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우려 확산.. 中 부양책이 탈출구"

입력 2012-06-19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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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 증시특급 2부-마켓리더 특급전략>

KDB대우증권 김학균 > 유럽 문제를 비유하자면 만성 질환인 것 같다. 단기간에 해결할 수 있는 묘책은 없는 것 같고 여러 가지 모순이 있지만 그 체제를 깰 용기도 당사자들에게는 없다. 문제가 터지면 봉합을 해 시간을 벌고 또 문제가 터지면 또 봉합하는 식으로 지난 3년을 보냈는데 앞으로도 그럴 것 같다.

지금 그리스 총선은 주식시장에 우호적인 쪽으로 마무리됐고 문제는 스페인이다. 지금 스페인 국채수익률이 7%를 넘어섰다. 중요한 것은 스페인의 은행권에서 돈이 빠져나가는 뱅크런이 발생하고 있다. 최근 스페인이 문제가 되면서 한국 언론사의 스페인 르포 기사를 보면 스페인 은행에 예금을 하면 아이패드를 한 대 주고 런던과 파리 여행권을 준다는 것이다.

그만큼 예금이 안 들어오기 때문에 비정상적인 인센티브를 주는 것이다. 스페인 은행에서 돈이 빠져나가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구제금융은 은행 금융 시스템 안정을 위해 받는 것이지만 예금자 입장에서는 우리 금융 시스템이 안 좋다는 것을 확인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모든 금융위기가 굉장히 유사한 경로를 밟는다. 구제금융이 있더라도 은행에서 돈이 빠져나가면 소용이 없다. 그래서 스페인은 지금 예금자 보호를 강화해줘야 한다.

모든 금융위기의 원인은 다르지만 빚을 내 누군가 은행에 돈을 빌렸다가 돈을 못 갚아서 은행이 위기를 겪는다는 점에서는 비슷하다. 한국의 IMF 구제금융 직후에 은행권에서 돈이 빠져나가면서 한국정부가 당시에 은행예금에 대한 원금을 전액 보장해줬다. 지금은 스페인도 예금자 보호 조치까지 발표되어야 위기가 진정될 수 있는 국면이다.

이번 주부터 다음 주까지 유로존의 정치일정이 굉장히 많다. 재무장관도 모이고 정상들도 모인다. 이번 단계에서 위기 봉합의 포인트는 포괄적인 예금자 보호의 강화에 있다.

은행 동맹이라는 것이 그런 움직임이다. 어느 나라나 예금자 보호는 그 나라 정부가 해줘야 한다. 그러나 문제는 지금 스페인 정부가 크레딧이 떨어져 국채발행을 하면 7% 넘는 금리를 줘야 한다. 그래서 역내에서 예금자 보호를 해주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이것이 최근 언급되는 뱅킹 유니온이다.

금융 시스템이 붕괴되면 더 큰 비용을 치러야 한다는 것은 유럽의 관료들도 인지하고 있다. 어찌 됐든 역내에서 예금자 보호의 강화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유럽 문제는 진정되는 국면으로 접어들 것이다.

현재 기대가 너무 크다. 궁극적으로 미국에 양적완화가 필요하다는 것에는 의견을 같이 한다. 그러나 문제는 그 양적완화라는 것은 연준 내에서 반대하는 사람도 많고 비정상적인 조치다. 돈을 찍어낼 권한을 가지고 있는 중앙은행이 돈을 찍어 그것을 가지고 무엇을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돈을 찍어 국채를 사면 관료들의 모럴 해저드가 발생할 수 있다. 그러므로 양적완화란 굉장히 안 좋을 때 비정상적으로 써야 할 조치이다.

과거 연준이 추가적인 양적완화를 내놓을 때를 생각해보자. 1차 양적완화는 2010년 3월에 끝났다. 그런데 당시에도 양적완화가 끝나갈 때쯤 추가적인 통화정책이 나오지 않겠느냐는 기대가 있었지만 2차 양적완화는 1차 양적완화 끝나고 5개월 후인 2010년 8월에 발표됐고 2차 양적완화는 작년 6월에 끝났다. 지금 쓰고 있는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는 작년 9월에 발표됐다.

