 이 여자의 직업은 그리스 여성 노동조합 회장이다. 그리스의 격변기와 함께해온 그녀이지만 최근이 특히 가장 힘든 때라고 한다. 모든 그리스 여성들과 딸 세대들의 아픔 때문이다. 그리스 경제위기로 그리스 사람들의 실업률이 참 높은 상황이다. 그런데 남성의 실업률이 19%인데 반해 여성의 실업률은 26%로 8%p 가까이 더 높은 셈이다. 긴축정책은 특히 공공부문에서 더 가혹하게 일어나고 있다. 여성들이 많이 일하고 있는 공공부문, 그렇기 때문에 여성들에게 이번 경제위기는 더 가혹하게 느껴진다.

코스모폴리탄이라는 세계적인 잡지의 그리스지역 편집장의 사례를 보자. 새 프로젝트를 기획했는데 성공한 직업의 여성들과 그 직업을 원하는 젊은 취업준비생들을 연결시켜주는 프로젝트를 하고 있다. 최근 고용시장에서 여성들이 취약하다 보니 나는 일할 필요가 없다, 행복하기 위해 아이를 갖고 집에 머무르겠다며 자발적으로 포기해버리는 여성이 늘고 있다고 한다.

이제 그리스 선거가 끝나고 남은 것은 G20 정상회담이다. 그리스 문제는 사실 해결된 것이 아니라 당연히 한번은 해결됐어야 하는 문제가 지지부진 발걸음을 내딛지 못했던 것일 뿐이다. 그리스 선거가 끝나고 시작되는 G20 정상회담, 그리고 미국 연준의 회의에 또 다시 관심이 몰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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