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삼성 '대사면' 헤프닝

입력 2012-07-11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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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이 직원들의 기를 살리자는 차원에서 임직원의 경미한 징계 기록을 삭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삼성은 예전에도 종종 이런 경미한 임직원의 징계 기록 삭제를 해왔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번 징계기록 삭제는 이건희 회장의 취임 25주년이라는 시기적 상징성이 더해지며 일부 언론에 `대사면`이라는 단어가 등장해 논란이 됐습니다.

국어사전을 찾아보면 `사면(赦免)`이란 국가가 죄를 용서해 형벌을 면제하는 행위라 적혀있습니다.

그러니 삼성을 일종의 국가로 본 것이죠.

삼성전자의 직원 수만 10만명, 전체 그룹으로 보면 30만명 정도에다 반도체며 휴대폰 분야에 세계 1위 기업이니 영향력으로 보면 작은 국가 못지 않은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대사면이란 단어가 삼성 입장에서도 달가울리 없습니다.

이인용 부사장도 오전 기자실에서 기자들에게 `대사면`이란 단어가 적절치 않다고 다소 강한 어조로 말했습니다.

안그래도 기자들끼리 모여 대사면 단어에 대한 얘기를 나누던 중이었습니다.

대사면이 맞다면 이 조치를 내리신 이건희 회장은 삼성공화국의 대통령이고 삼성공화국은 3대 세습체제를 유지하고 있다는 식의 농담 아닌 농담을 하던 중 이었습니다.

엘로우저널리즘을 가미해 더 강한 표현으로 `대사면 맛본 회장님, 대사면으로 직원들과 소통하기기`란 표현까지 나왔죠.

일개 회사의 임직원 징계 기록 삭제를 일부 언론이 대사면으로 표현한 헤프닝 아닌 헤프닝이지만 삼성이 국가에 준하는 대우를 받고 총수의 일거수 일투족이 언론의 취재대상이 되는 삼성의 영향력을 실감할 수 있는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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