이런 조치가 굉장히 비정상적인 조치이기 때문에 버냉키 의장 입장에서도 지금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를 6월 말까지 하고 있는데 그것이 끝나기도 전에 새로운 정책을 내놓을 당위성은 떨어진다. 이번 FOMC에서도 선문답과 같이 지켜보고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는 정도의 코멘트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새로운 통화완화 정책은 3분기 정도는 되어야 한다. 지난주 미국증시는 경제지표가 나쁘게 연준이 또 정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미리 반응했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연준의 FOMC 회의가 기대보다는 실망하는 이벤트가 될 수 있다.

중국 관료들의 고민이 깊을 것이다. 중국이 리먼 브라더스 파산 이후 4조 위안 경기부양책을 하면서 공장도 짓고 주택도 지었다. 그러면서 경기부양에 성공을 했다. 그러나 막상 지어놓고 보니 그런 것이 과잉투자가 됐다. 그러므로 추가적인 정책의 여력은 굉장히 제한적이다. 그래서 지난 1, 2년 동안 나왔던 정책을 보면 투자보다는 소비부양을 통해 경기를 진작시키겠다는 의도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

큰 틀에서 보면 그런 정책의 방향은 맞다. 역사적으로 보면 소비를 통해 경기부양을 했던 사례는 단 한 번도 없다. 소비란 굉장히 완만하게 늘어나거나 줄어드는 것이기 때문에 경기부양 효과는 굉장히 약하다.

한국의 경우 소비를 통해 경기부양을 했던 사례는 2000년대 초의 카드버블이다. 빚을 내게 만들어 소비를 하면 경기부양이 되는데 지금 중국은 대출을 꽉 쥐고 있는 상황에서 소비를 통해 부양하기 힘들 것이다.

지금 중국 관료들은 장기적인 경제 안정성을 위해 안정적으로 가느냐, 아니면 다소 무리를 하더라도 부양을 해야 하느냐의 고민을 하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 중국이 장기적인 모순이 있더라도 투자 등을 재개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단기적으로는 기대이고 장기적으로는 걱정이다.

한국의 90년대 초를 떠올려 보자. 1988년에 올림픽을 하고 국민소득이 3000~4000달러가 됐다. 이 때는 집마다 자동차를 한 대씩 다 가지고 있었고 소비 중심으로 경제가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그런데 90년대 초 경기후퇴, 경기하강을 경험했다. 당시 김영삼 정권이 집권하면서 한국이 소비를 통해 안 되니 다시 투자를 늘렸다. 재벌에게 규제 완화를 해 자동차 사업에 진출하게 해 줬다. 그런 것이 장기적으로는 모순이 됐지만 주식시장은 1, 2년 동안 강한 상승 랠리를 경험했다.

중국은 지금 소비 위주의 성장이 장기적으로는 올바른 정책이지만 효과가 약하다는 피드백을 받고 있다. 그렇다면 중국도 7.5% 성장해 일자리를 만들어야 하는 경제라면 투자에도 점점 규제완화 등으로 갈 가능성이 있다. 이것이 과거 한국의 사례를 보면 장기적으로 모순이 될 수 있겠지만 한국의 중국 관련주에게는 1년, 1년 6개월, 2년 정도의 짧은 사이클로는 기회가 될 수 있다. 그래서 연말로 갈수록 중국의 스탠스가 바뀔 것이고 그동안 굉장히 어려웠던 한국의 철강과 화학 같은 소재 관련주도 조금은 숨통이 트일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있다.

경기에 대해 조금 비관적인 전망을 가지고 있었다. 상반기를 회고해보면 1, 2월 주가가 올라가는 것에 대해 제대로 조언하지 못했다. LTRO 효과를 간과했기 때문이다. 전체적으로 경기에 대한 회복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중앙은행이 돈을 풀어 자산시장이 긍정적으로 반응해도 연초에 경험한 것처럼 1개월 오르다가 마는 짧은 머니 게임으로 끝난다.

결국 경기회복의 키는 중국이 가지고 있다. 그 전까지는 미국의 3차 양적완화나 ECB가 돈을 푸는 등의 방법으로 위기를 봉합해야 할 것이다. 중국이 좋아지면 시장은 안정적인 사이클로 갈 수 있다.

내년이 올해보다는 나을 것으로 전망한다. 그것은 결국 중국 경기의 턴어라운드에 대한 기대감이다. 한두 분기 정도는 시장이 중국경기가 좋아지는 것을 기다려야 한다. 안정적으로 오르기 보다는 굉장히 불규칙한 변동성 장세가 단기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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