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미 고용지표, 증시영향 제한적..기대치 낮아져"

입력 2012-07-05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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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투자 오후증시 1부 - 박문환의 시장돋보기

동양증권 박문환 > EU 정상회담이 막 끝났을 때 유럽의 언론들은 일제히 몬티가 메르켈에게 승리를 얻었다고 보도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EU 회담을 재해석하려는 분위기다. 메르켈이 오히려 이번 EU 정상회담을 통해 실리와 명분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는 분위기로 바뀌고 있다. 독일이 부담해야 되는 액수는 전혀 늘리지 않았지만 스페인에게 크게 인심 쓴 셈이 되었기 때문이다.

오늘 새벽 몬티와 메르켈이 만났다. 몬티는 금융인 출신의 총리다. 메르켈의 신뢰가 두텁다는 것이 일반적인 소문이었다. 이를 입증이라도 하듯 오늘 서로 주고 받은 내용은 칭찬 일색이었다. 먼저 몬티가 이탈리아 GDP 대비 재정적자 수준을 올해 2% 수준으로 맞추고 내년에는 흑자로 돌리겠다고 했다.

사실 얼마 전에는 1.3%를 이야기했었기 때문에 이것은 악재에 속한다. 조금 적자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메르켈은 바로 그의 계획은 탁월하다고 칭찬하며 맞장구를 쳤다. 몬티 역시 아무런 통제가 없는 유로본드에 반대한다며 그동안 메르켈이 주장했던 재정연합에 힘을 실어주는 모습이었다.

반면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메르켈과는 잘 융화되는 모습이 아니다. 오늘 새벽 그가 공약으로 내세운 75%에 달하는 부자 증세가 가시화됐다. 그러니까 1억 원을 벌면 7500만 원이 세금이다. 유로존에서는 원칙적으로 원하는 곳에서 일할 수 있고 거주할 수 있으며 무비자로 여행도 가능하다. 그렇다면 과연 프랑스 부자들이 75%의 세금을 내면서 프랑스에 있을까. 물론 건강한 경제라면 나눔이 무척 중요하다. 하지만 그 나눔이란 자발적이어야 한다.

어린 시절 아버지의 친구분께 당시로서는 상당히 거금인 100원을 받은 적이 있다. 당연히 동생들과 나누려고 했었다. 그러나 어머니가 동생과 나누라고 하는 바람에 마치 내 돈을 뺏기는 듯한 느낌을 받은 적이 있다.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이 잘못된 것일까. 당시 그 100원을 얻기 위해 갖은 애교를 떨었던 나와 달리 동생들은 그런 것이 없었다. 그러므로 나는 50원을 갖고 두 동생이 나머지 50원을 나눠 갖는 것이 정상 아니었을까. 단지 같은 인간으로 태어났다는 것만으로 늘 30분 일찍 약속장소에 나오는 사람과 언제나 30분 늦게 나와 대충 미적대는 사람이 동등한 대우를 받아야 된다는 것은 오히려 지독한 불평등이 아닐까.

얼마 전 데이비드 캐머론 영국 총리가 이렇게 이야기했다. 도버해협을 건너는 프랑스인들을 위해 붉은 색 주단을 깔아주겠다고 말이다. 이것은 상당히 프랑스 대통령을 얕보는 듯한 발언이었다. 프랑스는 결국 영국의 조언을 무시하고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이라는 이론에 충실할 생각인가 보다.

이전의 대통령 사르코지와 독일이 정책적으로 잘 맞는다고 해서 소위 메르코지라는 말이 한때 유행한 적이 있었다. 이제 메르켈과 몬티의 합성어인 메르티가 새로운 유행어가 되지 않을까.

주말에 발표될 미국의 고용동향은 참 중요하다. 결론부터 언급하자면 고용동향은 정말 쇼크 수준만 아니라면 시장에 나쁜 영향은 주지는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시장은 결국 기대치와 결과치의 괴리에 따라 움직이게 되어 있다. 즉 아무리 좋게 발표되어도 기대치에 미달된다면 좋은 결과를 얻기 힘들다. 하지만 이번에는 기대치가 무척 낮아져 있다.

최근 두 달 동안 발표된 고용동향이 시장 컨센서스를 크게 하향하는 바람에 이번에는 컨센서스 자체가 크게 낮아져 있다. 물론 정상적인 시장이라면 23만 명 이상 발표되어야 고용시장이 호전된다고 볼 수 있는 상황이지만 약 10만 명 미만으로 설정되어 있는 상황이다. 물론 좋은 기대는 아니지만 실제로 나쁘게 발표한다고 해도 알고 있는 재료이니 놀라지 않을 것이고 혹시 조금이라도 긍정적으로 발표된다면 시장에는 우호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고용동향 중에서 가장 선행지표로 볼 수 있는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최근 38만 명 대를 오가는 모습이었고 최근 발표된 ISM 제조업지수의 고용지표는 지난달과 거의 다르지 않았기 때문에 아마도 쇼크 수준으로 위축될 가능성은 무척 희박하다.

결론은 시장의 기대치가 충분히 낮아져 있기 때문에 주말에 발표될 미국의 고용지표는 시장에 중립 이상의 영향을 줄 것이다. 삼성전자의 실적은 좋지만 IT, 자동차에 대해 기관과 외국인들이 계속 매도하는 흐름이다. 시장을 이기려고 생각하면 안 되고 가급적이면 순응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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